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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가 무엇일까.

평균적인 학생의 성적과 비교돼 등수와 등급이 매겨지는 것. 평균적인 학생이라는 틀에 나를 맞춰야 한다는 것. 보통 학생들이 대학을 간다는 이유로 대학을 강요받는 것. 대학에 들어갈 땐 등급과 성적이 지원자 평균치와 비교 당하게 된다는 것. 평균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따라가야 하는 것.

이것들의 공통점은 바로 개개인성을 무시한 '평균주의'이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평균'에 영향을 받아왔다. 평균 키, 평균 체중, 평균적으로 걷기 시작하는 시기, 평균 얼굴빛, 평균 결혼 연령, 평균 사망 연령 등 대부분 모든 것에는 평균이라는 기준이 붙는다. 우리는 일평생 평균에 얼마나 근접한지, 평균을 얼마나 뛰어넘을 수 있는지 평가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책 평균의 종말 표지이다.
▲ 책 <<평균의 종말>> 표지 책 평균의 종말 표지이다.
ⓒ 지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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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이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이며 부정확한 것인지 알 수 있는 여러 사례가 있다. 그 중 미국 여성의 평균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각상, '노르마'를 탄생시킨 디킨슨은 노르마가 여성의 전형적 체격, 즉 여성의 정상 체격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지침이 돼 준다고 여겼다.

이후 '노르마' 닮은꼴 찾기 대회가 열렸고 대회가 열리기 전 심사 위원들은 참가자들의 신체 치수가 평균치에 근접해서 아슬아슬하게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3864명의 참가자 중 평균치에 가까운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즉 평균적인 사람은 없으며, 평균적인 신체와 마찬가지로 평균적 지능, 성격, 재능, 두뇌 따위도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일상화 된 개념들은 모두 과학적 상상이 빚어낸 허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에는 여전히 많은 영역에서 '평균'이 자리하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학생들은 좌절한다.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이 똑같은 지식을 갖도록 짜놓은 탄력성 없는 교육 시스템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모두 초중고 12년을 교육받는다. 우리는 모두 같은 교육 시스템 속에서 무조건 암기해야 하고, 실수는 좀처럼 용납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과정을 '정상적인' 경로를 따르는 것이라고 하고, 이에 따라 미리 짜여있는 '정상적인' 성공의 경로를 가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에 나가서도 나의 삶을 평균 기준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기업, 정부, 학교에서는 창의적 인재를 원하고 개개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현실 시스템은 전혀 그렇지 않다. 과연 에디슨이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았다면 어땠을까.

우리 삶은 평균이라는 기준을 따르는 것의 연속이고 평균과 나를 비교해 평균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압박을 무시로 느낀다. 이것의 시작은 유연성 없는 획일화 된 교육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교육은 개개인성을 무시한 채, 학생들 모두의 잠재력과 재능을 제대로 끌어내주지 못하고 있다.

'노르마' 닮은꼴 대회의 결과를 보지 않았는가. 사람에게서, 교육에서 평균이라는 것은 없다. 따라서 등급이라는 기준으로, 평균 문제 풀이 시간으로 학생들의 재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우리 모두 외향성과 내향성이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성격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이것이 바로 개개인성이다. 학생들은 개개인성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개개인성을 인정받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그 모습으로 살고 싶어 한다.

부디 엉터리 같은 '평균'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교육환경과 사회인식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이다.

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 21세기북스(2018)


태그:#평균의 종말, #평균주의, #교육, #평균, #토드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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