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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지곡동 549-2번지에 그 카페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비틀스가 있고 멜로디 가르도가 있으며 '짙은'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인디 가수도 있습니다. 여러 단골도 있습니다. '그곳에 그 카페'는 카페 주인과 손님들의 이야기입니다. - 기자말

지인 중에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그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도 나와 친분이 있다. 가끔 만나 얘기를 하다 보면 두 사람 다 자연스럽게 카페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관점의 차이가 그렇게도 클 수 있을까 싶다. 

카페 주인은 주인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할 말도 많고 상대에게 서운한 점도 있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입장과 관점의 차이로 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직원은 카페가 아무리 바빠도 정시에 칼같이 퇴근하죠." 

주인의 말이다. 

"당연한 거 아닌가요? 바쁘다는 이유로 계약 외 시간에 더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죠. 더 한다고 해서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직원의 말이다.

"출근 때 정시에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화장실 다녀온 다음 5분 후에나 일을 시작하면서, 퇴근할 땐 5분 전에 옷 갈아입고 정시에 퇴근하는 건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요?"

"옷 갈아입는 것도 일하는 시간에 포함되는 거죠. 유니폼이 없으면 그런 불필요한 시간 낭비하지도 않을 텐데요."


대수롭지 않은 일을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앞서 언급한 사례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에 깊은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부면들에서 갈등이 생김을 알 수 있다.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할 일을 찾아서 하면 좋으련만 멍 때리고 있거나 핸드폰만 하려고 하니 속 터져요."

"바쁠 때는 현재 직원만으로 힘들어요. 직원을 더 써야 하는데 돈 아끼느라 안 쓰는 거죠. 그 바람에 우리만 고생하는 거죠. 그러니까 좀 한가한 시간에 쉬어야 해요."

"요즘같이 불경기에서는 임차료 내고, 직원 인건비 주기에도 어려워요. 그렇다고 장사 안 된다고 인건비가 적게 드는 것도 아니고요. 어떨 땐 이 고생해서 직원들 먹여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직원이야 장사가 아무리 잘돼도 받는 보수는 똑같고 주인만 돈 버는 거죠. 결국 최저시급 주면서 뽕 빼는 거죠."


카페 주인과 직원이 한 자리에서 대화했다면 큰 싸움이라도 날 것 같았다. 주인은 직원을 먹여 살린다 생각하고, 직원은 주인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조금 깊게 따져보면 둘 다 어렵고 힘든 경우가 많다.

상생은 이상에 불과한 걸까
 
 주인은 직원을 먹여 살린다 생각하고 직원은 주인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조금 깊게 따져보면 둘 다 어렵고 힘든 경우가 많다. (사진은 '알바천국' 광고 스틸컷)
 주인은 직원을 먹여 살린다 생각하고 직원은 주인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조금 깊게 따져보면 둘 다 어렵고 힘든 경우가 많다. (사진은 "알바천국" 광고 스틸컷)
ⓒ 알바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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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에 관한 찬반 논쟁도 뜨겁다.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노동법에도 불구하고, 과연 직원만 약자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의 노동법은 고용주에게 불리하게 제정됐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많다. 

사장과 직원, 이 둘 사이의 불신과 질시를 해소할 순 없을까?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할 수는 없을까? 상생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은 그저 이상에 불과한 것일까? 이미 오랫동안 해 온 고민을 이제 더는 이론적인 것으로만 남겨놓을 수 없다. 그 해법을 찾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원론적인 말이지만 카페 주인은 직원을 1차 고객으로 여겨야 하고 직원은 카페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일해야 한다. 직원을 인간적으로 존중해줄 때 직원도 2차 고객인 손님을 존중하며 친절히 대할 것이다. 

직원은 고객을 대할 때 내 집에 오는 손님처럼 생각해야 한다. 귀중한 손님을 집으로 초대할 때 청소를 깨끗이 하고 상냥한 말투로 맞이하는 것은 기본이다. 무엇보다도 손님이 어떤 기분으로 돌아가게 할 것인지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기분 좋게 카페를 나서는 고객은 그 직원을 인상적으로 기억할 것이다. 

카페에 오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손님들이 직원에 대해 "혹시 가족이에요?" 하고 물어볼 때가 종종 있다. 직원이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에 대해 칭찬을 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직원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연히 직원에 대한 복지를 생각하게 된다.

무단 지각 한 번 하지 않는 직원, 일일이 지시할 필요 없이 능동적으로 일하는 우리 카페 직원이 새삼 고마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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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도시에서 음악감상카페를 경영하는 DJ입니다.

네트워크부 에디터.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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