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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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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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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서울 중구 세운상가 재개발 예정지에서 발견된 문화재를 보존하지 않기로 하자, 문화재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밀실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내 세운 3구역 일부(3-1, 3-4, 3-5구역)에서 발견된 조선 시대 유적에 대해 '기록보존' 방침을 정했다. 기록보존이란 발굴 문화재에 대해 보존할 가치가 없다는 결정이다.

문화재 보존 단계는 현지보존과 이전보존, 기록보존이 있다. 현지 보존과 이전 보존은 해당 문화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하지만 기록 보존은 '문화재가 이곳에 있었다'는 기록만 남기고, 철거해도 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해당 발굴지에선 조선 전기, 임진왜란 전후, 일제 강점기 등 총 3개의 문화층(아래 지층)이 발견됐다. '조선 전기 시대' 지층에서는 수로(물길)와 목주열(나무기둥), 분청사기 조각, 소뼈와 배설물 등이 발견됐고, '임진왜란 전후'와 '일제 강점기' 지층에서는 건물지 흔적이 나왔다. 한양도성 건축 공정을 수행하는 공방 등 생활 유적으로 추정된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세운 3구역 문화재, 기록만 남기고 철거 결정..전문가 회의서 결정

이 문화재들의 보존 가치가 없다는 것은 문화재청이 선정한 외부 전문가 3명의 결정이었다. 이들은 5월 31일과 6월 18일 두 차례 전문가 검토 회의에서 학술자문회의 보고서 등을 검토해, '기록 보존' 의견을 냈다. 문화재청은 이 의견을 받아들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남은 상태로는 현지 보존할 만큼 뚜렷한 (문화재) 유적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전문가검토회의에서도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줄 문화 유산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시행자에게 발굴조사 유적에 대한 완료 통보를 할 예정"이라며 "자연과학적 분석 등 추가 조사를 통해 해당 구역 문화재에 대한 정식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평가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외부 전문가 3명의 이름과 평가점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화재청 결정에 따라 이 지역에서 발견된 문화재는 조만간 철거될 운명에 놓였다. 문화재를 보존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예정된 아파트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건립될 예정인 '힐스테이트 세운'은 최고 27층, 총 998가구(일반 분양 899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2022년 입주 예정이다. 현재 재개발 사업시행자가 분양가와 분양 일정을 두고 막바지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몇몇만 들어가 결정, 인정 못한다"

 
 을지로 세운공구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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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문화재 전문가들과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 시민단체는 문화재청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발굴 조사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도 않았고, 문화재전문가 3명의 판단에 보존 여부를 맡긴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함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문화재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몇몇 사람들만 들어가서 보존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안 그래도 곳곳에서 문화재 위원들의 짬짜미가 문제가 되는데, 이런 결정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함 소장은 "그 유물이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공개 검증 과정을 거친 뒤 바람직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는 "문화재에 대한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는 문화재청과 서울시를 상대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문화재를 보호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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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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