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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말]
지난 2017년 방송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아래 <프듀2>)는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으며, 최종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뿐만 아니라 중간 탈락자들까지 꽤 탄탄한 팬덤을 모아 데뷔 수순을 밟았다. 6월 종영 이후 불과 4개월여 안팎 사이 JBJ, 뉴이스트W, MXM, 정세운, 사무엘, 레인즈, 용국X시현, 형섭X의웅 등 <프듀2> 출신 그룹, 혹은 솔로 가수들이 속속 음반을 내놓고 왕성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올해 <프로듀스X101>이 종영한 지난 7월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많이 다르다. 아쉽게 최종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에 선발되지 못한 상위권 연습생들 역시 대부분 감감 무소식이고, 다른 연습생들의 데뷔도 예년에 비해 저조하다.

이진혁, 최병찬, 송유빈 등 일부 참가자 외엔 예년 대비 미흡
 
 이진혁 솔로앨범 커버 이미지/tvN 예능 <돈키호테> 포스터

이진혁 솔로앨범 커버 이미지/tvN 예능 <돈키호테> 포스터 ⓒ T.O.P 미디어/CJ ENM

 
<프듀X> 출신 중에서 요즘 TV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그룹 엑스원이 아니다. 온갖 예능에서 시즌2 그룹 워너원을 너도나도 섭외하던 2년 전과 달라진 풍토다. <프듀X>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상파 채널 등에선 예능이 아닌 뉴스 및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서나 엑스원의 이름이 언급되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CJ 계열 채널 및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방송을 통한 홍보는 사실상 막힌 상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TV 활동이 가장 활발한 인물은 12위를 차지했던 이진혁이다. MBC <라디오스타> JTBC <혼족어플>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초대된 데 이어 최근엔 JTBC <어서 말을 해>, 11월 방영 예정인 tvN <돈키호테>에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또 첫 솔로 음반 < S.O.L > 역시 11월 발표를 앞두고 있다.

멤버 2명이 <프듀X>에 출연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그룹 빅톤은 6인 체제로 약 1년반 만에 새 음반을 준비 중이다. 부상으로 인해 경연에서 중도하차했던 빅톤 소속 최병찬은 예능 대세 장성규와 함께 SBS MTV <반반쇼> MC로 활약 중이다. 함께 <반반쇼>를 진행하는 송유빈 또한 동료 김국헌과 함께 듀엣 싱글을 발표했고 비교적 무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이외 나머지 참가 연습생들의 데뷔는 시즌2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기만하다. 단발성 싱글 발표, 팬미팅 등 제한된 범위의 활동을 제외하면 크게 주목할만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무산된 프로젝트 그룹 결성
 
 지난 2017년 <프로듀스101> 시즌2의 인기에 힘입어 등장했던 프로젝트 그룹 JBJ

지난 2017년 <프로듀스101> 시즌2의 인기에 힘입어 등장했던 프로젝트 그룹 JBJ ⓒ 카카오M

 
2년 전 <프듀2> 인기 연습생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JBJ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단일 음반 판매량 10만 장 돌파와 더불어 첫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다 보니 <프듀X>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팀 결성을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최종 순위 발표식에서 탈락한 9명 연습생을 추려 일부 팬들은 "바이나인"이라는 가상의 조합을 제시하는 등 파생 그룹 등장을 희망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아직까지 연합팀 데뷔 소식은 잠잠한 실정이다.  

앞선 JBJ의 경우 CJ 산하 스톤뮤직과 로엔(현 카카오M) 산하 페이브 등 2개 메이저 레이블이 손을 잡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명 "바이나인 프로젝트"는 7~8월 사이 결성 보도, 그리고 이를 반박하는 무산 보도를 끝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지 오래다. 

사라진 프듀 후광 효과
 
 멤버 한승우, 최병찬의 <프로듀스X101>참가로 뒤늦게 주목 받았던 빅톤은 11월 새 음반 Nostalgia을 발표할 예정이다

멤버 한승우, 최병찬의 <프로듀스X101>참가로 뒤늦게 주목 받았던 빅톤은 11월 새 음반 Nostalgia을 발표할 예정이다 ⓒ 플레이엠

 
불과 2년 사이 <프듀>의 후광효과가 사라진 데에는 몇가지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시즌2 대비 낮아진 주목도다. 이로 인해 개별 참가자에 대한 관심 역시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별도의 그룹 혹은 솔로 데뷔를 추진할 만큼 팬덤, 인기, 인지도 등의 힘이 2년 전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밖에 크게 일을 벌이기 쉽지 않은 다수 영세 기획사의 역량 미흡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파생 그룹 결성의 경우, 프로젝트를 주도할 대형 업체가 있어야 추진이 쉬운데다 회사 간 복잡하게 얽힌 계약 문제 등을 풀기 쉽지 않다는 현실이 장애물로 작용한다. 워너원, JBJ 역시 활동 연장을 논의 했지만 소속사 사이 이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내년 자사 소속 그룹 데뷔 준비를 위해 일부 기획사는 미온적으로 대응하거나 일찌감치 발을 뺐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프듀X>을 둘러싼 투표 조작 의혹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프듀>는 마치 인기 아이돌의 상징물처럼 비춰졌지만 현재 그 위상은 한 순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폭로성 보도까지 쏟아지고 있어 방송국들은 논란의 인물들을 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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