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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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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여당에서 '경제청문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추가경정예산안(아래 추경)을 심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예상대로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요구가 이날 예상됐던 여야 3당 교섭단체의 국회 정상화 최종 담판의 결정적 변수로 남은 셈이다.

앞서 국회 정상화 협상의 쟁점이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문제는 "연장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로 잠정 합의된 바 있다. 다만 협상 막판 제기된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요구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는 상황이다.

"땜질추경보다 경제청문회가 우선... 결코 이대로는 통과 못 시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제위기 원인 진단이 시급하다. 정권 추경이 아닌 국민 추경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선(先) 경제청문회-후(後) 추경 심사' 입장을 밝혔다. 미리 마련된 연단엔 "'땜질추경'보다 '경제폭망 경제청문회'가 우선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이 붙었다.

그는 "정부·여당은 예산심의권이라는 헌법상 고유의 권한을 가진 국회를 여전히 은행 창구 정도로 여기고 있다"며 "추경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수단이다. 애초 재해재난 복구와 민생 해결,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에 맞게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국회에 제출된) 추경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재해재난 예산도, 경기 부양도 없다"며 "국민 여러분들의 삶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정권 안위를 챙기기 위한 추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코 이대로는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으로 인해 '증세 폭탄'이 현실화 될 것이고, 설사 추경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박근혜 정부 4년 간 증액된 예산규모가 추경까지 포함해서 총 87조 원인데 문재인 정권은 출범 2년 만에 벌써 (예산규모) 90조 원을 넘겼다. 재정 포퓰리즘의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그나마 호조세를 유지하던 세수마저 적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정권이 재정 중독을 끊지 못하면 증세폭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추경 편성액인) 4조5000억 원이 모두 경기부양에 쓰이더라도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은 고작 0.03%p 수준인데 (정부·여당은) 추경이 안 돼서 경제가 어려운 것처럼 왜곡했다"며 "이런 추경을 통과시키는 것은 국회로서, 국민의 대표로서 직무유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와 오늘 아침에도 접촉... 답 기다리고 있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 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며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나면, 그때는 여야가 어떤 성격의 추경이 필요한 지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야 간 정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득주도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정부·여당 아니었나. 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며 "자신이 있다면 청문회부터 먼저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그 다음에 추경심사에 돌입하자"고 요구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 파트너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거론하면서는 "부디 진정어린 결단을 내려주시라. 이인영 대표의 진심을 믿겠다"고 압박했다.

그는 호소문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경제청문회에는)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와 정부 라인, 그리고 증인으로는 전문가와 현장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일선에 있는 분들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여당 뿐 아니라 청와대의 답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나 원내대표는 이것이 마지막 제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민주당에서는 민생살리기 법안보다 추경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청문회라든가 등의 논의를 같이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인영 대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늘 중 이인영 원내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제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접촉했고 오늘 아침에도 접촉했다. 지금은 기다리는 중"이라며 자신은 이미 최종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당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고 다른 야당들과 함께 단독국회를 소집할 경우 대책을 묻는 질문엔 "오늘까지 (합의가) 안 되면 저희도 여러 가지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