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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통역 일을 하고 있는 하덕영 씨는 쉬는 날에도 요리, 난타, 그림동아리 활동 등을 하며 바쁘게 생활한다.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그녀는 지난 8월 방송통신대학교 중국학과에도 진학했다.
▲ "시험 합격하니 가족들이 좋아했어요" 은행에서 통역 일을 하고 있는 하덕영 씨는 쉬는 날에도 요리, 난타, 그림동아리 활동 등을 하며 바쁘게 생활한다.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그녀는 지난 8월 방송통신대학교 중국학과에도 진학했다.
ⓒ 김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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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35세, 한국에 온 지 어느새 6년여가 흘렀다. 중국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르다 2012년 8월 한국에 왔다.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우며 취업은 꿈도 꾸지 못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취업은 꿈도 꾸지 못했어요. 지금은 은행에서 통역 일을 일하고 있는데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 정규직 전환이 안 되고 있죠. 하지만 도움을 주려는 지점장님이 있어 희망을 품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결혼이주여성으로 중국 국적을 그대로 갖고 있지만, 한국인에 뒤지지 않을 만큼 유창한 한국어를 뽐내는 하덕영씨의 이야기다.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녀는 얼마 전 한국인도 따기 어렵다는 미용사(피부) 국가기술자격증을 따며 주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의 꿈, 한국에서 이뤘어요"
 
피부미용은 중국에서 살던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피부샵을 운영하기 위해 배우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포기해야 했다. 이루기 힘든 꿈이라 생각했었다.

"은행에 다니지만, '좀 더 나이가 들면 무얼 하며 살까?' 고민하다 자격증에 도전하게 됐어요. 마침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은행이 쉬는 금요일마다 '결혼이주여성 피부미용 자격취득과정'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자격증을 따지 못해도 내 피부는 관리할 수 있겠지'란 생각도 한몫 작용했다. 지난 4월 시작해 11월 실기에 합격했다. 11월 3일 치러진 한국뷰티교류협회 주최 '제1회 국제 뷰티스트컴퍼스타 미용경진대회'서 일반부/스웨디시 부문 금상도 받았다.

"필기 합격 후 실기는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려고 했어요. 피부지만 다른 분야까지 시험에 나오는 걸 보니 자신이 없어졌죠. 하지만 피부샵에 대한 꿈이 있어서 놓지 못했어요."

주위에선 한 번에 시험에 붙은 그녀를 보고 '운이 좋았다'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필기시험 접수 다음 날부터 매일 밤 11시까지 문제집을 놓지 않았다. 문제를 풀고 또 풀었다. 시험을 앞두고 은행에서도 틈이 날 때마다 연습했다.

"실기시험에선 너무 긴장해 손이 계속 떨려 실수를 했어요. '떨어졌구나' 했는데 심사위원들이 잘 봐주셔서 붙은 것 같아요. 혼자 시험을 봐야 해 긴장도 많이 했는데 남편이 쉬는 날이라 서울 시험장까지 같이 가준 것이 큰 힘이 됐어요."
 
"멈추지 않는 도전, 힘들지만 좋아요"
 
은행이 쉬는 날에도 항상 바쁘게 지내는 그녀를 보고 주위에서는 '왜 그리 바쁘게 사느냐?'고 묻는다.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난타, 요리 강좌를 듣고 어린이도서관 그림동아리 활동도 하며, 지난 8월 방송통신대학교 중국학과에 진학해 공부도 하고 있다.

"쉬는 날 없이 지내다 보니 힘들 때도 있지만, 아직은 자신에게 충실해지고 싶어요. 아직은 젊으니까 여러 가지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요."

중국학과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다고 했다. 피부미용도 경력을 쌓아 기회가 된다면 피부샵을 운영해보고 싶다. 1년 정도 다닌 은행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돼 일하고 싶다.

하씨는 "한국에서는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아이 어릴 때는 하고 싶어도 못했는데 지금은 다양하게 배우고 도전할 수 있어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고 싶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덧붙이는 글 |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태그:#결혼이주여성, #안산시다문화, #방통대 중국학과, #피부미용, #국가기술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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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다문화뉴스 등에 기사를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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