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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맹은 영원하지만은 않았다. 한국전쟁에서 북한을 위해 참전하며 '혈맹'으로 시작한 북중 관계는 수교 70년 동안 가까워지다가도 멀어졌고, 멀어졌다가도 다시 가까워지는 관계를 반복했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으로 불려왔던 북중이 지금은 미국을 두고 서로의 전략적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70년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마주 앉아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북미는 현지 시각으로 4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5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협상을 위한 예비 접촉에 들어갈 예정이다. 5일 실무협상에 앞서 탐색전을 펼치는 것.

중국은 내주(10~11일 예정)에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과의 협상 중 종종 '북한카드'를 매만져 왔다.

미국을 사이에 두고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북중. 그런 두 나라가 오는 6일 수교 70년을 맞는다. 70년 북중 관계의 결정적 장면들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북중 관계를 전망해 본다.

[장면①] 혈맹의 시작, 한국전쟁  
 
 중국군이 나팔을 불며 유엔군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이 나팔을 불며 유엔군 진지를 공격하고 있는 모습.
ⓒ 중국해방군화보사 / 눈빛출판사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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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0월 1일 오후 3시. 마오쩌둥이 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의 수립을 발표했다. 톈안문 광장의 22.5m 깃대 위로 중국인민공화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올랐다. 1년도 되지 않은 '신중국'은 1950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로 인민지원군을 한국전쟁에 파견했다. 북중이 피로써 동맹을 맺은 순간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중국은 1954년부터 1957년까지 북한의 전후 복구를 위해 3억2000만 달러 규모의 무상원조를 제공했다. 이 시기 '김일성-마오쩌둥' '김일성-저우언라이' 등은 15차례에 걸쳐 정상급 회담을 했다.

두 나라의 혈맹관계는 1961년 '북중 상호방위조약' 체결하며 깊어졌다. 이는 북한과 중국간 군사동맹 체제를 규정한 조약으로 1961년 7월 11일 베이징에서 북한 김일성 주석과 당시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양국 전권 대표로 서명했다.

7조로 이뤄진 조약의 핵심은 '북중 양국간 상호 자동군사개입'을 규정한(2조) 부분이다. 북중은 이 조항에서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해 전쟁상태에 처하면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해 지체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라고 명시해놨다.

조약은 지난 1981년과 200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자동 연장됐다. 유효기한은 2021년이다. 북중이 파기하지 않는 한 조약은 자동으로 연장된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자동군사개입은 사실상 군사동맹을 말한다, 혈맹의 북중이 조약으로 동맹을 공고히 했다. 북중 관계의 전환점이 된 조약"이라고 평가했다.

[장면②] 북중간 찬 바람이... 한중수교
 
 지난 1992년 8월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모습.
 지난 1992년 8월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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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8월 24일, 한국의 이상옥 외무장관과 중국의 첸치천(錢其琛) 외교부장이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1950년 한국전쟁에서 '적'으로 마주한 한중이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알린 것.

여기에는 ▲냉전 해체(1991년) ▲한국-소련 수교(1990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1991년)이 영향을 끼쳤다. 한중 수교를 기점으로 북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북한을 유일한 합법적 국가로 인정해온 중국이 남한과 수교를 통해 인정했다는 사실에 북한은 충격을 받았다.

이후 북한은 제1차 핵 위기(1993년 3월 12일)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더는 중국에 기댈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 등 전략무기를 앞세워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시도한 것이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꿈꾼 북한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2000년 10월 북한의 조명록 인민군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해 '북미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곧이어 미국의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

단절에 가까운 관계를 이어간 북중은 1999년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50여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하며 북중간 찬바람이 줄어드는 모양새를 보였다. 북한 최고위급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건 8년만이었다.

[장면③] 새로운 출발?... 김정은, 1차 공식 방중
 
김정은 중국 방문, 시진핑 주석 인민대회당서 연회 개최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연회에 참석해 시 주석과 대화하는 모습.
▲ 김정은 중국 방문, 시진핑 주석 인민대회당서 연회 개최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018년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2018년 3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연회에 참석해 시 주석과 대화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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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의 우호 협력 관계가 결정적으로 회복된 건 2018년 3월 25일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나흘 일정으로 방중해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이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재확인되기도 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상대해야 했기에 전통 우호국이자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라는 '뒷배'가 필요했다. 미국의 안보위협을 견제해야 하는 중국도 북한이라는 '지렛대'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네 차례 중국을 찾았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 6월 방북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찾은 건 14년 만이었다. 당시 시 주석은 방북의 의미를 스스로 밝힌 기고문을 썼고, 북한 관영매체 <로동신문>이 이를 보도했다. 방북을 앞두고 중국 최고 지도자가 <로동신문>에 기고한 건 북중 관계 70년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이해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서한 역시 지금의 북중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중국 당과 정부와 인민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빛내기 위한 한길에서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앞으로는?] 핵심변수는 미국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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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관계의 미래는 상당 부분 '미국'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이 잘 진행되면, 북한의 경제 발전을 막고 있는 대북제재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일본 등 여러 나라와 관계를 급진전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경쟁을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안보적으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북한카드'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북중 관계의 핵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본격적으로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펼치면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다, 북한은 미중 어느 강대국 하나에 기대지 않고 양국 시계추처럼 오가는 '시계추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2019년 이후 북중 관계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라며 "하나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가는 것이다, (비핵화가 완성되면)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북미간의 비핵화는 여러 부침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때마다 북한은 중국과 꾸준히 협력할 수밖에 없다"라고 부연했다. 또다른 가능성은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새로운 길을 가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된다면 경제 원조 차원에서 중국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불신 속의 협력: 북중관계의 현황과 전망>-김한권(한국국가전략, 2019.), <북중관계 현황과 2019),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과 북중관계의 '재정상화'>,이희옥(중소연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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