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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내대책회의 주재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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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드디어 의문이 풀렸다. 이 여론조사의 샘플 자체가 왜곡된 게 명백하다. 전체 유권자 대비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과대평가된 여론조사다." - 2019년 5월 17일
홍준표 당시 한국당 대표 : "(경남도지사 후보 여론조 결과를 두고) 경남은 탄핵대선에서 내가 이겼던 지역이다. 그렇다면 내 지지자 응답이 당연히 많아야 되는데, 문재인 지지자들보다 응답자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최소한 20% 이상 편향된 여론조사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거다. 여론조작 증거가 바로 이런 것." - 2018년 6월 2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당 지지율 하락' 결과를 낸 여론조사에 '왜곡 프레임'을 씌웠다. 논리 구조는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의 그것과 똑같았다.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거론한 여론조사는 전날(16일) 발표된 리얼미터 5월 3주차 정당지지도 주중집계 결과다. tbs의 의뢰로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응답률 6.5%)이 응답한 이 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30.2%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의 차이는 13.1%p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한국당은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관련 기사 :
'지지율 하락' 한국당 "이해찬 말 한마디에 바뀐 결과"). 리얼미터가 지난 9일 발표했던 5월 2주차 정당지지도 주중동향 조사 결과와 판이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6.4%, 한국당 지지율은 34.8%였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1.6%p에 불과했다.
참고로, 두 조사 모두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5월 2주차 주중동향 조사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응답률 6.6%)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나경원 "16일 여론조사 샘플, 문 대통령 찍은 응답자가 53.3%나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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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중앙일보" 종이신문에 실린 "민주·한국당 지지율 격차 13%P... 표본집단 53%가 문 대통령 찍은 사람" 기사. |
ⓒ 중앙일보PDF | 관련사진보기 |
나경원 원내대표는 17일 <중앙일보> 기사를 근거로 "어제(16일) 행한 여론조사 샘플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응답자가 53.3%나 된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리얼미터의 원자료를 분석해 "전체 응답자 1502명 중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3.3%인 800명이나 됐다"라고 보도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이는 지난 대선 때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분모에 기권자도 포함한 수치)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라며 "결국 문 대통령 지지층의 여론은 실제보다 과대반영되고, 홍준표·안철수 후보 지지층의 여론은 실제보다 과소 반영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의 논리를 그대로 옮겼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통령 집권 직후 대통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좋을 때는 본인이 대통령을 안 찍어도 찍었다고 한다"라며 "지금 국정 지지율이 비등비등할 때 문재인 대통령을 안 찍었던 사람이 찍었다고 할리가 만무하다"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과거에도 똑같은 주장이 한국당 내에서 나온 바 있다. 바로 홍준표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를 며칠 앞둔 6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C·리얼미터 최근 조사에서 800 샘플 조사를 했는데, 로데이터를 보니 문재인 지지가 400명 응답하고 홍준표 지지자는 그 절반인 200명이 응답했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많이 포함된, 잘못된 샘플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지지자' 더 많이 응답했던 2015년 리얼미터 조사도 왜곡?
그렇다면 '샘플이 왜곡됐다'는 한국당의 주장은 사실일까?
권순정 실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도 "현 정권 하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의 표본이 더 많이 수집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건 박근혜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 때도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이라면서 "박근혜 정권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실제 득표율인 51.6%보다 10%p가량 높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가 더 표집 됐는데, 이러한 현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리얼미터의 2015년 10월 3주차 주간집계 조사의 응답자 구성이 그 사례다. 당시 2015년 10월 12일부터 16일까지 조사에 응한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755명(응답률 6.0%)을 분석한 결과,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1678명(약 60.9%)였다. 2015년 12월 5주차 주중동향 조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조사에 응한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135명(응답률 6.1%)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1259명(약 59%)였다.
모두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 51.6%를 상회한다. 특히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지지율은 각각 42.8%(2015년 10월 3주차), 38.6%(2015년 12월 5주차, 안철수 신당 제외)였다. <중앙일보>와 나 원내대표의 주장대로라면, 2015년 당시 새누리당 지지율 역시 실제 여론보다 부풀려진, 왜곡된 지지율이다.
권 실장은 "이는 리얼미터만이 아니라 한국갤럽이든, 언론사 자체 여론조사든 모든 여론조사의 공통적인 사항"이라면서 "같은 방식으로 한 여론조사인데, 당시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왜곡되지 않은 것이고, 현재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왜곡됐다고 하는 것은 다소 편파적인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과정에서 확실하게 특정할 수 있는 지역이나 성별, 나이 등에 가중치를 두고 보정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거짓 응답을 할 가능성이 있는 과거 투표 이력 등에 임의로 보정치를 부과하는 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사실상 '불법'으로 규제하는 것"이라면서 "여론을 더 왜곡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2019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통계보정을 하고 있다.
"지지율 결과에 따라 다르게 반응? 우스운 일"
한국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낸 여론조사를 매번 '왜곡'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복경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라는 게 원래 조사 시기, 방법 등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면서 "여론조사를 '왜곡'이라고 트집을 잡는다고 하면 100가지도 넘는 방법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한국당의 여론조사 공격에 대해 "공당의 자세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라며 "조사에서 지지율이 잘 나올 때는 적극적으로 인용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더니, 잘 안 나올 때는 여론조사 자체를 믿을 수 없다고 나서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중에 지지율이 잘 나오면 다시 태도를 바꿀 것인가"라며 "여론조사기관의 신뢰도가 아니라 정당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짚었다.
한편, 2015년 10월 3주차 주간집계 조사와 2015년 12월 5주차 주중동향 조사는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진행한 것이다. 당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1.9%p, ±2.1%p이다. 통계보정은 2015년 6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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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 말대로 여론조사하면 과태료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