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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면에 걸친 잡다한 지식들을 많이 알고 있다. '잡학다식하다'의 사전적 풀이입니다. 몰라도 별일없는 지식들이지만, 알면 보이지 않던 1cm가 보이죠. 정치에 숨은 1cm를 보여드립니다.[편집자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에서 주호영 의원과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에서 주호영 의원과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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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줄고발' 당할 처지에 놓였다고 합니다. 지난 11일 대구 수성구에서 같은 당 주호영 의원과 함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폐기물수거차량 간이발판에 올라 탄 채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광주시민 문길주씨가 '황교안 대표가 산업안전보건법·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며 고발장을 접수했고, 15일 전국민주노동조합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민주일반연맹) 역시 고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 쓰레기 수거차량 올라탄 황교안 대표, 줄고발 당할 듯).

정치인의 체험은 늘 뒷말이 따라붙곤 합니다. 민생경제를 체험하겠다며 시장에 가 떡볶이를 먹어도, 청년노동의 어려움을 직접 느껴보겠다며 편의점에서 일을 해도 '정치쇼', '보여주기' 등의 비판 여론이 나오는 걸 흔히 볼 수 있죠.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정치인의 체험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 주택으로 향하며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
 2018년 7월 22일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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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구의 한 옥탑방에서 '한 달 살이'를 시작했더랬죠. 그는 3선 서울시장이 되면서 "책상머리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절박한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선언하고 현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한 달을 꼬박 살아서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죠.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살이에는 긍정·부정 평가가 크게 엇갈렸습니다. 옥탑방 살이 일주일가량 뒤였던 7월 31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옥탑방 귀족체험"이라는 혹평을 내놨습니다. 일부 보수단체는 '쇼하지 말라'면서 옥탑방 인근 골목길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는 등 반대 시위도 벌였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설령 쇼라고 하더라도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그 진심이 드러나기 마련"이라면서 찬사를 보내기도 했고요(박 시장이 인근 중학생 5명을 방에 불러 대화를 나눈 영상이 공개된 뒤 달린 댓글).

그런데 말입니다. 박원순 시장의 '강남·강북 균형발전' 구상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 후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된서리를 맞게 됐습니다. 비판여론이 커지자, 결국 2018년 8월 26일 '집값안정 때까지 전면 보류'를 선언했지요.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균형개발을 명분삼아 서울집값 상승만 초래했다"라면서 "서울시는 더 이상 명분없고 투기꾼만 배불리는 개발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설익은 개발정책을 추진한 개발관료들을 문책해야 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무더위 속 옥탑방에서 땀을 흘리고 고생을 했지만, 박 시장은 '개발 정책으로 전환했다'는 역풍을 맞았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중증장애인 아동을 알몸목욕 장면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가브리엘의 집을 방문한 나 후보는 조명까지 설치한 상태에서 목욕장면을 공개했다.
 2011년 9월 26일,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중증장애인 아동을 알몸목욕 장면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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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논란을 낳은 '체험' 사례도 있습니다. 2011년 9월 26일 터진 '장애아동 목욕봉사 논란'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인공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용산구에 있는 한 중증장애인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러던 중 현장 취재진이 있는 자리에서 옷을 입지 않은 중증장애아동을 목욕시켜 논란의 중심에 섰게 됐습니다. 게다가 현장에는 조명장비 등이 있어서 '보여주기의 극치'라는 평가도 뒤따랐습니다.

논란이 일자 나경원 후보 측은 "목욕봉사를 들어갈 때에는 취재진에게 들어오지 말아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는데 카메라들이 통제가 안 된 상황에서 들어왔다"며 "우리가 먼저 목욕 봉사 장면을 찍어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욕실에 있었던 반사판 등 전문 촬영 장비는 시설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가가 설치한 것이며, 의원실 측에서 홍보를 위해 설치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악화됐고, 결국 2011년 9월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나경원 후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그후 어떻게 됐을까요? 인권위는 나경원 후보를 콕 짚어서 의견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2011년 12월 12일 "장애인 의사에 반한 외모·신체 공개는 인권침해"라는 판단을 공포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 논란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04년 5월 2일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현재 민주평화당 대표)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언론에 성인 남성 장애인을 노출시킨 채 머리를 감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장애인 단체들은 항의성명을 줄줄이 발표했습니다.

'그림'이 중요한 시대, 정치인이 사는 법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에서 주호영 의원과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에서 주호영 의원과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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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체험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인 후과도 낳습니다. 황교안 대표를 고발한 광주시민 문길주씨는 정치인의 체험 정치를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지난 15일 <오마이뉴스> 취재에 응한 그는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솔직히 꼴 보기 싫습니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취약계층을 대변하는 것처럼 현장에 나와 짧게 일을 하지 않습니까. 10분, 20분 일해놓고 마치 취약계층의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듯한 행동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이 당선하면 어떤가요? 다시 찾아오는 일이 없습니다. 현장의 어려움을 알고 정치가 현실을 개선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바뀐 게 없어요."

이런 정치 이벤트가 벌어질 때마다 나오는 '보여주기' 비판과 맥을 함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여전히 '생활정치'를 표방하며 '체험정치'를 이어갑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미지 정치'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윤태곤 실장은 "내가 지지하면 칭찬하고 지지하지 않으면 비판하는 것일 뿐이지 체험하는 행위 자체를 나쁘게 보진 않는 것 같다"라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현장 체험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는 좋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리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듯, 정치도 대중에게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봅니다. '그림'을 중시하는 시대이니까요. 과거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전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은 현장 체험 같은 거 잘 안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미지 정치가 강조되면서 정치인에 현장에서 체험을 하는 경향이 더 커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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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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