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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잇는 가치 행사 전경 지난 5월 31일,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운영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2층에 위치한 크레아(CREA)에서 진행된 문화예술포럼 <같이 잇는 가치>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장혜영의  ‘어른이 되면’이 오프닝 영상으로 상영되고 있다 .
▲ 같이 잇는 가치 행사 전경 지난 5월 31일,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운영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2층에 위치한 크레아(CREA)에서 진행된 문화예술포럼 <같이 잇는 가치>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장혜영의 ‘어른이 되면’이 오프닝 영상으로 상영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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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가 공존할 수 있을까요?"

이 상투(?)적인 질문에 어느 누가 감히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모두가 예상하는 답변을 하고 있는건 아닐지 모른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일상에서 공존하자!"는 목소리가 있지만 실제론 어땠는지 되묻고 싶다.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이분법적 분류'를 종식시키고 우리가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31일~6월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살림관 2층에 있는 크레아(CREA)에서는 이들이 공존 하는 방법을 논한 축제가 펼쳐졌다. 포럼 형식을 띠고 있었지만 현장을 찾은 그림을 보면 한 판의 축제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필자는 이틀 동안의 현장을 다니면서 그동안 보여줬던 획일화된 행사에서 벗어났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주체는 장애인 또는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반쪽자리가 아니였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300여 명의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약간은 어눌하게 보이고 쑥스러움이 많은 강연자들의 모습에 청중들은 감동의 눈길을 보냈다. 축제의 타이틀은 '같이 잇는 가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행사의 취지는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짓지 말자는 것이다. 함께 가길 원할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갈 것인가. 일상뿐 아니라 문화예술계에서 자행된 '구분짓기'에서 탈피하겠다는 외침이다. 장애와 비장애를 잇는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서 어떤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는지 귀를 기울일 때라 생각했다.

 <가치 잇는 가치>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뛰어넘어 '동등한 인간'으로서 공존하는 문화예술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를 준비해온 기획단은 김원영 변호사와 장혜영 감독이다. 우선,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김원영 변호사는 지체장애인이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일했다. 한때는 연극배우로 무대 위에 서기도 했다.

또 다른 기획위원은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을 연출한 장혜영 감독이다. 유튜브 '생각많은 둘째언니'를 운영하고 있는데 장애인시설에서 살아온 중증발달장애인 여동생을 사회로 데리고 나와 함께 살면서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에 화두를 던진다.
 
장혜영 영화감독 이날 행사에서는 장혜영 감독이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장혜영 감독은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에 관한 내용을 담은다큐멘터리  ‘ 어른이 되면 ’ 을 연출했다 .
▲ 장혜영 영화감독 이날 행사에서는 장혜영 감독이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장혜영 감독은 발달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에 관한 내용을 담은다큐멘터리 ‘ 어른이 되면 ’ 을 연출했다 .
ⓒ 이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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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첫째 날 사회를 맡은 장혜영 감독은 본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13살부터 18년간 동생이 살았던 곳이 정말 부끄러운 곳이라는 걸 알게되어 탈시설을 돕게 됐어요. 2년 전부터 함께 살았는데 이를 기록한 것이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영상은 그동안 떨어져 살았던 동생과의 일상을 담고 있다. 과거로부터 서로를 알아가는 현재의 일상을 통해 '공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첫 날 진행된 포럼에는 네 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포럼의 스타트를 끊은 연사는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안무가 '엠마누엘 미카엘 사누'였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노들에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예술의 기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제가 살았던 부르키나파소의 '만딩' 문화에서는 모든 사람이 예술 속에서 살고 있어요. 엄마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이 리듬과 흥을 가지고 있었죠.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춤을 추시기 때문에 우리의 몸속에는 이것이 녹아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큰 원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엠마누얼 사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 쿨레 칸 )가  ‘얼굴을 마주하고  Face to Face’ 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엠마누얼 사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 쿨레 칸 )가 ‘얼굴을 마주하고 Face to Face’ 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이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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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것을 '만딩 문화'라고 불렀다. 더욱이 한국의 것과 조국의 경험이 비슷하단다. 이들의 공통점을 이야기한 그는 춤을 발전시켜 얼굴과 얼굴을 마주치며 함께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춤을 추면 서로의 에너지와 영혼을 느낄 수 있고 그 사람이 가진 에너지를 함께 나누게 된다고 전했다. 그렇게 시작한 첫 번째 강연의 제목은 '자존과 독립을 위해 지금 여기에서 춤추기'라는 부제가 붙은 <얼굴을 마주하고(Face to Face)>다.

"처음에는 진행자와 참여자, 일대일 구조로 시작했어요. 진행자의 움직임을 참여자가 따라하는 방식은 쉽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진행자가 어떤 춤을 추든, 신경 쓰는 분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반대로, 진행자가 참여자의 움직임을 따라 췄어요. 우리는 서로의 몸짓을 따라 추며 관계를 맺기 시작했고, 1년쯤 진행하고 나니 어느 정도 다들 익숙해졌어요. 이후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 구조를 시도했습니다.진행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자신이 함께 춤추고 싶은 사람을 원 안으로 초대하는 것이지요."

그는 이 행사에 세 번씩이나 초대받은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움직임이 즉흥적으로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통 자신의 고유한 춤 스타일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스타일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다시 진행자와 참여자가 춤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수업의 의미는 철저하게 '자립'에 포커싱을 두고 있다.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면 스스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적극적으로 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엠마누엘 사누는 스스로 이것을 예술의 기본 태도라 불렀다. 춤의 순기능이 "당신이 사회에서 누군가를 보고 싶지 않다해도 춤을 출 때는 그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춤을 추게 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안무가로서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교감하는 예술의 효과에 대해서 역설했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가길 바라는 교감의 첫 번재 요소로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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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시사 월간지 <문화+서울>의 편집장으로, 매주마다 한겨레 신문에 '주간추천 전시/공연'과 '사람in예술' 코너에서 글을 쓰고 있다. https://bit.ly/2M2J5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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