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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폭언… 서포팅 문화로 포장된 폭력들

계속되는 축구계 폭력, 선수들 가슴 멍든다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유럽 축구계가 서포팅 문화로 시끄럽다. 인터 밀란(이하 인테르) 팬들의 인종차별 옹호 발언, 파리 생제르망(이하 파리) 서포터들이 내건 네이마르에 대한 현수막, 첼시와 발렌시아 간의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등장한 인종차별적 응원가 등 유럽 전역이 시끄럽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구는 흔히 전쟁으로 비유되곤 한다. 우리 팀과 맞붙는 상대 팀을 '적'팀으로 부르는 것만 봐도 그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런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경기장의 분위기는 바깥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경기장이라는 공간은 '적'을 상대로 하는 하나의 전쟁터이다.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분위기가 맴돈다. 우리 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부르고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한다. 때론 상대 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야유를 던지기도 한다. 라이벌 팀을 놀리기 위해 특정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 때도 있다.
 
야유는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 사이의 암묵적인 합의라고 볼 수 있다. 야유를 하는 팬들도 야유를 받는 선수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고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흔히 말하는 '선을 넘는' 표현들이다.
 
최근 인종차별을 겪은 인테르의 로멜루 루카쿠 ⓒ 로멜루 루카쿠 개인 인스타그램
 
'선을 넘는' 표현 중 하나는 인종차별이다. 지난 2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 2라운드 칼리아리와 인테르의 경기에서 칼리아리 팬들은 인테르의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를 향해 '원숭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단순한 야유를 넘어 명백한 인종차별적 표현이다. 지난 18일(한국 시간) 첼시와 발렌시아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영국의 한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유대인들을 향한 인종차별적인 구호가 경기장 안에서 들렸다고 한다.

인종차별은 어떠한 해명으로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경기장 안의 '문화'라고 말하기엔 인종차별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이 크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인종차별에 대해 "SAY NO TO RACISM(인종차별에 반대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추가로 논란이 되고 있는 행위는 파리 생제르망(이하 파리) 서포터들이 건 배너이다. 지난 15일(한국 시간) 있었던 '리그1' 5라운드에서 파리는 스트라스부르를 상대로 네이마르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뒀다. 네이마르의 부상 복귀전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경기에서 파리의 서포터들은 "네이마르 아버지, 당신의 아들을 Vila Mimosa(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사창가로 가장 유명한 지역)에 팔아라"라는 배너를 걸었고 경기 내내 네이마르에게 야유를 쏟아냈다. 네이마르가 파리를 떠나려 하는 모습에 팬들이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폭언에 가까운 발언이다.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문구를 배너로 만들어 걸었다는 것은 보다 확실하게 선수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입히려고 하는 모습이다. '선을 넘는' 문구에 대해 많은 축구팬들도 눈살을 찌푸렸다. 네이마르의 행동에 대한 팬들의 서운함은 이해하지만 문구가 과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포팅 문화 안에서도 적정선이 필요하다. 경기장 안이라고 해서 모든 언행이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집단의 힘을 얻은 팬들이 선수 개인에게 가하는 행위가 폭력인지 아닌지에 대해 축구팬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청춘스포츠 10기 심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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