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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민족학교.
 고려인 민족학교.
ⓒ 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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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요, 빛나요. 러시아에 고려인 학교가 있다는 게 놀라워요. 우리 민족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있는 '고려인 민족학교'를 방문한 한국 중학생들 소감이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청이 함께 진행하는 '응답하라 1919,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아래 역사원정대)'의 3박4일 연해주 역사체험이 14일부터 시작됐다.

고려인 민족학교 방문은 학생들의 첫 일정이다. 학생들은 여독도 잊은 듯 고려인민족학교 학생과 강사가 함께 펼치는 부채춤, 난타 등의 공연에 몰입했다. 

고려인 민족학교는 지난 5월에 문을 열어 9월에 개교식을 마쳤다. 무용과 한국어를 가르친다. 교육비는 무료다. 학교 운영비는 인천·충북교육청, 전라북도 등 한국에 있는 여러 기관 및 단체 지원으로 충당한다.

고려인이든 러시아 사람이든 원하는 누구에게나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현재 약 200여 명이 무용과 한국어를 배우는데, 그 중 40%는 러시아 사람이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이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이곳에서 무용과 한국어를 배운다. 
 
고려인 민족학교의 김발레리아 교장과 그의딸 김가은 교감
 고려인 민족학교의 김발레리아 교장과 그의딸 김가은 교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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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를 운영하는 김발레리야(60세)교장은 교포 3세다. 그는 "아버지 소원이기도 했고, 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꿈꿔온 일이다. 우리의 언어와 역사, 문화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이 학교를 세웠다"라고 학교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김발레리야 교장이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한 이유는 고려인들이 대부분 한국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감은 그의 딸 김가은(30)씨다. 그의 정체성은 고려인이다. 그는 "난 고려인 4세"라고 유창한 한국말로 당당하게 밝혔다. 한국에서 10여 년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고려인 민족학교와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와의 교류활동
 고려인 민족학교와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와의 교류활동
ⓒ 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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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민족학교 학생과 강사가 함께 펼친 공연이 끝난 뒤 한국학생과 고려·러시아인 학생이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또래라는 것뿐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 몸짓과 표정, 서툰 영어가 소통할 방법의 전부였지만, 학생들은 학생들이 친해지는 데까지는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헤어질 때는 서로 아쉬워 오래도록 손을 흔들었다.

"책에서 보던 역사,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지원"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 학생들이 러시아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 학생들이 러시아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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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원정대에 참여한 학생은 과천중학교와 과천문원중학교 학생 26명이다. 한 학교당 13명을 선발하는데 50명 이상이 지원서를 내, 최종 참가자를 선발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지원 동기서를 정성껏 작성한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역사를 직접 체험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한 학생은 "우린 민족의 역사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돼 가슴 뿌듯하다. 지원서에는 책에서만 보던 역사를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지원했다고 썼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러시아에 있는 우리 역사를 볼 수 있고 러시아 친구(고려인)들을 만나서 좋다"라고 말했다.

역사원정대는 14일 오전 10시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우수리스크로 이동, 고려인 민족학교를 방문했다.

다음날이 15일에는 고려인문화센터와 안중근의사 기념비, 최재형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사무총장 생가, 이상설 지사 유허비 등을 탐방한다.

16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극동 연방대학교 등을 방문하고 17일에는 신한촌 기념비, 독립운동가 이동휘 선생 집터 등을 탐방한 뒤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태그:#역사원정대, #경기도교육청, #연해주, #3.1운동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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