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홍콩 정부의 공공 집회 복면 금지법 시행을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홍콩 정부의 공공 집회 복면 금지법 시행을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 SCMP

관련사진보기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전격 금지키로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4일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은 내각 행정회의에서 복면 금지법을 시행하기로 했으며,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공공 집회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나 가면 등을 착용해서 얼굴을 가리는 것을 금지하는 이 법은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복면 금지법을 오는 5일 0시를 기해 모든 공공 집회에 적용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에 처하거나 2만 5천 홍콩달러(약 380만 원)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집회가 아니더라도 공공장소에서 경찰관이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질병이나 종교적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경찰이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할 수 있으며, 이에 불응하면 최고 6개월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지난 3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서 한 고등학교 남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아 중상을 입는 사건으로 향후 시위가 더 격화될 것을 우려해 이 법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선 경찰들 "더 큰 갈등 초래할 것" 

그러나 경찰과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에 투입됐다는 한 경찰은 "앞으로 마스크를 쓴 시위대는 모두 경찰을 도발하려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고, 이는 분명히 더 큰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경찰은 "만약 시위자가 감기에 걸려 마스크를 썼다며 진단서를 보여주면 진위를 의심해야 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경찰이 복면금지법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일부 과격 시위자를 방지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은 "특히 젊은 시위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때 더욱 힘과 자신감을 느낀다"라며 "내가 체포했던 많은 시위자들이 경찰차나 경찰서에서 마스크가 벗겨지면 두려워했다"라고 말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한 시위자는 "권력을 가진 경찰이 식별번호를 가리고 마스크까지 쓰고 진압 작전에 나서는데 왜 시위대만 마스크를 벗어야 하느냐"라며 "(복면 금지법이 시행되더라도) 계속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반발했다.

홍콩대학의 사이먼 영 교수는 "복면을 금지하면 방독면도 착용할 수 없어 시위자들이 경찰이 쏘는 최루가스 에노출될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홍콩 기본법 28조와 인권법 5조가 보장하는 자유와 안전을 누릴 권리를 위배한다"라고 지적했다.

법률 전문가들 "사법 저항 직면할 것" 경고 

또한 람 행정장관이 복면 금지법을 도입하기 위해 발동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긴급법은 1967년 홍콩 좌익 세력이 폭동을 일으켰을 때 발동된 것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사문화됐다.

홍콩 야당 공민당의 데니스 궉 의원은 "긴급법은 홍콩 기본법과 국제인권규약이 없던 시절인 1922년에 제정된 것"이라며 "홍콩 정부는 1999년 유엔인권위원회에서 긴급법 발동 시 입법회 심의를 거칠 것이라고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람 행정장관이 긴급법을 발동하려면 입법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법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민간기자회도 "긴급법 발동은 사실상 '엔드게임(endgame)'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홍콩 정부가 오히려 긴장을 부추겨 법률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홍콩경찰대원협회(JPOA)는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법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복면 금지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