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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제1회 졸업생이 9학급 585명이었던 중학교는 2019년 신입생이 3학급 35명에 불과했다. 어느 시골 면단위 중학교 이야기가 아니다. 대전시의 중심 둔산동과 인접한 갈마동에 위치한 갈마중학교는 심지어 폐교 위기가 거론될 정도이다.

갈마1동은 2019년 2월 기준 인구 약 2만 2000여 명인데 60세 이상이 약 4000여 명으로 초고령화가 이미 진행 중이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전 세계적 경기 침체와 맞물려 갈마동 지역 상권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주민들 스스로 타개해보려는 노력이 있어 그 현장을 직접 취재해보았다.

갈마1동은 대전 서구에서 유일한 주민자치회 시범 동이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센터의 자문기구 성격이 강했다면, 주민자치회는 권한과 지위가 한층 강화된 조직이다.

주민자치회 위원을 공개 모집하고, 주민자치학교를 운영해 역량을 강화했으며, 위원을 공개 추첨하고 직접 투표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였다. 그 결과 이원배씨가 갈마1동 주민자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기존 조직이 주로 관변단체, 봉사단체, 지역 유지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면 갈마1동 주민자치회는 기존 운영위원들 말고도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진보 정당 관계자, 마을 활동가들이 적극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봉사와 지역상권 활성화를 강조하는 보수적인 장년층들과 마을공동체 의식 강화, 교육 및 환경 활동 등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진보적인 청장년 층 사이에 때로는 관심사가 다르고, 의견 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차이를 과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잘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여 진정한 마을 살리기로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연령, 정치성향, 관심사 등이 다양한 자치위원 50여 명은 그동안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을자치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런 준비 끝에 지난 8월 24일 제1회 주민총회에 4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해서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직접 결정했다.
 
 지난 8월 24일 제1회 주민총회에 4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해서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직접 결정했다.
 지난 8월 24일 제1회 주민총회에 4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해서 주민참여 예산사업을 직접 결정했다.
ⓒ 갈마1동주민자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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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제에 오른 갈마울 고샅길 소식통, 주민회의 및 콘퍼런스 개최, 갈마1동 이야기, 우리 마을 청소년 원탁회의, 만수무강 프로젝트, 작은 음악회, 맥주 페스티벌, 화단 정비사업, 환경미화 등 9개 사업 중 온라인 찬반투표를 통해 '환경미화(쓰레기 분리배출 처리장 설치) 사업'을 최우선 사업으로 선정했다.

한편 이원배 주민자치회 회장은 '2019년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한밭고등학교와 갈마중학교 옹벽 260미터 구간에 '갈마울 별이 빛나는 거리'를 조성하였다. 

밤이 되면 인적이 드물고 음산한 거리에 별자리와 태양계의 행성, 달의 위상 변화, 로켓, 성운, 우주선, 우주인, 망원경 등 야광 조형물을 부착 밝고, 환한 걷고 싶은 길로 바꾸었다.
 
 한밭고등학교와 갈마중학교 옹벽 260미터 구간에 ‘갈마울 별이 빛나는 거리’를 조성하였다.
 한밭고등학교와 갈마중학교 옹벽 260미터 구간에 ‘갈마울 별이 빛나는 거리’를 조성하였다.
ⓒ 이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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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배 주민자치회 회장은 이 거리가 대전 대동 벽화마을처럼 연인들이 데이트 장소로 찾는 명소가 되어 지역 상권도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전했다.

실제 이 거리를 아이와 거닐며 별자리를 설명하는 학부모를 볼 수 있었으며, 연인들이 서로의 별자리를 찾아보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아랫동네에 사는 갈마1동 주민조차도 아직 '별이 빛나는 거리'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갈마1동은 '갈마울 별이 빛나는 거리' 완공을 주민과 함께 축하하고,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별 밤 맥․쏘(맥주와 소시지) 페스티벌'을 지난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개최했다.
 
 마련한 자리가 꽉 차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인원들이 행사장을 찾아 '별 밤 맥 쏘(맥주와 소시지) 페스티벌'을 즐겼다.
 마련한 자리가 꽉 차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인원들이 행사장을 찾아 "별 밤 맥 쏘(맥주와 소시지) 페스티벌"을 즐겼다.
ⓒ 이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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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봉산초, 한밭고로 올라가는 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여, 거리에 테이블을 설치하고, 주민자치회 운영위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소시지와 부침개와 맥주를 판매하였다. 그리고 각 테이블마다 지역 가게의 메뉴와 전화번호를 소개하여 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지역 가게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도록 했다.

마련한 자리가 꽉 차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인원들이 행사장을 찾아 행사 준비자들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일회성 축제가 과연 지역상권 활성화로 연결될지는 향후 평가가 필요하며, 그 평가에 따라 축제의 계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자치위원회가 생김으로 인해 일 추진 과정에서 회의 과정만 더 늘고, 일만 복잡해진 것 아닌가 하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욕구와 지향을 가진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갈마1동의 주민자치의 성패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갈마울 별이 빛나는 거리'가 갈마 1동을 빛나게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거듭나서 다시 아이들로 활기가 넘치는 갈마중학교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구청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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