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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만큼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시선이 쏠리는 인사청문회였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산적한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정책 검증보다는 종북프레임으로 대표되는 색깔론에 기대 후보자 상처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SNS에 금강산관광 도중 피격당한 박왕자씨 사건에 대해 "통과의례"라고 밝힌 바 있으며 "남한의 NLL 고수가 철회되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는 "군복 입고 쇼나 한다"고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발언의 부적절성을 언급하며 인사청문회 전부터 색깔 공세를 예고했다. 

"북한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 "북한 대변인 역할"... 정책 검증은 실종
 
답변하는 김연철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답변하는 김연철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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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은 김 후보자를 두고 "북한에 대한 편향이 너무 도를 넘었다. 북한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이라고 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고 박왕자씨 피격 사건과 관련하여 김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북한 대변인 역할"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김 후보자의 왜곡된 의식을 비판하고 '이런 잘못된 생각이 주입된 학생들이 걱정된다'는 발언을 했다. 또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인제대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한 자료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을 판문점 나무자르기 사건이라 했다. 이렇게 순화시켜 강의할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김 후보자가 남북문제에 임하는 시각과 인식이 북한 편향적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김 후보자의 발언이 거칠긴 하지만 민간인이 개인 SNS에 관련 입장을 사적으로 기재하는 것을 두고 '북한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이다, '북한 대변인 역할이다' 라고 비난하는 것은 철지난 색깔론이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은 미국에서 Tree Cutting Incident(나무자르기 사건) 또는 Poplar Tree Incident(미루나무 사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를 두고 북한 편향적으로 보는 것은 김 후보자에게 색깔을 뒤집어씌우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성훈 경실련통일협회 간사는 "장관의 인사청문회인데 후보자의 전문성, 정책방향이 검증의 주요 내용이 되는게 아니라 과거 발언을 바탕으로 이념몰이를 해 청문회 본질이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지금처럼 과거 발언 중에 일부만 뽑아서 여론을 호도하고 후보자를 공격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간사는 "인사청문회는 장관의 직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보는 건데 그런 측면에서 이러한 색깔공세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통일맞이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일부 언론과 야당이 자신들의 정책이나 입장과 다르다고, 김연철 후보자의 소신과 철학을 냉전시대 잣대로 비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연철 후보자가 정치 영역을 향해 일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개인으로서의 성찰을 촉구하는 것으로 족하지, 그를 핑계로 무분별한 인신공격을 퍼붓는 것은 검증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실효성 없는 5.24조치로 이념 공세

'5.24 조치는 바보 같은 제재'

김 후보자는 이 한 마디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으로부터 "북한의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이라는 말을 들으며 북한에 대한 편향성을 지적받았다. 또 박 의원은 "피고인의 주장과 지금의 철학, 이념, 가치가 뭐냐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김 후보를 피고인이라고 부르는 웃지 못할 실수도 있었다.

김 후보자가 "5.24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외통위에 서명질의서로 답변한 것을 두고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돌변해서 인식이 바뀌었는데, 오락가락 인식에 대해 정확히 해명하라"고 했으며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천안함 폭침은 누구 소행인가?"라고 수차례 질의했다.

그러나 서면질의서를 보면 김 후보자가 이미 천안함은 북한 소행이라고 분명히 한 바 있으며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놓았다. 또 5.24조치는 대북제재 효과보다 남한 기업에 더 큰 피해를 입히는 자해적 제재라는 점이 드러난 바 있고, 이미 국제사회를 통한 전방위 대북제재로 인해 사실상 실효성 없는 무의미한 제재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관계와 구체적 내용이 김 후보자의 서면질의서에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의원들이 5.24조치에 대한 문제지적과 천안함 폭침을 연계하여 김 후보자의 적절성을 문제삼았다는 것이다.

이혁희 통일맞이 운영위원장은 "북한이 비핵화 회담에 나선 계기는 대북제재도 있을 수 있으나 정치경제적 이유 등 복합적 원인으로 봐야한다"며 "인사청문회에서 마치 대북제재 때문에 장마당이 활성화되고,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는 등 발언들이 있었는데 장마당은 대북제재 전부터 있어왔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자를 제재 무용론자로 매도하면서 오히려 대북제재 만능주의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후보자의 정책 방향 검증보다는 색깔론에만 기대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와 남북관계가 중대한 변화의 기점에 서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 1년을 앞두고 숨 가쁘게 달려온 남북관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다시 북한의 핵실험과 대북제재 속에 평화를 위협받으며 살지, 대화와 타협을 통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이룰지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의에서 이러한 중대한 시기에 통일부장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어떤 정책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실제 김 후보자가 평소 강조한 ▲ 5.24조치로 인해 북한의 피해보다 남한 경협기업들의 피해가 더 컸다는 점 ▲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문제와 재개의 필요성 ▲ 금강산관광의 남북 상호호혜성 ▲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와 단계적 비핵화 전략 등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 할 내용의 지적과 검증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철 지난 색깔론과 이념몰이다. "천안함은 누구의 소행인가?", "북한 대변인", "북한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 등 색깔론에 기대는 철지난 구태 인사청문회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기 충분했다. 2030 청년들 중심으로 구성된 통일단체인 통일경제포럼 김가람 사무처장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발언을 보면 북한을 적대하고 전쟁위협 속에 살던 과거로 다시 회귀하자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남북 화해시대에 걸맞지 않은 철지난 이념적 잣대를 들이미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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