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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반룡송/사진 제공 문초진 사진가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반룡송/사진 제공 문초진 사진가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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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말리 안메일은 풍천 임씨들이 모여 사는 전형적인 풍수마을이다. 괴정육현의 한 사람인 임내신(任鼐臣)이 당대의 명 지관이던 박상의를 데려와 명당 터로 찾은 곳이 지금의 안메일이라고 한다. (중략)풍천 임씨 문중의 묘역에서 바라보면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비보숲의 전형을 보여주는 내하숲과 연당 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하숲에는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었을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40여 그루 밀집해 있다. 마을로 들어오는 거센 바람도, 드센 기운도 숲은 어김없이 엄히 길들이고 잠재운다. 숲에는 오리나무, 상수리나무, 엄나무, 물푸레나무도 함께 살고 있다.』


'이천의 나무도감 마을을 지켜온 노거수 이야기'(이하 노거수 이야기)가운데 일부다. 백사면 송말리에 있는 내하숲은 우리나라 최고의 풍수 숲이라 불린다. 

이천문화원(원장 조성원)은 최근 이천시민기록자들과 함께 '노거수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에는 이천에 있는 노거수 71그루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천연기념물 2그루, 지정보호수 60그루, 미지정 9그루다. 미지정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은 나무 가운데 마을 주민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나무를 선별해 수록했다. 
 
수백년 동안 한자리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해 온 나무/ 사진 제공 문초진 사진가
 수백년 동안 한자리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해 온 나무/ 사진 제공 문초진 사진가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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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일제강점기 때 민족의 애환과 상처 속에서도 묵묵히 시민과 함께 한 창전동 느티나무, 우리나라에 있는 희귀종 나무 8그루 가운데 1그루인 백사면 신대리 백송(白松. 천연기념물 제253호)등 나무 이야기와 마을 유래 등이 펼쳐진다. 나무의 사계절 모습이 담긴 사진, 드론으로 찍은 마을 풍경 등 다채롭고 풍성한 사진도 볼만하다. 나무가 길잡이가 되어 이천에서 가볼만한 관광지도 안내해준다. 나무를 찾아가기 편리하도록 노거수의 지번 주소도 표기했다.

한편, 이 책의 집필진인 이천시민기록자들은 지난 2018년 2월 <설봉문화> 제 56호 '이천의 노거수'를 발간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2018년 3월에는 이천시청 로비에서 '이천의 노거수 사진전시회'를 개최했다. 뒤를 이어 이천의 읍· 면· 동· 리 등 마을 곳곳에 있는 더 많은 나무를 찾아다니고 땅, 산, 창공 등에서 사진을 찍었다.  

마을 사람들을 다시 만나 노거수에 얽힌 전설, 일화 등을 더 발굴하고 인터뷰를 했다. 나무에 관련된 문헌과 관공서 자료도 찾았다. 나무에게 말을 걸고 나무를 살피며 그 주변 환경과 나무 보호 차원에서 제고해야 할 일을 모색하고 글을 썼다.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편집회의를 한 끝에 노거수 이야기를 펴냈다. 집필진 가운데 동양화가 호정현(40)씨는 책을 통해 노거수 취재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오래된 나무에는 그 세월을 견뎌낸 시간만큼의 신비스러운 아우라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노거수한테 꼭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나무에게서 보이는 시간의 숭고함이 작은 저를 겸허하고 숙연하게 만드는 까닭입니다. 이 책을 보시면서 '그 안에 겹겹이 담긴 시간의 힘'도 느끼셨으면 합니다."

'노거수 이야기'는 이천문화원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태그:#이천문화원, #시민기록자, #내하숲 비보숲, #나무가 나무에게 , #이천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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