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영화 <알라딘> 스틸컷

영화 <알라딘>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알라딘>의 화력이 수그러들지 않고 연일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24일 오전 기준, <알라딘>의 누적 관객 수가 약 1109만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개봉 영화 역대 흥행 21위인 '실미도'의 기록 1108만 명을 넘어선 수치로, 디즈니 실사 영화로 1000만 관객을 넘은 건 <알라딘>이 처음이라고 한다. 과연 20위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기록 1121만 명도 넘을까.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알라딘> 주제곡의 인기도 뜨겁다. 음원차트 멜론을 기준으로 24일 오후 현재 자스민 공주 역의 나오미 스콧이 직접 부른 'Speechless'가 8위,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와 나오미 스콧이 함께 부른 'A Whole New World'가 27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A Whole New World'의 인기는 다소 의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번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Speechless'와 달리, 'A Whole New World'는 애니메이션 주제곡계의 조상님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들려져온 노래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흥행에 힘입은 거겠지만, 이미 다 아는 노래가 흥행을 하는 건 흥미로운 현상처럼 보인다.

진취성과 용기, 의지 느껴진 'A Whole New World'
 
알라딘 영화 <알라딘> 스틸컷

▲ 알라딘 영화 <알라딘> 스틸컷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 버전 원곡이 더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영화 버전이 저의 최애." (pi********)

'이미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이유를 굳이 찾는다면, 위의 한 네티즌의 댓글에 힌트가 있을 것이다. 'A Whole New World'는 많은 버전이 존재하고, 버전마다 부른 가수가 다르다. 노래라는 게 곡 자체의 힘도 힘이지만, 그것을 부른 가창자의 색깔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에 리스너들은 이번 새 버전의 'A Whole New World'를 새로운 노래처럼 들었을 것이다. 

나 역시 전부터 'A Whole New World'를 무척 좋아했는데 메나 마수드와 나오미 스콧이 함께 호흡을 맞춘 이번 실사 영화 버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기존의 'A Whole New World'보다 더 담담하다고 할까? 특히 나오미 스콧이 열연한 진취적인 자스민 공주와 어울리게, 그녀의 가창은 보다 힘차서 좋았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기존의 'A Whole New World' 여성파트 가창은 옥구슬이 구르는 듯한 '공주 같은' 느낌이 강했던 반면 나오미 스콧의 보컬에선 극 중처럼 진취성과 용기, 의지 등이 느껴져서 좋았다. 

가사와 겹쳐 보이는 알라딘과 자스민의 모습
 
 영화 <알라딘>의 한 장면.

영화 <알라딘>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I can show you the world/ Shining, shimmering, splendid/ Tell me, princess, now when did/ You last let your heart decide?"
(전 당신에게 세상을 보여줄 수 있어요/ 반짝거리고 빛나며 눈부신 세상을요/ 말해주세요, 공주님, 언제였나요?/ 마지막으로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결정한 때가)
- 'A Whole New World' 가사 중 


너무 공주스럽게, 여성스럽게 부르는 게 아니라 나오미 스콧처럼 힘 있고 담백하게 부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한 건 'A Whole New World'의 가사 때문이다. 위의 가사에서 보이듯 '마지막으로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결정한 때가 언제였냐'고 공주에게 묻고, 2019년의 자스민 공주는 자기 마음이 원하는 그것을 당당하게 좇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옛날 디즈니 애니의 공주처럼 알라딘이 보여주는 새로운 세상에 마냥 기뻐만 하고 구경만 하는 자스민이 아닌 것이다.  

"A whole new world/ A new fantastic point of view/ No one to tell us 'No'/ Or where to go/ Or say we're only dreaming"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새롭고 환상적인 광경이죠/ 아무도 우리에게 안 된다고 하거나, 어디로 가라고 명령하거나/ 또는 우리가 단지 꿈꾸고 있는 거라고 하지 않아요) - 'A Whole New World' 가사 중 


가사 중에서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누군가의 명령과 억압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것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알라딘과 자스민의 영화 속 모습이 이 가사와 겹쳐진다.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바라보는 그 반짝이고 환상적인 풍경은 다름이 아니라 용기로 반짝거리는 우리 마음속의 광경일 것이다. 
 
 역주행 흥행 중인 <알라딘>의 한 장면

역주행 흥행 중인 <알라딘>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알라딘 AWHOLENEWWORLD OST 나오미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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