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수동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와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7월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강수동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와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7월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홍준표 전 경남지사 때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경남도청 옥상 방송철탑에서 농성을 벌였던 두 노동자가 현 김경수 경남지사 때는 경남도청 마당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요구하며 땅바닥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강수동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와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손팻말에는 "김경수 지사님! 진주, 사천, 남해, 하동, 산청. 60만 도민의 지역거점 책임의료기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약속 꼭 지켜주십시오"라고 적혀 있다.

강 대표와 박 지부장은 지난 2013년 4월 16일부터 23일까지 8일간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경남도청 신관 옥상 방송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당시 철탑에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 유보하라"고 쓴 펼침막을 설치해 놓기도 했다. 강 대표와 박 지부장은 이때 철탑 농성을 포함해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투쟁과 관련해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2013년 진주의료원을 없앴으며, 그 건물은 현재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되고 있다. 도민운동본부와 진주의료원지부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이 아니더라도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계속 투쟁해 오고 있다.

6년 만에 두 노동자가 경남도청 마당에서 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18대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12년 11월 29일 진주의료원의 '보호자 없는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비 걱정을 덜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2013년 5월 26일 진주의료원을 방문하여 "진주의료원 폐업은 잘못됐다.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3일 19대 대선 후보 시절 진주를 방문하여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을 약속했고, 2017년 7월 '공공의료 확충'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2018년 10월 1일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경수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 후보 당시 진주의료원을 방문해 환자와 노동자를 만나고 진주의료원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고, 2014년 4월 10일에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정책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당시 김 지사는 "서부경남 공공의료의 거점병원이 되어야 한다"며 "진주 시민, 도민과 함께 개원 방향을 함께 만들고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을 약속했고, 도정 4개년 계획의 6대 중점과제로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신설'을 채택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2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서부경남 지역에 공공의료가 취약하기에 서부경남은 가능한 공공의료 대폭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진료권 분석과 책임의료기관 확충 방법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7월 안으로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다. 경남도는 '경남 진료권 분석 및 건립후보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7월 18일 최종보고 예정이다.
  
2013년 4월 16일부터 23일 사이,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과 강수동 서부경남공동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경남도청 신관 옥상에 있는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2013년 4월 16일부터 23일 사이,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과 강수동 서부경남공동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경남도청 신관 옥상에 있는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6년 동안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

강수동 대표와 박석용 지부장은 이날 농성과 관련해 낸 입장문을 통해 "6년 전 철탑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두 노동자가 오늘 경남도청 앞마당에서 농성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들은 "'소통과 참여'라는 도정 방침에 따라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다. 애초 정책협약식의 약속이었던 '민·관협의체'에서 후퇴한 '자문단회의'에 참여하여 수차례 진행도 했다. 지속적인 민간병원 지원 주장에도 불구하고 설득과 대안 제시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설립 위치 논란이 일었던 2018년 11월 이후 설립위치에 대한 주장도 자제하고 억제시키며 '설립'의 약속을 믿었고 그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민간병원 지정이 우선순위에서 검토되고 있는 상황을 접하면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을 떠올린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말을 위로삼거나 김경수 지사께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 될 것이다'고 한 말을 믿고 기다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와 박 지부장은 "버스 지나고 나서 손 들어봐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6년을 기다려온 일이 한순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요청사항은 김경수 지사님의 약속 이행이다. 그 약속은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5%밖에 안되는 공공의료를 조금이나마 키우자는 약속이고 그것으로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건강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약속"이라며 "6년 동안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와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다.
 
강수동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7월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강수동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7월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7월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7월 8일 아침부터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진주의료원, #김경수, #홍준표, #강수동, #박석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