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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철모 화성시장이 22일 열린 '동탄 1권역 지역회의'에서 지역위원들에게 대중교통 개선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22일 열린 "동탄 1권역 지역회의"에서 지역위원들에게 대중교통 개선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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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8시 화성시 동탄보건지소 대강당. 100여 명의 주민이 '지역위원'이라고 적힌 명찰을 목에 걸고 빼곡히 자리에 앉았다.

1시간 30분에 걸쳐 동탄지역 대중교통 개선 방안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을 마친 서철모 화성시장이 마이크를 내려놨다. 서 시장이 강당 뒤편으로 자리를 옮기자, 지역위원들만의 회의가 시작됐다. '동탄 1권역(동탄 1·2·3동) 지역회의'다. 지난해 말 지역위원 선출 이후 사실상 첫 회의였다.

첫 번째 발언에 나선 지역위원은 회의 형식에 대한 의견부터 제시했다. "내가 필요한 것만 얘기하고 마는 게 아니라, (참석한 위원들이 서로 마주 볼 수 있도록) 원탁으로 둘러앉아 전체 안건을 논의하는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지역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돼 있으니까,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동별로 나뉘어서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3월까지 권역별 총 6개 지역회의 구성

회의장이 술렁였지만 사회를 보던 시 공무원이 어찌할 줄 몰라 머뭇거리자, 강당 뒤에 앉아서 지켜보던 서철모 시장이 벌떡 일어섰다. 다시 연단 앞에 선 서 시장은 "이런 회의를 (전국에서) 화성시가 처음 하는 것이어서 공무원들도 개념을 잘 모른다"며 "회의 운영은 몇 번 진행하다가 상반기 지나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지역위원들을 독려했다.

서철모 시장은 이어 "중구난방으로 된다고 해도 이해를 해 달라. (지역회의가) 발전하는 과정"이라며 "오늘은 토론할 안건이 크게 없으니, (둥글게) 모여 앉아서 서로 인사만 해도 크게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시장의 말이 끝나자, 지역위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의자를 움직여 앉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커다란 원형 3개가 만들어졌다. 동별 소단위 모임이 갖춰지자, 지역위원들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회의에 참석한 소감이나 운영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곳곳에서 쏟아져나오는 지역위원들의 목소리가 한데 섞이면서 어수선했던 회의장이 오히려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시민토론광장'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지역회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열린 '동탄 1권역 지역회의'에서 지역위원으로 선출된 주민들이 회의 운영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지역회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열린 "동탄 1권역 지역회의"에서 지역위원으로 선출된 주민들이 회의 운영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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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23일) 오후 8시 동탄중앙어울림센터 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린 '동탄 2권역(동탄 4·5·6동) 지역회의'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자리에서 서 시장은 "본인에게 필요한 것만 주장하려고 온다면 이 회의가 산만해진다"며 "(특정 지역의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동탄 신도시 전체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논의해서 그 결과를 시장에게 건의하거나 제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말 내 의견이 시정에 표현될 수 있는가?'

화성시에 따르면, 지역회의는 시와 직접 소통할 기회가 적은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의 수렴기구이다. 월 1회 개최되는 회의를 통해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발굴하고 해결점을 찾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앞서 서철모 시장은 민선 7기 비전으로 '주민자치 실현'을 선언하고, 그 일환으로 '지역회의'를 추진했다. 단발성 간담회 위주의 소통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지속 가능한 시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 시장은 "화성시에 76만 명이 살고 있다. 이분들의 요구가 76만 가지"라며 "어떤 일을 해도 반대는 반드시 생긴다. 정치를 편하게 하려면 반대 의견을 버리고 가면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지역회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역회의를 위해 화성시는 지난해 12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 추첨(제비뽑기)을 통해 300세대당 1인 기준으로 무보수 지역위원을 선출했다. 지역회의 내 모든 선출과정도 희망자 간 추첨이 원칙이며, 임기는 1년이다. 현재 동탄 1권역(209명), 동탄 2권역(231명) 등 2개의 지역회의가 구성됐고, 오는 3월까지 총 6개의 권역별 회의를 만든다.

서철모 시장은 지난달 블로그에 올린 "지방자치 분권의 새로운 도전 '지역회의'"라는 글에서 화성시민과의 '양방향 소통'과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서 시장은 1999년 주민발안제, 2004년 주민투표제, 2006년 주민소환제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참여 제도가 나날이 발전해왔던 점을 언급한 뒤, "하지만 아직 '정말 내 의견이 시정에 표현될 수 있는가?'에 대해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짚었다.

서 시장은 이어 "예산을 집행하는 시장의 권한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대표'를 선출, 소통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지역회의와 함께 읍면동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혁신 읍면동제'도 추진하고 있다.

관람자로 비켜서 있던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논의하고, 그 결과를 정책결정권자에게 건의하는 등 대의 민주주의에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가미했다. 서 시장은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지역회의 등에서 건의한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시민정책배심원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유지 등 기득권 세력 배제 위해 추첨으로 지역위원 선출

서철모 시장은 특히 '지역대표(지역회의 위원)'를 선거가 아니라 추첨을 통해 선출하도록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지위, 학력, 경력, 재산 등 '개인'을 위한 기존의 기득권을 배제하고 '함께'하는 사회를 위해 애쓰시는 열정 있는 시민의 신선한 의견을 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역 유지나 단체 대표 등 소위 '목소리 큰' 기득권 세력이 특권을 이용해 민의를 왜곡하는 폐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것이다.

또한 특정인이 아닌 지역 주민 누구나 마을 공동체를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합의를 끌어낼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깊은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 시장은 "사실 아무리 취지와 내용이 좋아도 화성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며 거듭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지난 .22일 열린 '동탄 1권역 지역회의'에서 지역위원으로 뽑힌 주민들에게 지역회의의 취지와 운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지난 .22일 열린 "동탄 1권역 지역회의"에서 지역위원으로 뽑힌 주민들에게 지역회의의 취지와 운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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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회의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동탄 1권역 지역위원인 임복례(57)씨는 "서철모 시장이 (지역회의를 통해) 열려있는 시정을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통 문제 등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심층적으로 논의를 하다 보니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좋다"고 평가했다.

임씨는 이어 "물론 처음이다 보니 아직 준비단계에서 혼란이 없지 않겠지만 먼저 시작을 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지역회의가) 앞으로 더 발전할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 (지역위원들 간에) 합의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권역 지역위원인 이아무개(45)씨는 "이런 회의체의 시스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이해가 우선 필요할 것 같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츰 자리를 잡아가겠지만 지역위원들이 스스로 역할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철모 시장은 "지역회의를 이끄는 것은 여기 계신 위원들의 몫"이라며 "지역회의가 시작단계라 아직은 어색하고 부족한 점이 있지만, 서로가 옳음을 인정하고 공공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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