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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보물단지처럼 여기지만 이 보따리에는 자신의 과거의 삶과 숨기고 싶은 한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 일본군성노예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 자신의 보물단지처럼 여기지만 이 보따리에는 자신의 과거의 삶과 숨기고 싶은 한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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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극단 함께사는세상에서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획공연 <할매의 방> 시연회가 열렸다. 이 공연은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과 함께 기획한 공연으로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관련을 제작하게 이른 것. <할매의 방> 공연은 대구 초연 공연으로 일본군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주로 모티브로 하고 있다.

작고 작은 <할매의 방>을 통해서 조명해 보는 일본군성노예제의 문제를 할머니의 삶을 통해 떠올려 보고 부각시킴으로서 여성의 인권을 넘어 반전에 대한 의미와 피해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성격이 짙은 연극이었다.

시연회 자리에는 이 연극 제작에 참여하는 작가와 음악, 동료 연극 감독, 시민이 참가하여 이번 공연에 대한 감상평을 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줄거리는 일본군성노예제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살아가는 한 칼국수 주인 할머니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할머니는 자신의 과거를 꼭꼭 가슴속에 묻어놓고 살아가면서 그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데 담배를 훔치다가 할머니 집에 숨어든 가출 소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할머니의 마음의 문이 서서히 열린다는 내용이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가출 소녀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에 의해 여러 번 성폭행을 입게 된 후, 어렵게 생활을 하면서 돈이 없어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치게 되었고, 자신을 쫓아온 편의점 공시생 아르바이트생을 쫓아온 곳이 바로 할머니의 집이었던 것이다.

시연회를 참관했던 관람객들은 배우들의 동선의 문제, 조명 각도, 음향, 완성되지 못한 무대 세트와 색상 그리고 조명 받아야 할 할머니(사투리 할매)의 방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점,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공연에 연출을 맡은 김창우 연출가는 "시민모임이 위안부 문제를 갖고 연극을 만들어 가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관심을 갖게 할 계기가 될 것 같아 이번 연극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본위안부 문제는 성차별과 성폭력이라는 것이 국가적인 범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미투 문제로 심각해 졌듯이 엄청난 문제인데도 이를 자각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김 연출가는 "우리의 연극이 구천을 떠도는 할머님들의 원혼들에게 잠시나마 우리의 공연이 위로의 순간을 제공하고, 이로 인해 차별 없는 세상이 이뤄지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폭행을 입는 소녀의 삶을 통해 자신을 투영해 보고, 자신을 갖으라고 토닥이는 할머니의 모습.
▲ 소녀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할머니 폭행을 입는 소녀의 삶을 통해 자신을 투영해 보고, 자신을 갖으라고 토닥이는 할머니의 모습.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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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사는 동네 주민들은 그토록 꽁꽁 잠궈놓고 살아가던 할머니 방에 들어와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다.
▲ 할매의 방 모습 이웃에 사는 동네 주민들은 그토록 꽁꽁 잠궈놓고 살아가던 할머니 방에 들어와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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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극에는 극단 가인의 배우들이 함께 동참하며, 1인극으로 오랫동안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던 김헌근 배우와 어린 소녀부터 노인에 이르기 까지 전천후 배우 역을 해오고 있는 박희진 배우가 할매역을 맡는다.

그리고 피해자 소녀 역에는 주부 연극인 탁정아가 맛깔 나는 경상도 사투리로 할매의 방에 초대된 소녀의 역할을 해준다.

이 공연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는 고령의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와 일본군성노예 문제를 관망하는 자의 시선에서 함께 동참하고 연대해 가는 계기를 만들자는 의미의 메세지로 담아내고 있다.

3.1절이 다가오는 시점에 열리는 이 공연이 많은 이들에게 일본이 저지른 범죄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를 일깨워주는 계기이자 여성 인권을 생각게 해주는 연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공연은 작 김인경, 연출 김창우, 조연출 박희진, 출연 김헌근, 문경빈, 박희진, 탁정아, 장종호, 성용훈, 무대 최수환, 음악 예재창, 조명 장민현, 음향. 조명오퍼 정지영, 이상옥, 기획 박연희가 맡는다. 이번 공연은 오는 19일(화)부터 23일(토) 19:30에 대구시 남구 대명동 함세상(053-625-8251)에서 열린다.


태그:#극단 함세상, #일본군위안부, #할매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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