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0월 29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쓰러진 민원인 위로 공무원들이 넘어가고 있다.
ⓒ 윤미연

관련영상보기


[기사수정: 3일 오전 11시 47분]

서울의 한 구청에서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다 쓰러진 주민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구청과 주민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쯤 '정릉동공영차고지건립중단주민모임연대행동'(아래 정공차) 대표 6~7명이 성북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구청을 찾았다. 정공차는 수년째 정릉동 공영차고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청원경찰과 공무원들은 구청장이 회의 중이라며 구청장실로 통하는 길을 방화문으로 막았다. 오후 6시 20분쯤 밖에서 회의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던 이문희(67)씨가 구청장실로 통하는 방화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씨를 막으려는 청원 경찰들과 주민들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이씨가 바닥에 쓰러지다 벽에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었다.
 
지난 29일 오후 성북구청 항의 방문 도중 청원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져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이문희씨 위로 공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윤미연 제공 동영상 갈무리)
 지난 29일 오후 성북구청 항의 방문 도중 청원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져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이문희씨 위로 공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윤미연 제공 동영상 갈무리)
ⓒ 윤미연 제공

관련사진보기


구청측은 이씨가 쓰러진 지 10여 분이 지난 6시 32분께 119에 신고했고, 그로부터 5분 뒤인 6시 37분께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정공차 회장인 윤미연씨가 촬영해 <오마이뉴스>에 제공한 영상에는 그 사이 구청장과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공무원 20여 명이 방화문 바로 아래 쓰려져 있는 이씨 몸 위로 차례차례 건넌다.

뒤늦게 어깨에 가방을 메고 나오던 이승로 구청장은 한동안 이씨 앞에 멈춰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뒤 한 공무원이 이씨의 몸을 한쪽으로 밀치자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현재 성북구 한 개인병원에 사흘째 입원해 있는 피해자 이문희씨는 1일 취재진에게 "엊그제(30일) 저녁에 (공무원들이 내 위로 넘어가는) 동영상을 뒤늦게 봤다"라며 "어떻게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사람 위를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성북구청 김도영 총무팀장은 "이씨가 쓰러진 뒤 한 직원이 '괜찮느냐'고 물었더니 이씨가 '괜찮다'고 답해 괜찮은 줄 알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공무원 20여 명이 이씨 몸을 넘고 지나간 데 대해 성북구청은 밖으로 나가는 통로가 그곳뿐이었고 문이 좁아 옆으로 비켜 조심스럽게 지나갔다고 해명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이씨의 입원 사실을 알린 정공차 회원에게 "쾌차를 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지난 31일 아침 이씨가 입원한 병실을 방문했다. 이 구청장은 또 공무원 20여 명이 쓰러진 이씨를 타고 넘나든 상황에 대해 "사고 현장에는 나중에 와서 다른 직원들이 넘어간 상황은 직접 보지 못했다"면서도 "직원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씨를 넘어간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태그:#성북구청, #이승로구청장, #정릉공영차고지
댓글1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