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에 성공한 러시아 뮤지컬 영화 <아이스>가 한국의 극장가 흥행몰이에 나섰다. <보헤미안 랩소디> 이후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열풍인 최근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아이스>는 피겨스케이팅이 로맨스와 뮤지컬을 만나 만들어진 영화다. 이러한 소재는 한국에선 흔하지 않다.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가 2018년 음악영화 흥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면 <스윙키즈>가 탭댄스를 가미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아이스>가 이 여세를 이어갈 듯하다.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정교진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삶을 고스란히 그려낸 영화

영화의 줄거리는 여자 주인공인 피겨요정 '나디아(아글라야 타라소바)'가 꿈의 무대 아이스컵 대회를 앞두고 다리 부상을 당해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디아가는 아이스컵 대회 전까지 다시 빙판 위를 일어서는 것을 목표로 재활치료를 시작해보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던 나디아는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채 고향으로 돌아간다. 고향에서 방황하던 나디아는 우연히 아이스하키 선수인 남자 주인공 '사샤(알렉산더 페트로브)'를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 사샤는 나디아의 재활치료를 돕기 시작하고 얼마 후 기적적으로 나디아의 다리가 회복된다. 그리고 다시 나디아가 아이스컵 대회에 도전하는 게 <아이스>의 줄거리다.

영화 속에는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키워내기 위해 노력하는 코치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그 사이에서 많은 갈등과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희망의 메시지가 존재한다.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정교진

  
한국에서 피겨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찾아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국내에서 제작한 영화는 거의 없을 뿐더러 해외작의 경우 도널드 라이 감독의 2010년 작품 <사랑이 머무는 곳에>와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의 2018년 작품 <아이, 토냐> 정도가 알려져 있다.

영화 속 여자 주인공 '나디아'의 유년 시절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피겨 스타 김연아가 떠오른다. 최고가 되기 위해 수많은 경쟁과 훈련을 반복하면서 정상의 자리에 서게 된 '나디아'의 모습 김연아 선수가 정상을 밟은 과정과 매우 닮았다. 

독특한 연출과 영상미가 관람 포인트

영화 속 주인공이 빙판 위에 발을 딛자, 그의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주인공 나디아의 시점에서 표현된 장면이다. 한숨, 한숨 내쉬며 한 발자국씩 나아갈땐 관객의 호흡도 어느새 나디아의 호흡과 겹치면서 빠져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아이스>는 보는 내내 마치 관객 자신이 빙판 위에서 함께 피겨스케이팅 공연을 하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영화다.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정교진

 
<아이스>는 1인칭과 3인칭 시점의 조화를 잘 활용한 영화다. 1인칭 시점에서 관객이 빙판 위 주인공이 되는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가 하면, 적당한 타이밍에 화면이 3인칭 시점으로 전환된다. 1인칭 시점이 오래 지속되면 일부 관객들에게 눈의 피로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이러한 영상 구성에 능숙한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음악 영화답게 영화 속에 다양한 음악과 피겨스케이팅 공연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실제로 <아이스>의 감독 '올레그 트로핌'은 과거 뮤직비디오 감독이기도 했다. 그는 '베를린뮤직비디오어워드'에서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아마 영화 속 아름다운 영상미와 독특한 방법의 연출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의 주특기를 살린 듯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CF감독으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영화 <아이스>라는 유니크한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정교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남자 주인공 '사샤'이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언제나 농담도 덩달아 등장하는데, 러시아식 농담인 듯하다. 할리우드 영화나 한국영화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특이한 사샤의 입담은 언뜻 보면 굉장히 유치하지만 묘하게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영화 <아이스>는 오는 2019년 1월 개봉 예정이다.

한줄평 : 기억에 남을 피겨스케이팅 공연과 멜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영화
별점 : ★★★☆ (3.5/5)

 
영화 <아이스(ICE)> 관련 정보
감독 : 올레그 트로핌
출연 : 이글라야 타라소바, 알렉산더 페트로브, 밀로스 비코비치
장르 : 피겨 로맨스
러닝타임 : 90분
관란등급 : 전체관람가
개봉 : 2019년 1월 예정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영화 <아이스> 포스터 영화 <아이스> 포스터 ⓒ 정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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