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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의 우라늄 농축고 상향 발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이란 정부의 우라늄 농축고 상향 발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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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서방 국가들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규정한 우라늄 농축도를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2단계 조처로 현재 3.67%인 우라늄 농축도를 원자력 발전에서 필요한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농축도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란은 지난 5월 8일 1단계 조처로 핵합의에서 규정한 3.67%의 저농축 우라늄과 저장한도 300kg을 초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란은 60일 안으로 유럽이 핵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2단계 조처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고, 기한인 이날까지도 유럽이 이란의 요구 사항인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지 않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란 외무부의 압바스 아락치 차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유럽에 미국의 핵합의 탈퇴로 인한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도록 60일간의 여유를 줬지만, (유럽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이 앞으로도 또 60일 안으로 핵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란도 핵합의 이행 범위를 더 축소하는 3단계 조처를 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말한 3단계 조처로 원심 분리기의 성능 향상을 위한 개조를 전망하고 있다. 

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서방 6개국과 핵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핵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라늄 농축도를 5~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핵무기 제조에 적합한 9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더 빨리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란 "핵합의 지키지 않은 건 미국과 유럽"

유럽은 즉각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영국은 핵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있다"라며 "이란은 즉각 합의 위반을 중단하고 의무사항에 어긋나는 조처를 복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독일 외무부도 "이란이 핵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발동할 경우, 일부 또는 모든 의무사항을 중단할 것'이라는 조항을 들어 우라늄 농축도를 올리는 것은 핵합의 위반이 아니라 이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미국이며, 이에 따른 이란의 경제적 손실을 막지 못한 유럽도 핵합의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BBC는 "이란 핵합의가 체결 4년 만에 종식(ever closer)을 향해 가고 있다"라며 "유럽은 핵합의가 살아있기를 바라지만,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태그:#이란, #도널드 트럼프, #핵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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