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경기장에 모인 FC서울 팬들의 모습.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경기장에 모인 FC서울 팬들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에서 웃은 팀은 FC서울(아래 서울)이었다.

서울은 16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6라운드 수원 삼성(아래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페시치, 오스마르의 멀티골에 힘입어 수원을 4-2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승점을 34점까지 더하며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 함께 3강 체제를 확고히 했다. 또한 동시에 2015년 4월 18일 이후 이어진 수원과의 슈퍼매치 무패행진을 15경기로 늘렸다. 수원은 4년 넘게 리그에서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달 5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두 팀은 치열한 승부를 펼친 바 있다. 두 팀은 1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에서도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전반 10분 서울의 오스마르가 선제골을 기록하자 수원은 5분 뒤인 전반 15분 한의권의 동점골로 맞대응했다. 그러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승부를 펼쳤다. 그렇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던 승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후반전 서울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최성근의 부상, 수원에 '큰 타격'

이날 수원은 전반전 중원 싸움에서 서울에 우위를 가져가며 막상막하의 전반전을 펼칠 수 있었다. 최성근이 후방에서 수비를 보호하며 서울의 공격을 적재 적소에 차단했다. 사리치는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폭넓게 움직였다. 그러면서 사리치는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잡고 한의권의 동점골을 도우며 맹활약했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가 득점한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가 득점한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전반 28분 최성근의 부상이 결국 후반전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고요한에게 밀린 최성근은 볼을 캐치하러 달려온 노동건 골키퍼의 무릎에 복부를 가격당하면서 쓰러졌다. 충격의 후유증으로 최성근은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타가트와 교체아웃됐고,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활약할 수 없었다.

그리고 최성근의 교체아웃은 수원에 큰 불행으로 닥쳐왔다. 최성근을 대신해 타가트가 교체투입되면서 수원의 무게 중심은 공격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중원에서 팀 밸런스를 잡아주던 사리치가 후방 쪽으로 내려가 경기에 임하게됐다. 전체적인 수원의 공수 간격이 벌어졌고 사리치, 염기훈이 포진한 중원은 기동력이 저하됐다. 이로 인해 서울과의 중원 싸움에서 수원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타가트와 데얀이 후반 초반 득점 기회를 잡아가면서 수원에 희망이 보이는가 싶었다. 하지만 두 차례의 기회를 놓치자 서울의 반격이 시작됐다. 정현철의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고요한과 알리바예프가 슈팅 기회를 만들며 수원의 골문을 노렸다.

결국 후반 15분 서울의 역전골이 나왔다. 중원에서 사리치의 볼을 윤종규가 커트해내자 알리바예프가 벌어진 공간으로 침투했다. 윤종규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이를 놓치지 않고 알리바예프에게 볼을 내줬다. 알리바예프-고요한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페시치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역전골을 터뜨렸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서울 오스마르가 득점한 후 박주영(왼쪽)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서울 오스마르가 득점한 후 박주영(왼쪽)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33분 오스마르의 세 번째 골까지 터지면서 경기는 완전히 서울 쪽으로 기울어졌다. 이 상황에서 또다시 두 번째 골과 유사한 장면으로 골이 나왔다. 후반 35분 알리바예프가 중원에서 상대의 압박을 이겨낸 이후 드리블을 시도했고,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던 페시치에게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이를 놓치지 않은 페시치는 승부를 결정짓는 4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굳혔다.

결과적으로 최성근의 교체아웃은 수원에 악재로 작용했다. 최성근의 교체아웃과 동시에 수원은 중원에서의 느슨한 압박으로 알리바예프를 비롯해 고요한, 정현철에게 슈팅 기회를 헌납했다. 이 때문에 수원은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최성근의 이탈로 앞선에서 수비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자 수원의 수비진은 후반전에만 무려 3골을 허용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의 모습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페시치와 데얀의 대결, 페시치가 웃었다

페시치와 데얀. 두 선수는 서울의 현재 공격을 이끌고 있고, 과거 서울의 공격을 이끈 용병이다. 2008년 서울에 입단한 데얀은 중국 무대로 떠나기 전인 2013시즌까지 활약하며 매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시즌 연속 K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서울의 2차례 리그 우승과 ACL 준우승을 이끄는 등 명실상부 서울의 레전드 용병이었다.

데얀은 중국에서 2시즌간 활약한 이후 서울로 복귀한 2016년부터 2017년까지도 여전한 골감각을 과시하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30대 중반이 넘은 나이와 서울의 리빌딩 작업으로 인해 서울을 떠나야만 했다.

데얀이 서울을 떠난 지난 시즌 서울의 공격진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데얀의 대체자로 영입된 에반드로, 안델손, 마티치는 데얀이 기록한 득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득점력을 보여줬다. 이들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고, 결국 서울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상황 끝에 힘겹게 잔류했다.

그리고 2019시즌을 앞둔 서울의 과제는 용병 공격수 영입이었다. 서울은 우여곡절 끝에 페시치를 영입했다. 시즌 초반에는 적응 문제로 교체로 출전하는 빈도가 잦았던 페시치는 4월 들어 본격적으로 선발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4월에만 4골을 기록하며 빠르게 팀에 녹아든 페시치는 지난달 열린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선 부상으로 결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페시치는 5월에도 3골을 기록하며 리그 개막 두 달 만에 7골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영입이었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16일 처음으로 치른 수원과의 슈퍼매치. 과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던 데얀과의 맞대결로 또 다른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전반전의 페시치는 수원의 수비진을 뚫지 못하면서 측면 쪽으로 빠져서 플레이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서울 페시치 선수의 모습.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서울 페시치 선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전에 접어들자 페시치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최성근의 부상으로 수원의 중원과 수비진에 균열이 생기자 페시치는 이를 놓치지 않고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라인브레이킹 능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수원의 수비진을 뚫고 2골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데얀은 선발로 출전했지만 한 차례 골대를 맞춘 것 외엔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다가 후반 23분 교체아웃되었다. 그렇기에 페시치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있었다.

페시치는 이날 멀티골을 기록했다. 페시치는 올 시즌 리그 9골을 기록하며 8골을 기록하고 있는 김신욱을 제치고 리그 득점랭킹 선두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페시치의 멀티골은 데얀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페시치의 활약은 이제 서울 팬들에게 데얀의 그림자를 확실하게 지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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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수원삼성 슈퍼매치 페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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