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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동부시각으로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카네기 핵정책 컨퍼런스 좌담회에 나온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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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전 동시적·병행적 비핵화 입장을 밝혔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1일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 일괄타결을 주장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이날 오전 워싱턴D.C.에서 열린 카네기 핵정책 컨퍼런스 좌담에 나섰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처음으로 한 공개발언에서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이 밝혀온 일괄 비핵화와 제재해제의 교환 즉 '빅딜'이 미국의 대북 협상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북한과의 외교는 여전히 아주 활발하게 살아 있다"고 이후의 대화 가능성을 밝게 전망한 비건 대표는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의 약속은 "서로 맞물려 있다"며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어떤 것도 합의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 새로운 북미 관계 ▲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 한국전쟁 미군유해 송환 등 4개의 약속이 각각 진행되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진전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다. 대통령은 그 점을 매우 명확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체적인 해법(total solution)을 원한다"고도 했다. 그는 "처음부터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목표였다"며 "FFVD가 돼야 제재해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핵화의 대상에는 생화학 무기도 반드시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달성 시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의 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긴밀한 대화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건 대표가 밝힌 북미 합의 로드맵은 '북한이 모든 분야의 비핵화를 먼저 실행하고 나서야 검증을 거쳐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1월 31일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한 강연에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지난 여름 싱가포르 공동 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들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 "상대편이 모든 것을 먼저 하고 나면 우리는 그에 대한 대응으로 어떤 것을 할지 말지를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우리의 정책이 아니고 현재도 아니다"라고 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