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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우선반환구역(노란색 배경) 경계.
▲ 부평미군기지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우선반환구역(노란색 배경) 경계.
ⓒ <자료제공ㆍ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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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의 '캠프마켓' 미군 기지를 되돌려 받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부대 내 오염 토양에 대한 정화 작업이 시작된다.

23일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캠프마켓 다이옥신류 포함 복합오염 토양 정화' 용역 관련 입찰을 진행한 결과, 응찰한 5개 컨소시엄 가운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순위로 선정돼 적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화 구역은 전체 반환 규모 44만㎡ 중 1/4에 해당하는 10만 9957㎡로 캠프마켓 1단계 반환 구역인 북측 부지다. 앞서 2017년 10월 환경부 조사결과 이곳의 토양과 지하수가 고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유류․중금속 등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은 33개 조사 지점 중 7개 지점의 토양에서 일본 기준치인 1000피코그램(pg-TEQ/g: 1조분의 1g)을 초과했다.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다. 기준치가 2000㎎/㎏인 석유계총탄화수소의 최고 검출 농도는 2만 4904㎎/㎏에 달했고, 기준치가 12㎎/㎏인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은 22.87㎎/㎏이 검출됐다.

미군이 반환하기로 예정된 기지의 오염실태가 공개된 것은 캠프마켓이 처음이었다.

정화는 해당 부지에서 토양에 열을 가해 오염 물질을 분리하고 중금속을 물로 씻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화 목표는 유럽에서 유아용 놀이터 흙에 적용하는 기준인 100피코그램미만으로 정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 정화가 이뤄져 2022년까지 정화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773억 3400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지금까지는 주한미군이 '인간 건강에 대한 알려진, 임박한, 실질적, 급박한 위험(KISE, 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 원칙을 내세우며 모든 기지를 오염 치유 없이 반환해 왔다.

KISE는 환경오염을 야기한 사업자에게 원상복구를 강제할 수 있는 미국 법률에서 명시하고 있는 'ISE(임박한, 실질적, 급박한)' 기준에다 '알려진(Known)'이라는 조건을 추가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반환기지의 환경오염 정도가 KISE에 해당할 때에만 환경 정화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ISE 기준 자체가 모호해 검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그 결과 '주한미군지위협정(소파)'에 환경조항이 신설된 2003년 이후 지금껏 미국이 반환 기지의 환경 정화 비용을 부담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 2009년 한미 양국이 KISE 기준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위해성 평가'제도를 도입했지만, 양국 간에 여전히 이견이 존재할 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기관 자체가 없다.

캠프마켓의 정화 비용과 정화 범위에 대해서도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아직 접점을 찾지 못 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정화비용을 부담하고, 추후 미군과 이 문제를 협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캠프마켓 환경 정화비용 문제는 소파 환경분과위원회를 거쳐 2017년 8월 특별합동위원회로 올라갔지만, 양국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46개 인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부평미군기지 맹독성폐기물 주한미군 처리촉구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캠프마켓의 다이옥신 농도가 미국법 기준으로도 기준치를 최소 10배 이상 초과하는 고농도로 확인된 만큼, 부평미군기지 오염문제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다른 미군기지에서 오염이 발견 되어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오염을 유발한 원인자가 오염 복구비용과 손해 배상금을 부담하는 것이 국제환경법의 원칙"이라며 마땅히 주한미군이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캠프마켓, #K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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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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