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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의 조기 총선 법안 가결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영국 하원의 조기 총선 법안 가결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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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놓고 혼란에 빠진 영국 의회가 조기 총선을 선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영국 하원은 오는 12월 12일 총선을 개최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영국에서 12월에 총선이 열리는 것은 1923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과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잇따라 부결되자 3차례나 조기 총선을 상정했지만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조기 총선에 반대하던 제1야당 노동당이 앞서 EU가 브렉시트 최종 시한을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3개월 추가 연기하며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자 입장을 바꿨다.

당초 영국은 2017년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다음 총선은 2022년 열릴 예정이었으나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는 상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계속 부결되자 의회를 다시 채우기로 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표결에 앞서 "끊임없는 의회의 방해를 극복하고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라며 "국민에게 선택권을 돌려줘야 한다"라고 조기 총선을 호소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EU가 브렉시트를 연기하면서 3개월 동안 '노 딜' 위험이 사라졌다"라며 "이제부터는 진정한 변화를 위해 역사상 가장 야심 차고 철저한 선거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 치러도 압도적 다수당 안 나오면 혼란 가중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이번 기회에 과반 의석을 차지해 브렉시트를 완수하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노동당은 정권 탈환의 기회로 보고 있으며, 친유럽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브렉시트를 우려하는 여론에 힘입어 의석 확대를 노리고 있다. 다만 야권은 지지층인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12월 9일로 앞당겨 총선을 치르자고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이로써 우여곡절 끝에 총선이 확정됐으나, 그럼에도 압도적인 다수당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혼란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EU는 더 이상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AP통신은 "3년이 넘는 브렉시트 논쟁으로 많은 유권자가 정치권을 혐오하고 있다"라며 "모든 정당이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에 투표소에 가게 된 유권자들의 반발을 걱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도 "이번 총선은 이례적이고 놀랍다"라며 "누구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기 어려운 선거"라고 강조했다.

태그:#브렉시트, #영국 총선, #보리스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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