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장관님 이렇게 불러도 될까요?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여당 의원도 아닌, 야당 그것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자유한국당 3선 의원(홍문표) 입에서 나온 말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렸다.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 6년 만이다. 그사이 여야 공수가 뒤바뀌었지만, 야당 의원의 '송곳 질문'은 없었다.

한솥밥 먹던 한국당 의원들 "인품 존경", "장관 됐으면"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고액 후원금 논란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고액 후원금 논란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진영 “용산참사 인근 땅 매입 시세차익 거둔 것 국민 정서상 송구하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용산참사 인근 땅 매입으로 16억원 가량 시세차익을 거둔 것에 대해 “국민 정서상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 유성호

관련영상보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한때 같은 당에서 활동했던 진영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기업인 후원금 문제 등을 제기하긴 했지만 공세 수위를 높이진 못했다.

"(진영 후보의) 인품이나 여러 가지를 존경해왔다"고 운을 뗀 유민봉 자유한국당(비례) 의원은 "언론 보도를 보면 강남 고급 아파트에서 17억 원, 용산 분양권으로 16억 원 시세차익을 봤는데 용산개발 과정에서 (용산) 지역구 의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아울러 용산개발 업체인 효성건설 그룹사 부회장의 후원금을 들어, 이익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진 후보는 "개발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하고 그렇지도 않다"면서도 "시세차익은 국민 정서상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유 의원도 "투기 목적으로 했으리라 상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저서에서 정상국가 공직자 자세를 언급하면서 일정한 직급 이상 공직자는 재산 증식을 제한하자고 했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물었고, 진 후보는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수십억대 시세차익에 거듭 사과했다.

진영 후보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17, 18, 19대 3선 의원을 지냈고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당시 인사청문회 결과 새누리당은 '적격', 민주당은 '미흡'이라고 판단했으나 인사청문보고서는 무난히 채택됐다. 하지만 진영 후보는 6개월 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데 반대해 사퇴했고, 이어 2016년 3월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20대 총선에서 당선했다.

"장관 만들어 비문 중진 밀어내기?"-"논리 비약, 총선 불출마"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고액 후원금 논란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고액 후원금 논란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9대 국회에서 진 후보와 같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었던 윤재옥 자유한국당(대구달서구을) 의원도 "장관 후보된 걸 축하한다"고 운을 뗀 뒤, "장관 지명과 관련해서 언론 일각에서는 친문 인사를 용산에 배치하기 위해 비문 중진을 밀어내려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질문했다.

하지만 진 후보는 "다음(총선)에는 정치를 그만하겠다는 고민을 진즉 했다"면서 "나를 어떻게 해서 누구를 보내는 건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아울러 유 후보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당적을 옮겼는데 민주당과 정체성이 같나"라고 질문했지만, 진 후보는 "정치 개혁을 위해 불가피하게 탈당했다"면서 "(민주당과) 맞는 부분도 있고 내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넘겼다.

"한국당 소속으로 3선을 했는데 한국당과 정체성이 안 맞았나"라는 윤 의원의 이어진 질문에도 진 후보는 "그런 건 아니다, 안 맞는 것도 아니고..."라고 얼버무렸다.

심지어 17대 국회에서 진 후보와 같이 한나라당에서 활동했던 홍문표 자유한국당(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질의에 앞서 "장관님 이렇게 불러도 될까요?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운을 떼기도 했다

역시 18, 19대 국회에서 진 후보와 함께 의정활동한 이진복 자유한국당(부산 동래구) 의원도 "인품을 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는 것 같은 데도 자료를 찾아보니 확인할 게 있다"면서, 진 후보가 18대 국회에서 의원의 장관 겸직을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사실을 일깨웠다.

진 후보는 "(의원 입각설로 입법부가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 못 한다는 생각은) 내 소신이었다"면서 "3권 분립이 중요하니 대통령제에서는 (의원이 장관) 안 하면 좋은데 내가 장관하게 돼서..."라고 멋쩍어했다.

이 의원이 "지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6개월하고 소신 때문에 그만뒀는데, 이 정부와 유사한 갈등이 있으면 그만둘 수 있나"라고 묻자, 진 후보는 "소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는데, 그런 일은 없을 거란 확신이 있어 (장관 지명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나마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울산남구갑) 의원이 2년 만에 용산지역 개발 차익과 관련해 후보자 모르게 아내가 투자를 결정했고 내부 정보가 없었다는 진 후보 쪽 해명을 물고 늘어지며 각을 세웠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 진 후보는 "용산 재개발재건축 추진 지역이 70~80개나 되고 내부 정보를 알 수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행안위는 이날 12시쯤 오전 질의를 마치고 오후 2시 속개할 예정이다.

태그:#진영, #행정안전부, #행안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