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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합창문화를 꽃피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당진시립합창단은 지난 2005년 군립예술단으로 탄생했다. 당시에는 무용단원과 합창단원이 함께했다. 몇 해만에 무용단은 폐지되면서 당진시립예술단은 합창단으로 자리하게 됐다.

사실 당진의 합창문화는 불모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당진시립합창단이 활동을 시작한 이후 10여 개의 합창단이 창단했다. 이전부터 온누리합창단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합창단으로 홀로 피어있는 꽃이었다면 당진시립합창단의 창단 이후에는 합창 문화는 꽃밭을 이뤄갔다고 할 수 있다.
 
당진 문예의 전당 야외공연장 앞에서 당진시립합창단 모습
▲ 당진시립합창단  당진 문예의 전당 야외공연장 앞에서 당진시립합창단 모습
ⓒ 배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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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립합창단 출신의 성악가들은 지역에 새로운 합창단을 창단했고 또 지도했다. 어린 학생들은 합창단을 통해 성악과 합창의 꿈을 키웠고, 직장인들은 일상의 활력을 채워갔다.

현재 당진에는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 당진시민합창단, 엔젤스콰이어, 에듀콰이어, 남사복어린이합창단, 당진시예술소년합창단 등 10곳이 넘는 아마추어 합창단이 있다. 그리고 이 합창단들은 당진시립합창단이 출범한 이후에 생겨났고 이를 이끌고 있는 반가운 얼굴들이 당진시립합창단의 전·현직단원이다.

초창기 단원이자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의 지휘자인 알토 한미경 단원은 처음 합창단이 생겼던 때를 이렇게 떠올렸다.

"당진으로 이사 오고 문예의전당이 생기면서 합창단 공고가 났어요. 사실 당시 군단위에서 합창단이 생긴다는 건 이례적이고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당진에서 적을 두고 활동하는 단원이 되었으니까 당진의 합창 문화 보급을 통해 문화 인프라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소년소녀합창단을 꾸리게 됐죠."

시민들과 지역이 함께 하는 과정에서 아픔도 있었다. 초창기부터 당진시립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4명 중 하나인 강태옥 단원은 학교에서 뮤지컬을 가르치면서 다문화가정합창단의 지휘를 맡아 전국대회 우승을 만들었다.

"농협에서 지원한 다문화사업의 일환으로 다문화가정의 합창단원을 모집해 전국대회를 출전했었죠. 두 번째 출전을 끝으로 아쉽게도 합창단이 없어졌어요. 두 번째 출전이 마지막이 되었지만 단원들이 열심히 해서 전국우승을 해냈어요. 우승을 마지막으로 다문화합창단은 더 이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돼서 많이 아쉬웠지만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계속 합창단을 이끌어 오고 싶었어요."

사실 시립합창단은 아마추어 합창단을 꾸리는 것뿐만 아니라 당진대합창제를 열어 아마추어합창단과 함께하는 합창축제 역시 주관하고 있다. 당진대합창제는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다.

당진대합창제가 생겨난 배경에 대해 테너 강태옥 단원은 "대합창제는 시립합창단과 유대감을 넓히기 위해 만든 합창 축제입니다. 당진에서 가장 오래된 온누리 합창단원들에게 '전문 성악가로 구성된 시립합창단이 탄생할 때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생각 외로 연결고리나 소통하는 게 어려웠다'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렇게 당진대합창제가 탄생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내일은 나아지기를

당진시에서 다양한 합창문화를 이끌고 있는 시립합창단의 지휘자와 단원은 모두 공채로 뽑힌 예술직 공무원이다. 처음 시립합창단원이 되었던 때를 떠올리는 단원들은 음악을 포기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뻤다. 마음껏 나의 목소리를, 우리의 목소리를 시민들과 나눌 수 있을 거라는 마음에 설레였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합창단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단원들은 주 12시간 근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당진시립합창단의 연습 모습
▲ 당진시립합창단 당진시립합창단의 연습 모습
ⓒ 배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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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립합창단은 지휘자와 부지휘자를 제외하고 수석 소프라노 김은나, 차석 소프라노 정선은, 장혜진, 전이화, 김영하, 박승혜, 박희은, 박정미, 김유미, 정은희, 박정연 소프라노와 수석 알토 한미경, 차석 알토 김숙정, 이규인, 박재영, 김수정, 안소윤, 이선희, 인혜리, 김수빈 알토가 여성단원으로 각 파트를 맡고 있다.

남성 단원으로는 수석 테너 송건우, 차석 테너 김준모, 강태옥, 박승환, 이기정, 박명원, 이윤수 테너와 단원장 김경배 베이스, 수석 베이스 강백호, 차석 베이스 조요한, 우재기, 박민성, 강병재 베이스가 각 파트를 맡고 있다. 이들은 올곧이 시립합창단원으로서만 생활을 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합창이라는 예술이 그리고 시립합창단원들이 지역에 기여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버티게 해 주는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다.

테너 이윤수 단원 역시 "예술의 공공성으로 시립합창단이 존재해요. 사실 시립합창단의 전현직 합창단원이 당진의 여러 아마추어 합창단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시에서 제공해야 하는 문화 서비스가 합창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라면서 "단원들은 항상 '공연예술 특공대'라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라요.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셔서 누려야하는 문화적 혜택을 누리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시립합창단이 되고, 당진의 문화 수준을 더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고 말했다.

알토 한미경 단원은 "지역적으로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서 지역예술가들이 활동하기 어려워요. 대부분 성악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도 레슨을 받으러 서울까지 가기도 해요. 작은 바람으로는 시에서 합창단원을 단원으로만 두지 않고 지역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어요. 당진시나 교육청 등 기타 유관기관에서도 당진시의 발전을 위해 시립합창단을 많이 이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마음을 전달했다.

앞으로 시립합창단이 당진시의 프로합창단으로 설자리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시민들과 더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태그:#당진시립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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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당진신문 기자 배길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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