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역사상 공동 감독인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여성 감독과 남성 감독이 각각 역할을 달리해 연출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어쩌다, 결혼>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박호찬, 박수진 공동 감독과 배우 김동욱, 고성희, 황보라, 손지현이 함께했다. 영화는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꼭 결혼을 해야 하는 성석(김동욱)과 가족들의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인생을 찾고 싶은 해주(고성희)가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년간의 위장 결혼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어쩌다, 결혼>의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영화 <어쩌다, 결혼>의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 CGV아트하우스

  
박수진 감독은 "현장에서는 애초에 성석과 해주로 나뉘어 남자 파트의 경우 박호찬 감독이 여자 파트의 경우 제가 담당했다"면서 "서로에게 충고나 조언을 빠르게 주고 받으면서 시나리오에서 더하고 빠진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혼란을 막기 위해) 컷 사인 같은 경우에는 박호찬 감독이 담당했고 촬영, 편집 콘티 부분에서의 조율은 내가 담당했다"며 각자 역할에 관해 설명했다.
 
박호찬 감독은 "작업하면서 박수진 감독과 이견 조율이 안 되어 부딪혔던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영화는 입체적으로 여자, 남자 영역을 각각 따로 담고 있다"면서 "박수진 감독과 함께 영화를 만들면서 여자의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감독 모두 이번 영화로 데뷔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연 배우들의 캐스팅은 화려하다. 김의성, 임예진, 염정아, 조우진, 김선영, 유승목, 이준혁이 출연했고 카메오로 정우성과 이정재가 가세했다.
 
 영화 <어쩌다, 결혼>의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영화 <어쩌다, 결혼>의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 CGV아트하우스

 
이러한 캐스팅에 대해 박호찬 감독은 "꿈 같은 캐스팅"이라면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런 대사를 머리 속에 떠올린 배우가 해주셨으면 하는 생각들을 말씀드렸는데 취지에 공감해준 배우들이 참여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평소 그들이 맡은 배역보다 작은 역할임에도 충실히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사했다"며 덧붙였다.

해주 역을 맡은 고성희는 "평소 제가 생각하는 결혼관을 대입시키면서 봤다"면서 "주변 친구들이 결혼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결혼을 한다면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봤다"고 덧붙였다.

성석 역의 김동욱도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요즘 젊은 사람의 결혼관이 잘 담겨있는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소 비호감으로 비칠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면서 "철없고, 가벼운 성석이라는 캐릭터를 조금 귀엽고 호감형으로 보일 수 있게 노력했다"고 했다.

영화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영화 <어쩌다, 결혼>의 한 장면

영화 <어쩌다, 결혼> 포스터 ⓒ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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