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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일 오후 천안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시영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일 오후 천안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시영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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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부터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검찰에 유시영 전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조합원 80여 명은 1일 오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전 회장에 대해 신속한 수사 및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사측이 8년에 이르는 분규 기간 동안 노조파괴전문 컨설팅 업체인 창조컨설팅을 비롯, 김앤장·태평양·지평 등 대형로펌을 통해 노동자들을 상대로 수백 건의 소송을 벌였는데 이 비용이 회사 돈으로 지불됐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측은 특히 사측이 창조컨설팅에 2011년 5월부터 12개월 동안 매월 5500만원씩 총 6억 6천 만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급했고, 이는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그들(유성기업 사측 - 글쓴이)이 노조파괴의 일환으로 자행한 재판이 수 백건이다. 1심에서는 지역의 부장검사출신을 선임해서 재판을 유리하도록 진행했고, 고등법원으로 사건이 이송되면 또다시 그 지역의 영향력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였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거대 로펌들이 대거 선임되었고 심지어 최유정 변호사까지 선임했다.

이렇게 자행된 법률을 통한 천문학적인 노조파괴 비용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법인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법인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따라서 법인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인 소송사건에서 변호사비용을 법인의 비용으로 지출할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고, 또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형사재판을 받게 된 회사 임직원의 변호사선임비용을 회사자금으로 지급한 경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

유성기업 노조를 돕고 있는 김상은 변호사는 "법인 유지를 위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법인이 법률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사측의 소송은 회사 존립과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시영 전 회장이 회사 자금으로 개인의 민·형사소송 비용을 부담했다는 정황을 노조 간부들이 간접확인했다"라며 "죄질이 나쁘고 범죄가 위중하다. 검찰은 이 점을 고려해 유 전 회장 등 관련자들을 신속히 소환하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일 오후 천안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시영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일 오후 천안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시영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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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대전세종충남 권오대 수석부본부장도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권 수석본부장의 말이다. 
"8년 동안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해고했던 변호사들의 비용을 노동자들이 일군 소중한 돈으로 해결했다. 이건 유 전 회장이 얼마나 법을 우습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정황이다. 그런데 검찰·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법을 경시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법원과 검찰이 우리 편이 되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적어도 법치국가이고, 이에 정의를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부디 법원·검찰이 노조파괴가 자행되지 않도록 (사측을) 엄중 처벌해달라. 민주노총은 지켜보겠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일 오후 천안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시영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1일 오후 천안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시영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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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천안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검찰이 얼마나 수사에 의지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그간 관할인 천안지검이 유성기업 사측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검찰이 노조가 제기한 사측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해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실이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60분>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성기업 지회 신아무개 교육법규부장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검찰은 수사에 미온적이다. 계속해서 검찰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태그:#유성기업, #유시영, #노조파괴, #창조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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