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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자들이 낸 용기의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제보의 대상이 된 이들은 제보자를 향해 날카로운 칼을 휘두른다. 색출된 공익제보자들은 이들에 맞서 수년간 외롭게 홀로 싸워야 했다. 이들의 용기로 수년간 감춰진 추악한 비리들이 세상에 드러났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의 삶은 이미 망가진 지 오래. 이들의 삶을 추적해본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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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로 부끄럽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익제보 이후 제 삶은 망가져버렸습니다."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제1호 법정. 피고인석에서 최후진술을 하던 한 남성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남성의 변호인 역시 최후변론을 이어가지 못했고 이날 다른 재판으로 법정을 찾은 시민들도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쳤다. 순간 숙연해진 법정 안, 그리고 피고인 전형진. 그는 왜 피고인석에 서게 된 걸까?

"회사의 비위행위에 대해 수차례 회의시간에 지적을 했습니다. 하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양심을 져버리고 침묵할 수 없어서, 그래서 공익제보를 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6년, 깨끗한나라(주) 자회사인 보노아에 입사한 전형진씨. 누구보다 회사 일에 열정을 가졌던 그는 입사 1년 뒤 회사의 각종 비위들을 관계기관에 고발했다. 잘못된 일을 보고도 못 본척할 수 없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실제 전씨는 지난 2018년 2월과 4월, 보노아의 무단폐수방류, 제조기록서 및 위생물 실험일지 조작 등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침해한 회사의 위법행위를 알린 내부고발자, 즉 공익제보자였다.

전씨의 제보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충북도는 보노아가 지난 2017년 9월 제조기록서와 위생물 실험일지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적발하고, 그해 8월 제조업무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또 보노아는 식약처 처분이 있기 전인 지난해 5월, 이번엔 오폐수를 산업단지 내 공공 폐수처리시설에 무단방류해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기도 했다.

공익제보 했더니 대가는 고소장?

이외에도 그는 2018년 5월, 회사의 법정근로시간초과, 연장근로수당미지급, CCTV근로감시 행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이를 통해 공장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도 했다.

그를 통해 그동안 감춰진 보노아의 불법행위들이 시민들에게 알려졌고 지역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결국 전씨는 회사에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었다. 그 용기의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전씨가 고용노동부에 보노아의 불법행위를 고발한 뒤 불과 2~3개월 만에 회사는 국내 굴지의 대형로펌 '법무법인 광장'을 고소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후 보노아는 그를 사전자기록변작 및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피고소인(전형진)이 2017년 10월4일, 회사(보노아) 사무실에서 ○○○의 업무용 컴퓨터를 이용해 ○○○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 새콤매니저에 로그인한 후 2017년 2월25일부터 2017년 9월30일까지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허위로 입력한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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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에 해고까지 생계유지 막막해"

전씨가 회사 근태관리시스템에 무단으로 접속, 188일에 달하는 출퇴근 기록을 불법적으로 수정했다는 것.

사측의 고소로, 전씨는 고소장이 접수된 이후 지금까지 11개월간 검찰과 법원을 들락거리며 피고인의 삶을 살고 있다. 고소와 함께 지난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그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돼 생계유지도 막막한 처지에 놓였다.

청주노동인권센터의 법률지원으로 회사와 법정싸움에 나섰지만 전씨가 받은 상처는 크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수개월째 약물 복용까지 하고 있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든 상황.

전씨는 "아이들과 아내에게 미안하다. 회사에 해고를 당하면서 10개월 넘도록 벌이가 끊긴 상황이다"라며 "고소까지 당해 법정을 들락거리니 다른 회사에도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몸과 마음은 모두 망가졌고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부고발 이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공익제보자 전형진씨. 그는 정말 회사가 제출한 고소장대로 자신의 근태기록을 불법적으로 조작해 부당이익을 챙긴 범죄자일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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