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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의 송환법 완전 철회 요구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홍콩 시민들의 송환법 완전 철회 요구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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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권 반환 기념일을 맞아 홍콩 시민들이 대규모 집회에 나섰고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를 점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이한 1일 홍콩 시민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55만 명이 참가했으며 대체로 큰 사건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

이들은 경찰이 청사에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해체하고 건물 유리창을 깼다. 지난 6월 12일 송환법 반대 시위 때 무력을 사용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경찰이 이날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오후 9시께 잠정 철수하면서 시위대가 청사 진입에 성공했다.

청사를 점거한 시위대는 일부 시설을 부수거나 스프레이를 사용해 자신들이 요구 사항을 벽에 적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송환법 사태가 벌어지고 시위대가 공공 기관을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앤드루 렁 홍콩 입법회 의장은 성명을 내고 "시위대가 극단적 폭력을 사용하고 청사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 것이 매우 슬프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시위대가 자진해서 나가지 않을 경우 '적절한 물리력'(appropriate force)을 사용하겠다며 경고했던 경찰은 자정이 되자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청사 진입을 시도했고, 결국 시위대가 물러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시위대가 점거한 홍콩 입법화 청사 내부 상황을 전하는 트위터 계정 갈무리.
 시위대가 점거한 홍콩 입법화 청사 내부 상황을 전하는 트위터 계정 갈무리.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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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민들은 홍콩 정부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자 중국이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 송환에 악용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송환법을 주도한 람 행정장관은 시민들의 연이은 대규모 집회에 밀려 결국 지난 6월 15일 법안 추진을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밝히며 사과했으나, 송환법 완전 철회와 행정장관직 사퇴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송환법은 법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법치는 시민과 중국 공산당 사이의 마지막 남은 방화벽"이라고 강조했다. 

22년 전 중국에 홍콩을 반환했던 영국 정부도 이날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홍콩이 중국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라며 시민들을 지지했다. 

태그:#홍콩, #송환법, #캐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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