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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고개 숙여 사과하는 박소연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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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대해서는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선 어쩔 수 없이 법적 대처를 할 수밖에 없다."
 

19일 오전 10시, 서울시 서초구 교대역 인근의 한 빌딩. 취재진들 사이를 뚫고 뒤쪽에서 남색 코트를 입은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아래 케어) 대표가 등장했다. 

순간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연단에 오른 그는 안락사 논란과 후원금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전, 허리를 깊이 숙여 사과를 전했다. 그리고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에 대해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겠다"면서 안락사 실시 배경을 비롯해 본인 명의 땅,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의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박 대표는 "언론 보도 내용이 짜깁기 및 왜곡됐다"면서 "단체 운영에 대한 이견 및 이해관계 때문에 그를 케어 대표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내부 고발자들의 악의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낮 12시 20분경에 끝난 기자회견은 대부분 박 대표의 해명을 듣는 것으로 채워졌으며 취재진의 질의 시간은 15분여에 불과했다. 2시간이 넘는 기자회견 내내 지지자들 십여명은 박 대표 주위에서 "케어 사태의 주동자는 농식품부" "동물학대 강아지공장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논란 ①] 안락사 인정했지만 "최선의 동물 보호 활동, 위법 행위 없어"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 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인 안락사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저한테 쏟아지는 비난만큼 안락사할 수밖에 없는 도살장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 박소연 “저한테 쏟아지는 비난만큼 도살장 문제 해결해 달라”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 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인 안락사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저한테 쏟아지는 비난만큼 안락사할 수밖에 없는 도살장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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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안락사 문제. 하지만 박소연 대표는 "고통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동물 보호 활동이었다"면서 "오로지 동물들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조 단계에서 학대 및 질병으로 생존이 어려운 경우, 투견처럼 지나친 공격성으로 보호 및 입양이 불가한 경우, 장기간 보호에도 불구하고 입양이 되지 않는 대형견 등을 안락사했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안락사가 아니었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위법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동물 안락사는 수의사만이 할 수 있다. 이번 안락사 논쟁이 일고 나서 지난 2005년 박 대표가 구리와 남양주의 지자체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한 사실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박 대표는 "(그때는) 수의사 안락사 관련 법이 없었으며 이 때문에 처벌받은 적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개도축장인 성남 모란시장 인근 야산에서의 안락사 시도는 인정했다. 한 개장수 제보로 찾게 된 곳으로, 박 대표는 개들이 갇힌 현장이 너무나도 비참하고 처참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 안락사를 결정했지만 박 대표가 직접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케어 대표라서 제가 (안락사 해서) 걸리면 단체(케어)가 문제가 돼요"라면서 "다른 활동가들한테 대신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마취제와 안락사 약을 직원에게 문의했고, 이 대화가 캡쳐돼 언론에 보도됐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마취제 미사용'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부인했다. 그는 "수의사들도 잘 쓰지 않는 고가의 마취제를 최대한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또 충분한 심마사지와 기도 등 인도적 안락사가 이뤄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단, 보호소 부지 내 암매장은 사체처리업체의 수거와 보관 냉동고 부재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논란 ②] "실습용 사체 제공했지만, 동물 산 채로 판 적은 없어"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 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인 안락사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저한테 쏟아지는 비난만큼 안락사할 수밖에 없는 도살장 문제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동물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동안 안락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 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인 안락사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저한테 쏟아지는 비난만큼 안락사할 수밖에 없는 도살장 문제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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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수의대학에 사체를 제공했다는 논란도 해명했다. 박 대표는 "교육 실습에 살아 있는 동물이 쓰인다는 것을 알고는 사체 기증을 생각해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의 실험동물복지프로그램과 해당 대학이 동물 사체 기증을 받기로 한 내용의 기사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동물을 산 채로 판매한 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면서 "목 걸고 맹세할 수 있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실습용 사체의 경우 이미 냉동 처리가 된 것은 사용이 불가능해 대학 실습날에 안락사 일정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 때는 해당 대학의 담당 교수와 학생들이 안락사했다며 관련 소송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논란 ③] "충주 땅 개인 명의 맞지만, 케어 소유라는 공증 받아"

기부금으로 구입한 충북 충주의 보호소 부지가 박 대표 앞으로 되어 있는 점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일부 사실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땅 명의자가 본인인 것은 맞지만, 향후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케어 소유라는 공증을 받아놨다는 것이다. 

당초 그의 이름으로 부지 매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설명했다. 매입 당시 땅의 용도가 '농지'로 분류돼 있어 법인명이 아닌 개인명으로만 구매가 가능했다는 것. 하지만 당시 케어 임원조차 이를 거절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했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논란 ④] "충남 홍성, 개농장이었지만 현재는 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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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충남 홍성에 위치한 보호소를 도살장으로 모는 보도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셜록>과 <뉴스타파>를 지목, "(보호소 운영자가) 그분 도살하는 분 아니다"라면서 "도살장 찾고 다니지 말아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도살 증거가 나오면 즉각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타파> 측을 향해 홍성군청에 불법시설 민원 제기도 그만둬 달라고 요구했다. "한때 개농장으로 운영했지만 현재는 보호소"라며 "50여 마리의 건강 및 시설 청결 관리가 양호하고, 무엇보다 개들이 주인을 좋아해 보호소 위탁 계약을 맺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개농장 주인이 해당 지역 토박이라고도 밝혔다. 박 대표는 "(이 분은) 오랫동안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마을 분들이 건드리지 않는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 동물보호 시설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반면, 개도살장과 번식장은 (인근 주민들이) 생업이라고 생각해 민원 넣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

[논란 ⑤] "카톡 내용, 안락사 아니고 해외입양 논의한 것"

최대 구조 활동이 진행됐던 남양주 개도살장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보도 내용이 잘못됐다면서 이를 바로잡았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인용한 카톡의 안락사 대상 동물 선별 내용은 안락사가 아닌 해외입양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때 해외 단체 한 곳이 구조에 협력했고, 향후 입양도 돕기로 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 주장에 의하면 도살장의 개 200여 마리 대부분이 옴과 모낭충, 심장사상충 등으로 고통받는 상태였다. 그래서 해외입양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고, 케어에서 보호하고 있는 개들 중 건강한 개를 보내면 된다는 대화라는 것이다. 입양에 대한 앞내용이 편집된 채 보도됐다고 그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대로 구조 과정에서 안락사도 진행됐다. 그중 임신견 안락사가 알려져 공분을 불러왔다. 그는 "(카톡에 언급된 개는) 건강한 임신견이 아니었다"면서 "이런 개가 새끼 낳으면 애들이 다시 옮게 된다"고 해명했다.

[논란 ⑥] "안락사한 투견 해외 입양 거짓말은 보호 때문"

안락사한 투견을 해외입양 보낸 것처럼 허위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투견꾼들이 (투견들을) 돌려 달라고 요청했고, 절차상 문제 때문에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못 준다는 문자 주고받고 (상황) 끝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경찰로부터) 싸움 잘하는 유명한 애들이라고 들어서 우리가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투견꾼들이 알게 될까봐 입양 공고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방송 취재가 들어왔고, 방송으로 위치가 발각될 것을 걱정해 해외 입양 보냈다고 둘러댔다고 주장했다.

[논란 ⑦] "고발 건에서 횡령 혐의 적용된 적 한 번도 없어"

보호소 설립비와 개인 변호사 선임비, 그리고 개인 실손의료보험에 관한 의혹도 부정했다. 박 대표는 "저는 회계 시스템 접근도 못한다"면서 "2002년 이후부터 단체(케어)의 통장을 한 번도 관리해본 적 없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관련한 고발에서 단 한 번도 횡령 혐의가 적용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그는 "(수사를 맡은) 종로경찰서에서 '이 단체는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오네요'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음 스토리 펀딩 모금액 1억 1000만원에 대해서는 먼저, 케어로 들어온 기부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모금액을 건립 비용으로 썼지만, 우리(케어) 순수 후원금 아니다"라면서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수익 사업이었다"라고 말했다.

3000만 원을 변호사 선임으로 쓴 것에 대해서는 "십 수년간 그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전 임원의 행위가 자신이 아닌 케어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손 보험 또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무상 재해를 위해 들은 보험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외부 자문 위원께서 거친 현장 가시는 분들은 산재로 커버가 안 돼 실손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다른 관리자 및 대표급들도 함께 보험에 가입했지만, 모두 그만두고 현재 박 대표만 남았다는 것이다. 신규 입사자들의 보험 미가입에 대해서는 "이직률이 너무 높아 회계팀이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논란 ⑧] "아버지 개고기 식용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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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족에 대한 논란 해명 중에는 감정이 격해져 더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아버지의 개고기 식용은 길거리에서 차에 치어 죽은 개의 사체를 보호소 옆의 개농장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생긴 오해"라고 밝혔다.

고급 수입차 구입은 출산 후 안전과 청결을 위해 국산 경차에서 2000만 원 가량의 이탈리아 브랜드인 피아트의 500C로 바꿨다고 해명했다. 또, 딸 사진을 보도한 <뉴스타파> 쪽에는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회견장에 있던 그의 지지자들이 "인권침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장시간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박 대표는 취재진과 정부, 그리고 국회에 도살장 근절을 위한 관심과 법제화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저에게 쏟는 비난만큼 원인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해달라"면서 "안락사 할 수밖에 없는 도살장 좀 없애달라"고 읍소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 조사 때 모든 의혹들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 케어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도와준 모든 분들, 이밖에 이번 논란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모든 활동가, 동물을 사랑하시는 시민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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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소연, #동물권단체케어,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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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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