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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출판사에서 만드는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
 보리출판사에서 만드는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
ⓒ 보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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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이들이 보내주는 그림을 표지로 만드는 걸 포기 못 할 것 같아요. 딱 보시면 직접 참여한 느낌이 나는 잡지, 함께 만들어가는 잡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어린이가 직접 그린 그림 표지가 인상적이다. <개똥이네 놀이터>는 벌써 7년째 독자의 그림으로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보리출판사의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는 2005년 12월에 창간해 지금까지 아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잡지에는 어린이에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 주려는 보리출판사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쉽고 즐기며 읽을 수 있도록 동식물, 만화, 놀이, 요리, 동화, 친구 등의 내용을 다룬다. 지난 5월 말 <개똥이네 놀이터>를 만드는 김누리 편집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똥이네 놀이터>를 만드는 김누리 편집장
 <개똥이네 놀이터>를 만드는 김누리 편집장
ⓒ 백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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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우리 잡지의 가장 큰 매력은 독자들이 또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나랑 동갑인 친구가 이런 생각을 하네?', '이런 만화도 그리네?' 하는 거죠. 실제로 어린이 독자들이 잡지를 읽을 때 독자 참여 부분을 가장 먼저 본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내가 보낸 작품이 잡지에 실렸는지를 확인하는 거죠."

- 아이들의 참여가 많은데 한 달에 몇 건 정도의 편지를 받으시나요?
"<개똥이네 놀이터>에는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표지도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꾸미고 있고, 자신만의 레시피, 그림 소개, 창작 만화, 고민 상담 등의 독자 참여 코너도 있죠. 가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써서 보낸 친구들의 글은 페이지 하단에 이름과 함께 한 줄씩 작게 들어가기도 해요. 이렇게 사소한 편지글까지 포함하면 매달 100건 넘게 받는 것 같아요. 편지를 읽다 보면 아이들마다 주력 분야가 달라서 재밌어요. 어떤 아이들은 표지 그림만 계속 보내주고, 만화만 계속 그리는 아이도 있고, 매월 감상평을 써서 보내주는 아이들도 있어요."

<개똥이네 놀이터>는 매월 다른 주제로 꾸며진다. 표지도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을 선택해 장식하는데, 안타깝게 표지에 오르지 못한 그림들은 따로 코너를 만들어 최대한 많은 그림을 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표지에 그림이 올라가지 못해 속상한 어린이 독자들은 '어떻게 하면 표지에 실릴 수 있나요?', '제가 더 잘 그린 것 같은데 왜 저는 표지에 못 올라갔나요?'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김누리 편집장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모든 그림을 다 실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분량의 제한 탓에 일부만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 지역마다 아이들의 사연이 차이가 있나요?
"아이들마다 사연이 다르긴 하지만 이걸 굳이 지역의 차이라고 보고 싶지는 않아요. 아이들은 본인이 보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얘기해 줘요. 시골에 사는 친구는 자신의 텃밭 이야기를 보내주고, 바닷가에 사는 아이는 바닷가 생물들에 대한 얘기를 해줘요. 사는 환경에 따라 일상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각자 다른 이야기를 보내주는 거죠."

- 일을 하면서 뿌듯했던 점이 있으신가요?
"<개똥이네 놀이터>를 만드는 편집부서에는 4명의 에디터와 3명의 디자이너가 있어요. 독자들이 보내오는 엽서에 '~코너 재밌어요', '이번 글 너무 좋아요'와 같은 글을 써주는데, 자신이 담당하는 코너의 이름이 나오면 굉장히 기뻐해요. 가끔은 아이들이 '여기 이 페이지에 뭐가 틀린 것 같아요', '이건 잘못된 거 아닌가요?'와 같이 지적하는 글을 보내줄 때도 상처받거나 기분이 나쁘기보다는 아이들이 정말 꼼꼼하게 잡지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뿌듯해요.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개똥이네 놀이터>는 외래어와 한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 막 글을 배운 아이들이 읽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끔 쉽게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출판사 보리가 가지는 교육철학이나 분위기에 맞게 이슈를 정하고 글을 선정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아이들은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상업성이 짙은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이다. 실제로 폭력적인 사연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보리가 가지는 교육철학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들은 잡지에 싣지 않고 있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적인 부분, 지금은 많이 사라져가지만 아이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부분들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싶어요."

- 잡지 기획은 어떻게 구성하나요?
"연재코너는 작가를 믿고 100% 맡기는 경우도 있고, 편집팀이 추가적인 정보를 찾아서 그 기획을 완성시키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세밀화가 포함된 코너는 몇 달 전에 기획을 끝내 놓고 작업 마감 기간을 넉넉하게 잡아요. 아이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코너는 월말에 몰아서 한 번에 마감해요.

참여코너를 제외한 부분의 마감을 서둘러 끝내놓고 본격적으로 편지를 뜯어보기 시작하죠. 대부분은 우편을 통해 아이들의 작품과 그림을 받고 있지만, 가끔은 인터넷으로 파일을 받기도 해요. 받는 양이 많다 보니 마감 기간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 잡지를 만들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어린이 잡지를 만들려면 그 친구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어른들이 만든다고 해서 어른들의 시선으로만 보고 가르치려고만 하면 잡지가 재미없게 느껴지겠죠? 에디터는 20대부터 40대의 어른인데 아이들의 시선에 맞추다 보니 진짜 다들 애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보리에서는 어린이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일 년에 두 번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5월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책잔치에서 보리출판사는 '꽁보리 책잔치 마당'을 개최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책과 함께 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한 잡지 창간달인 12월에는 잡지 연재에 참여하는 작가와 만화가들을 초대해 어린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낸다.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것만큼 어린이들과 시선을 맞추기 좋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어렸을 때부터 잡지를 보고 자라 벌써 성인이 된 구독자도 있을 것 같아요. 몇 년 전 10주년 특집호를 기획하면서 2005년 12월 창간호 구독자들에게 연락을 했어요. 이젠 대학생이 되었거나 직장을 다니고 있더라고요. 다들 잡지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즐거운 추억이라고 말해주셨어요. 에디터로서 뿌듯했죠."

-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우리 잡지뿐만 아니라 잡지 시장 전체 규모가 작아지고 있어요. 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꾸준히 잡지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출판사에서 그만큼 이 잡지에 깊은 뜻을 담았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다방면으로 지식을 전하고 키워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만든 잡지이기에 꾸준히 그 뜻을 계속 이어나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우리는 공부하자는 말을 안 해요. 표지에도 '놀자. 하자. 웃자.'라고 적었어요. 잡지를 읽을 때만큼은 아이들이 공부 대신 놀고, 하고, 웃기를 바라요. 그래서 좋아해 주는 게 아닐까요?"

- 앞으로의 방향과 목표가 있다면요?
"좋은 그림과 유익한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죠. 요즘 어린이 문화는 지나치게 상업적이어서 장난감이 없으면 놀 줄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우리 독자들은 <개똥이네 놀이터>를 보고 요리를 하거나 주변 동식물을 관찰하는 등 직접 놀거리와 생각거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가 가진 목표예요."
 
 <개똥이네 놀이터>구독자들이 보내온 메시지
 <개똥이네 놀이터>구독자들이 보내온 메시지
ⓒ 백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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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달 내내 개똥이네 잡지만 기다려. 너무너무 재밌거든."
"개똥이네 놀이터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어."


보리 출판사 입구에 걸려 있는 대형 현수막에는 아이들의 손글씨가 적혀 있다. 실제 아이들이 편지에 써준 손글씨를 그대로 스캔해 현수막으로 제작한 것이다. 아이들이 정성스레 보내주는 말 한마디가 잡지를 만드는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개똥이네 놀이터는 보리출판사와 전국의 어린이들이 함께 만드는 잡지다.

덧붙이는 글 | 글 : 백하연, 이정아, 조혜미, 조희신
사진 : 백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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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은경의 그림책 편지',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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