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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아침 일본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는 야가와 강이 흐르고 마을 가운데 야가와신사가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새해 첫날 이곳 야가와신사에 와서 참배를 하고, 화살을 삽니다.
 
          마을 사람들이 새해 첫날 신사에서 복을 비는 모습과 화살 꾸미개 부적을 사는 모습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새해 첫날 신사에서 복을 비는 모습과 화살 꾸미개 부적을 사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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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도 화살을 사면서 새해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는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잘 맞고 꼭 이뤄지길 기원하는 마음에서입니다.

특별히 모리시리 마을을 감싸고 도는 강이름이 야가와(矢川) 이른바 화살 강입니다. 이 강 건너 편 야가와신사가 자리 잡은 곳은 화살 끝, 화살 촉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모리시리 마을 사람들이 굳이 야가와신사에 와서 화살 꾸미개를 사는 까닭은 풍수지리상 화살과 화살 촉에 해당하는 부분에 자리 잡은 야가와신사에서 사는 화살촉 꾸미개 부적이 영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민관에 모여서 금줄을 만들고, 산신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손이 부족해서 여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민관에 모여서 금줄을 만들고, 산신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손이 부족해서 여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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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시리 마을 사람들은 아침 일찍 야가와신사에 가서 한해 복을 빌고, 마을 공민관에 모여서 산신제를 준비합니다. 산신제는 오래 전 산에서 먹을 것과 살 것을 장만하던 생활 습관에서 나왔습니다. 산신에게 새해의 풍년, 마을과 집안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먼저 마을 사람들은 볏짚으로 금줄을 꼬고, 찰떡을 짓고, 산신에게 올릴 제물을 준비합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풍요를 안겨준다는 산신이 여신이기 때문에 제물 준비와 산신제는 모두 남자들 일입니다. 여자가 산신제나 신신제 준비 때 나타나면 산신의 질투를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산신제 제물 준비가 끝나면 마을 남자들은 제물을 들고 산신제를 지내는 산으로 갑니다.
  산신제 제물 준비가 끝나면 마을 남자들은 제물을 들고 산신제를 지내는 산으로 갑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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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제 준비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제물을 준비해 산신제를 지내는 산으로 갑니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에또에또´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면 뒤에 따르는 사람들은 ´니타니타´하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집에 있던 마을 남자들은 산신제를 지내는 곳으로 같이 따라가고, 여자들은 산신제 준비를 위해서 수고가 많다고 인사를 건내기도합니다.

모리시리 마을 산신제는 마을 뒤산 입구에서 지냅니다. 금줄을 펴서 나무에 묶어놓고 금줄 아래 산 바다가재, 가가미모치 찰떡, 과일, 술들을 비롯한 제물을 펼쳐놓습니다. 그리고 마을 산신제 대표가 축문을 읽으면서 산신에게 풍요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산 입구에 금줄을 처놓고 축문을 읽으면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산 입구에 금줄을 처놓고 축문을 읽으면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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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은 산신제를 마치고, 산신제 제물을 참가자들이 나누어 먹습니다. 특히 찰떡은 잘라서 마을 사람들이 불에 구워서 먹습니다. 찰진 찰떡을 불에 구워먹으면 재난이나 불행이 없어지고, 행복과 풍요가 찰지게 다가온다고 합니다.

새해를 맞이해 일본 시가현 모리시리 마을 사람들은 신사에 가서 복을 빌고, 화살 꾸미개를 사다가 집에 걸어놓습니다. 그리고 산신제를 준비해서 지내고, 찰떡을 나눠 먹으면서 풍요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마치고, 음복을 하고, 찰떡을 불에 먹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산신제를 마치고, 음복을 하고, 찰떡을 불에 먹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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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시리(森尻) 마을 가는 법 : JR오사카역이나 교토역에서 전차를 타고, 비와코선 구사츠(草津)역에서 구사츠선 전차를 타고 가서 기부가와(貴生川)역에서 걸어갑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새해맞이, #일본 시가현, #화살 꾸미개, #산신제,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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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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