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지방선거장애인연대 주최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정책 토론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지방선거장애인연대 주최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정책 토론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2010년 6월 2일로 지방자치선거가 예고되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1월 31일 서울시장 후보로 노회찬 대표를 선출하였다. 이때 그는 다소 조급했던 것 같다.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안팎으로 뭇매를 맞고 이미지에도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노회찬은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①공공보육 ②평등한 교육 ③정보 기본권 ④안정된 일자리 ⑤주거안정 ⑥생태 서울 ⑦따뜻한 노후를 약속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를 천명하였다.

서울시민 여러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 많은 분들의 지지가 있었습니다. 경제를 살려 달라는 일념으로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 시민들의 삶은 오히려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을 있게 한 가장 큰 자산은 서울시장 재임의 경험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업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청계천 복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전국을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청계천처럼 강과 하천의 바닥을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부어 강을 바꿔 놓으면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명분도 실리도 없고, 환경만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60%가 넘는 국민이 반대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부자 감세로 인해 가뜩이나 열악한 시민들의 생활은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3년간 22조 낭비, 부자 감세로 5년간 90조 세수 축소 등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의 서민 복지를 근본적으로 파탄내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복지의 근간까지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그에 더해, 광우병 파동, 미디어법 개악, 금산분리 완화, 용산참사, 비판적 언론인 탄압까지 민주주의 후퇴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하루빨리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주석 4)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저녁 서울 명동입구에서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며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저녁 서울 명동입구에서 마지막 선거유세를 하며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노회찬은 진정으로 서울시장을 맡으면 잘해보고 싶었다. 여러달 동안 가꾸고 다듬은 선거 공약을 발표하고, 출마 선언문 말미에는 다음의 내용을 담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서울시민 여러분, 지금까지 서울의 역사는 서울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존재해 온 것이 아니라, 서울의 외형 성장 그 자체를 위해 서울 시민들이 희생해 온 역사였습니다. 서울 시민들은 끝없는 전쟁 속에 자신을 내맡겨야만 했습니다. 이제는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울을 위해 존재하는 서울 시민이 아니라, 서울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2012년이 아니라, 2010년부터 서울에서 정권 교체를 시작하겠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로운 복지 서울, 진보 서울을 만드는 데 많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주석 5)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한명숙 민주당 후보,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지방선거장애인연대 주최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정책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한명숙 민주당 후보,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지방선거장애인연대 주최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정책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민주당 한명숙 후보로 압축되고, 개표 결과 한명숙이 오세훈에게 불과 4천여 표, 0.6%로 패배했다. 노회찬이 14만여 표 3.3% 득표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사퇴 및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회찬을 집중 비난했다.

노회찬의 아픔은 컸다.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키게 된 책임의 일부를 뒤집어쓴 것이다. 진보신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의 실정을 평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진보신당은 한 후보나 민주당과는 엄연히 다른 정치를 추구해왔기 때문에 진보당 탓으로 돌리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노회찬은 개인 성명을 통해 "내가 얻은 표는 개인에 대한 지지표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도 심판해야겠지만 '민주당도 어떤 책임을 물을 대상'이라는 생각이 분명한 분들의 표"라며, 단일후보 무산의 책임에 대해서도 "한 후보 쪽도 단일화를 위해 협상하자는 제안이 일절 없었다"고 저간의 사정을 공개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19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당선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19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당선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6ㆍ2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은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22명을 당선시켰으며, 광역 비례대표 득표율은 3.3%를 기록하면서 발전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노회찬은 적지 않은 데미지를 안게되고, 민주당 측으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의 대상이 되었다.


주석
4> 『노회찬, 함께 꾸는 꿈』, 85쪽.
5> 앞의 책, 95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진보의_아이콘_노회찬_평전, #노회찬, #노회찬평전, #한명숙, #오세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지식인 134인 시국선언' 주도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