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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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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장모님은 강릉 옥계에서 태어나셨다. 아내의 할머니, 할아버지 묘와 밤나무 밭, 엄나무 밭 그리고 외할머니 댁까지 옥계면 남양 2리에 있다. 그런 옥계에 산불이 났고, 발화지는 남양 2리로 추정된다.

한식날이라 음식을 싸들고 산소를 찾았다. 봉분만 빼고 일대가 새카맣게 모두 탔다. 차례를 지내고 음복을 하는데 비탈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구멍이 파져 드난 나무 뿌리가 타고 있었다. 순간 바람이 우리 쪽으로 불어 얼굴을 덮쳤다. 이틀 전이었으면 그 바람에 불이 실려있었을 것이다. 그럼 내가 입은 폴리스테르 바람막이는 신나게 녹아내렸겠지.

화형을 당하고 싶지 않아 계곡에서 물을 떴다. 장모님이 한 대접, 내가 한 대접을 부어 불씨를 죽였다. 아내는 절대로 주변에 알리지 마라고 했지만 장모님과 아내가 내려간 후 나는 암덩어리 같은 나무 뿌리 잔불 위로 오줌을 누었다.

평소에 물을 자주 마셔야 겠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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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입니다. <선생님의 보글보글> (2021 청소년 교양도서)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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