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 MBC

 
Mnet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투표 조작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기자간담회에서 "프듀X뿐만 아니라 이전에 방송된 시즌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는 경찰 관계자의 육성으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소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하다 보니 앞선 시즌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 2016년 시작된 <프듀> 시리즈의 모든 시즌이 조작 의혹에 휩싸인 셈이다. 게다가 <뉴스데스크>는 경찰이 프듀X의 실제 투표결과와 방송에 나온 표수를 대조해 인위적인 순위 변동에 대한 확인을 사실상 끝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Mnet의 또 다른 인기 경연 프로그램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Mnet이 제작한 상당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2일 경찰의 발표에도 채널을 운영 중인 CJ ENM 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오디션 프로 존립 뒤흔드는 사건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 MBC

 
앞서 <슈스케>와 <쇼미더머니>가 각각 신인 가수, 래퍼 발굴을 담당했다면 <프듀>는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을 직접 결성하고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K팝 산업을 뒤흔들었다. 

시청자에게 '국민 프로듀서'라는 이름을 붙인 뒤, 투표를 독려하고 경연장에도 직접 참석하는 것을 유도했다.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은 결국 프로젝트 그룹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오히려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것도 조작이겠지", "이미 우승은 OOO"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더 이상 사람들은 Mnet이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신뢰하지 않는다. <프듀X> 조작 논란은 결국 오디션 프로 존립 자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되고 만 것이다.

사실상 방송사 소속 가수 양성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 MBC


Mnet은 방송국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각 소속사 연습생들을 동원하고 최단기간에 그룹을 만들어 수익을 추구한다. 대형 기획사도 수년이 걸릴 일을 CJ ENM 및 계열사는 방송이라는 막강한 도구를 등에 업고 불과 몇 달 만에 이뤄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빠르고 눈부신 성과 뒤에는 불편한 지점이 존재한다. CJ ENM은 또 다른 자회사들을 통해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생산된 음원을 배급하고 워너원-아이즈원-엑스원 등의 매니지먼트에도 깊숙히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그룹들이 해외 순회 공연, CF 계약 같은 각종 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의 상당액은 당연히 CJ ENM의 몫이다.

이번 투표 조작 논란이 더욱 비난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프듀> 시리즈가 방송을 매개로 한 특정 기업의 돈벌이 수단에 불과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방송국이 직접 가수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은 명분을 잃고 말았다. 
 
수사 당국 철저한 조사+방송 제작 풍토 변화 있어야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 MBC


지난 7월 19일 <프로듀스X101>이 종영한 이후 한 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프듀X>는 조작 의혹으로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으며 지난 8월 27일 데뷔 앨범을 내고 방송을 시작한 그룹 엑스원 역시 처지는 마찬가지다.

사건의 내막을 상세히 파헤쳐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내기 위해서는 일단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프듀X> 투표 조작 논란은 방송국 및 제작진에게도 더욱 엄격한 윤리관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시청률과 화제성만 높이는 것에 매몰되었던 요즘의 풍토에 경각심을 불어넣는 일이 된 것. 앞으로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걸맞은 책임있는 제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공정성과 투명성을 상실한 방송이 존재해선 곤란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프듀X 프로듀스101 프로듀스X101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