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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송환법 반대 시민들의 총파업과 교통 방대 시위를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홍콩 송환법 반대 시민들의 총파업과 교통 방대 시위를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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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총파업을 단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일 공무원, 회사원, 버스와 항공 노조, 언론인, 예술가 등이 송환법 반대 시위와 더불어 각 분야에서 파업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전철역에서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앉아 출입문을 닫지 못하도록 하면서 운행을 방해하는 시위를 벌였다. 공항으로 향하는 고속철을 비롯해 최소 8개 노선의 전철 운행이 지연됐다. 

이 때문에 전철로 출근하려던 직장인 시민들의 대량 지각 사태가 발생했고,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던 관광객들이 항공편을 놓치는 일도 속출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직원이 출근하지 못해 상점을 열 수 없게 됐다"라면서도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시위대의 모든 평화적 행진은 괜찮다"라고 밝혔다. 

또한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사의 조종사와 승무원 등은 물론이고 공항 관제사들도 집단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하면서 홍콩국제공항의 활주로 일부가 폐쇄되고 230여 편의 항공편이 결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캐리 람 행정장관 "폭력 정당화될 수 없어"... 사퇴는 거부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시민들이 자신의 열망을 표현하기 위해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했고, 다른 시민들의 자유를 무시했다"라며 총파업과 시위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700만 홍콩 시민의 생활을 놓고 도박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라며 "정부에 불만이 있더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어떠한 열망이 있다면 평화로운 방식으로 표출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700만 홍콩 시민의 생활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나와 동료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일축했다.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지난 주말에도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영국으로부터의 홍콩 반환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가 선물한 '골든 보히니아' 동상을 훼손하거나 중국 국기를 바다에 던지며 강한 반중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로 진입하려 하자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가 중국 국기를 바다에 던진 것과 관련해 중련판은 성명을 내고 "국가 주권과 존엄에 대한 도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일국양제(한 국가·두 체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면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 5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서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했으나,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억압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

결국 람 행정장관은 반대 여론에 밀려 법안 추진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 철폐 선언과 경찰 과잉진압에 대한 조사와 처벌,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부와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태그:#홍콩 사태, #캐리 람, #송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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