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인스타그램에서 검색되는 하늘샷 사진들
 인스타그램에서 검색되는 하늘샷 사진들
ⓒ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한동안 SNS에서 '강아지 코' 사진이 인기를 끌던 적이 있었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붙여 OK 사인 모양을 만들면 그 안에 강아지가 코를 쏙 집어넣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그 귀여운 동작이 인기를 끌어 한동안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견에게 '코!' 동작을 가르쳐 사진을 찍고는 했다. 그때는 귀여웠다. 남은 건 사진이지만, 그 사진을 찍기까지 훈련을 하면서 서로 교감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반면,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강아지 하늘샷'의 경우에는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하늘샷은 강아지를 하늘로 던져 아래쪽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다.

하늘샷이 위험한 이유는 새삼 설명할 것도 없다. 하늘로 던졌다가 자칫 잘못 떨어지면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던질 수 있는 몸집 작은 강아지들 중에는 선천적으로 슬개골이 약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에서 소파나 침대를 오르내리는 것에도 주의가 필요해 계단을 놓아주기도 한다.

또한 땅을 딛고 사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중력을 거스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람이 품에 안고 일어서기만 해도 네 발이 땅에 닿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강아지들도 많다. 즉, 강아지를 하늘로 던지는 행동은 대부분의 경우 강아지에게는 전혀 즐겁지 않은, 오히려 두려움과 공포를 동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한 장의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강아지를 여러 번 하늘로 던져야 한다. 실제로 최근엔 그 와중에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단지 '견생샷' 한 장을 찍기 위해서 감수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큰 셈이다. 

SNS가 발달하면서 개인 계정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고 절벽이나 바다 등에서 위험한 자세를 취하다가 사고가 나는 사람들의 소식도 종종 들린다. 멋진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은 좋은 추억이 되지만, 사진을 위해 위험까지 감수하는 건 너무 어리석은 판단이 아닐까. 

반려인이 생각해야 할 강아지의 시선 
  
문제의 '하늘샷'을 찍은 보호자의 대부분은 반려견을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강아지를 예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어 시도한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SNS에 하늘샷을 올린 작성자들 일부는 동물학대라는 댓글에 대해 '내가 우리 강아지를 얼마나 예뻐하는데'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반려인들이 강아지를 대하는 시선이다. 식물을 키울 때 적당한 물과 햇빛을 조절하지 못해 죽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식물이 필요로 하는 관심과 사랑의 양을 잘 가늠하지 못한 결과다.

사람끼리도 상대가 원하는 사랑과 내가 주고자 하는 사랑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사랑하는 방식이 상대방에게도 늘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좋은 의도, 좋은 의미가 있었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오히려 괴롭게 느낄지도 모른다. 

반려동물과 살아가는 것은 강아지에게 사람들과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강아지의 본능과 성향을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강아지에게 거실 바닥이 아니라 배변패드에 볼일을 보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야외 활동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강아지에게 '내가 바빠서 한 달 동안은 산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동물을 키울 때는 그 동물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SNS에 자랑하려고 하늘샷을 찍기 전에, 반려견이 느낄 두려움을 헤아려줘야 한다. 만약 그들을 생명이 아닌 인형으로 여긴다면, 귀엽고 사랑스러울 때 함께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늙고 아플 때까지 곁에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 

강아지 하늘샷이 인기를 끌자 한편에서는 많은 반려인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제 '#하늘샷'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대부분 강아지 인형을 하늘로 던져 찍은 사진이나 강아지를 하늘 배경에 합성한 사진 등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혹은 카메라를 바닥 쪽으로 붙여 강아지를 올려다보며 찍는 하늘샷 대체 팁도 등장했다.  

반려견의 예쁜 사진은 위험하지 않은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 어느 지점까지는 우리의 행복한 추억 쌓기지만, 어느 지점부터는 그저 사람의 욕심일 뿐이다. 

최근 하늘샷 외에도 동물학대에 관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차 뒤에 백구 두 마리를 매달고 달린 사건이 있었고, 수간에 대한 책이 출간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동물학대를 처벌하는 데 앞서 동물학대를 예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가 약자를 대하는 방식은 결국 인간들의 세계에도 적용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그들 나름의 생태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종(種)'이다. 적어도 우리가 같은 생명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동물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들의 방식을 이해하고 맞춰 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애초에 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낫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네트워크부 에디터.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