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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앞의 섬, 무의도.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반드시 배를 타고 건너야만 하는 '섬'이었다. 하지만 연도교가 인천과 무의도를 연결하면서 뭍과 섬은 한 몸이 됐다.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의 호젓함은 없지만,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볍게 떠났다가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올 수 있는 친근한 섬이 됐다.

즐길 거리 가득한, 부담 없는 '섬'
 
무의도 안에서 만나는 또 다른 다리. 호룡곡산에서 바라본 하나개해수욕장의 해상관광탐방로. ⓒ 최준근 자유사진가
 
무의도는 해수욕과 산행을 함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섬이다. 그런 까닭에 등산복 차림을 한 여행자를 바닷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뿐인가. 낚시와 조개 잡기도 할 수 있고 영화 촬영 세트장도 있어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성하다. 덕분에 무의도를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잠진도 선착장은 늘 붐볐다. 

사진 두어 장 찍으면 배가 벌써 도착했다고 말할 정도로 섬이라 하기에 민망할 만큼 무의도는 땅과 가까웠다. 그래도 배를 이용해야 섬에 도착할 수 있었고, 주말마다 잠진도 선착장 주변에서는 배편 티켓을 먼저 확보하려는 아빠들의 전력 질주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볍게 주섬주섬 짐을 챙겨 아무 때나 훌쩍 떠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나들이 코스가 됐다.

잠진도 선착장을 지나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지난 4월 30일 임시 개통한 무의 연도교가 눈에 들어온다. 다리에 들어서는 순간, 다리 위의 숫자가 바뀐다. '입도 차량 413'. 섬을 드나드는 차량이 자동으로 카운트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900대 미만으로 차량이 통제된다. 연도교 아래에는 밀려드는 차량을 위한 임시 주차장 공사가 한창이고, 섬 곳곳에서도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담하고 깨끗한 백사장의 '실미도'
 
무의대교 입구. 섬을 드나드는 차량이 카운트된다. ⓒ 최준근 자유사진가
 
무의도 첫발자국은 대개 실미 해변에서 찍게 된다. 선착장에서 하나개와 실미로 나뉘는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두어 개 넘으니 곧장 바다가 눈 안에 들어찼다. 포구에서 1km도 채 안 될 것 같은 가까운 곳에 실미 해수욕장이 있다.

'큰무리'라고도 불리는 실미 해수욕장은 작은 모래 언덕을 사이에 두고 크고 작은 해변 두 개가 나란히 이어져 있어 인상적이다. 실미 해변은 푸른 해송을 배경으로 깨끗한 백사장이 아름답게 펼쳐져 바다와 숲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해변의 송림은 한낮에도 햇살 한 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실미 해변 앞에는 무인도인 실미도가 코앞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섬으로 가는 길은 물이 빠져야 드러난다. 바닷길이 열리면 그야말로 살아 있는 갯벌이 생긴다. 

저 멀리 바닷물에 털썩 주저앉아 바다와 하나가 된 아이들의 모습이 앙증맞다.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이 청량하다. 

"영종도에 살아요. 그동안 여기 오려면 1시간을 예상해야 했는데, 오늘은 다리 건너오니까 20분 정도 걸렸네요. 예전에는 1박을 계획하고 왔다면 이제는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올 수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곳 해변을 자주 찾았다는 진성호(37)씨는 소나무가 우거진 실미 해변이 아이들 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하나개'
 
실미해수욕장. ⓒ 최준근 자유사진가

무의도 선착장에서 하나개 해수욕장에 이르는 길은 호젓한 산길이다. 차로 오르락내리락 10여 분을 가다 보면 어김없이 운치 만점의 구름다리를 만난다. 무의도에 있는 두 개의 산인 호룡곡산(246m)과 국사봉(230m)을 이어주는 다리다. 끝이 없을 것처럼 계속되던 산길은 바다에 도착해서야 끝이 난다. 

푸른 해송을 배경으로 깨끗한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하나개 해수욕장은 바다와 숲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로도 명성이 높았던 하나개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방갈로 수십 동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고운 백사장을 가진 하나개 해수욕장은 '큰 개펄'이라는 이름답게 썰물 때가 되면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의 넓은 갯벌이 드러나기도 한다. 해수욕뿐 아니라 짚라인(Zipline)도 설치돼 레포츠를 즐기는 이도 많다. 해수욕장 왼쪽,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를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서면 탄성이 터져나온다. 

지난해 6월 개통한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를 통해 바다 위를 걸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550m의 탐방로는 파도가 호룡곡산의 절벽을 만나 부서지는 밀물 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다 위를 걸으며 주상절리와 기암괴석 등 챙겨 볼 것도 많다. 모양에 따라 사자바위, 소나무의 기개, 만물상, 해식동굴 등 호룡곡산의 바위와 절벽에 나름 12경의 이름을 붙여놨다.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는 짚라인, ATV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 최준근 자유사진가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는 짚라인, ATV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 최준근 자유사진가

무의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호룡곡산과 국사봉 등산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호젓하게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호룡곡산이 무난하다. 산길이 완만해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호룡곡산은 서해의 알프스라고 불릴 만큼 고래바위, 마당바위, 부처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서해 전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다. 호룡곡산 정상을 거쳐 구름다리를 지나 국사봉으로 향하는 길은 울창한 원시림과 소나무 군락지, 희귀 식물들과 만나는 여정이다. 

무의도는 해수욕, 조개 잡기, 해상 탐방, 등산, 암벽 등반, 백패킹, 자전거 라이딩, 짚라인, 드라이브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섬이다. 어떤 것을 즐길지 즐거운 고민을 하면서 이번 주말, 훌쩍 떠나보자.

하나 더!

무의도의 광명항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사람과 자전거만 갈 수 있는 인도교에서 바다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소무의도 인도교부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은 8개 구간, 총 2.48km. 서해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타박타박 걸어 '명사의 해변길'까지 가는 1시간 30분은 힐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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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에서 바라본 하나개해수욕장. ⓒ 최준근 자유사진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에서 발행하는 종합 매거진 <굿모닝인천> 6월호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잠진도선착장, #실미도,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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