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 박진철

 
미리 보는 결승전. 올 시즌 터키 리그 최고 빅매치가 열린다.

김연경 소속팀인 에자즈바쉬는 3일 새벽인 오전 1시 30분(아래 한국시간)에 페네르바체와 맞대결한다.

에자즈바쉬는 2일 현재 2019-2020시즌 터키 리그 정규리그에서 5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터키 리그 12개 팀 중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 중이다.

페네르바체는 4승 1패로 5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2위~5위까지 모두 4승 1패로 동률 상태다. 승점과 세트득실률에서 근소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1경기 승패에 따라 상위권 순위가 수시로 뒤바뀔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경기 흐름으로 볼 때, 에자즈바쉬와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날 맞대결 결과가 두 팀의 우열과 앞으로 행보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에자즈바쉬가 페네르바체에 승리한다면 6연승으로 당분간 터키 리그 독주 체제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패할 경우 순위표가 혼전에 빠지게 된다.

두 팀은 올 시즌 여러 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11월 19일부터 시작되는 2019-2020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 리그에서도 같은 조(A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기선 제압을 위해서도 첫 대결의 승부가 중요하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의 친정 팀이기도 하다. 자신의 선수 생활 중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함께 했다. 김연경은 2011-2012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6년 동안 페네르바체에서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사실상 팀의 기둥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페네르바체는 김연경과 에자즈바쉬가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 '최대 강적'으로 떠올랐다.

세계 배구 강국 핵심 선수 '대거 포함'
 
 에자즈바쉬 선수들... 2019-2020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갈라타사라이 경기 (2019.10.29)

에자즈바쉬 선수들... 2019-2020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갈라타사라이 경기 (2019.10.29) ⓒ 에자즈바쉬 홈페이지

  
에자즈바쉬와 페네르바체의 올 시즌 멤버 구성을 살펴보면 '세계 최정상급', '초호화 군단'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세르비아, 미국, 브라질, 터키 등 세계 배구 강국의 핵심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에자즈바쉬는 레프트에 김연경(31세·192cm), 나탈리아(30세·186cm), 한데(22세·190cm), 살리하(21세·185cm)가 포진했다.

라이트는 보스코비치(22세·193cm), 멜리스 두룰(26세·186cm)이 책임진다. 센터진은 베이자(24세·192cm), 기브마이어(31세·187cm), 에르귈(32세·190cm), 야세민(20세·188cm)으로 구성됐다. 세터는 로이드(30세·180cm), 감제(26세·179cm), 리베로는 심게(28세·168cm), 부세(21세·177cm)가 맡는다.

페네르바체는 레프트에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28세·190cm), 켈시 로빈슨(27세·188cm), 파트마(29세·180cm), 담라(25세·181cm), 이파르(16세·188cm)가 포진했다. 라이트는 바르가스(20세·191cm), 제렌(26세·193cm)이 나선다.

센터는 에다(32세·188cm), 바하르 톡소이 구이데티(31세·190cm), 디즐레(27세·191cm), 벨리즈(21세·195cm)로 구성됐다. 세터는 나즈(29세·186cm), 실라(23세·185cm), 릴라(17세·186cm), 리베로는 아일린(24세·169cm), 멜리스(22세·167cm)가 맡는다.

브란키차는 국내 배구팬과 김연경과도 친숙한 선수다. 2011~2012시즌 V리그 중간에 현대건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돼 활약했었다. 2015-2016시즌에는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팀 동료로 뛰었다.

에자즈바쉬, 삼각편대 최강... '공격 다변화' 시급

그러나 두 팀은 포지션별로 장단점도 존재한다. 에자즈바쉬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가 강점이다. 레프트 김연경, 나탈리아, 라이트 보스코비치로 구성된 윙 공격진은 '세계 최고'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선수들이다.

김연경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력까지 갖춘 세계 최고의 '완성형 레프트'다. 보스코비치도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다. 나탈리아도 세계 정상급 레프트 공격수로 브라질 대표팀의 핵심 선수다.

세터와 센터진은 약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터의 토스워크와 경기 운영, 센터진의 중앙속공과 이동공격 활용 빈도는 세계 정상급 팀답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술 운영도 아쉬운 대목이다.

에자즈바쉬의 시급한 보완점은 '공격 다변화'다. 중요한 국제대회나 빅리그에서 파이프 공격과 센터 속공 등 공격 다변화 없이 단조로운 경기 운영을 하는 팀은 결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이는 최근 세계 배구 흐름과 결과들이 넘치도록 증명해준 사실이다.

그런 팀은 많이 앞서가도 언제든지 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스피드 배구를 구사하는 팀이나, 장신 센터진의 속공이 강한 팀에게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페네르바체, 전 포지션 업그레이드... '기복' 극복해야
 
 페네르바체 '신형 엔진'... 브란기차(왼쪽)-켈시 로빈슨 선수

페네르바체 '신형 엔진'... 브란기차(왼쪽)-켈시 로빈슨 선수 ⓒ 국제배구연맹

 
페네르바체도 초호화 군단의 위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바크프방크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바크프방크는 지난 시즌 터키 리그 우승 팀이다.

올 시즌 페네르바체는 선수 구성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7명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했고, 7명의 새로운 선수가 영입됐다. 핵심은 보강이 필요했던 포지션마다 최적임자를 영입해 채웠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전 포지션이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터키 대표팀의 주전 세터인 나즈가 새롭게 합류한 점이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브란키차-로빈슨-바르가스로 구성된 공격 삼각편대도 어느 강팀 못지않게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잘 갖춰졌다. 터키 리그에서 이들 3인방을 매 경기 풀가동할 수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터키 리그에서는 규정상 외국인 선수가 경기 중 코트에 동시에 3명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반면 에자즈바쉬는 감제(터키) 세터가 부진해 로이드(미국) 세터가 들어갈 경우, 김연경(대한민국)-보스코비치(세르비아)-나탈리아(브라질)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 중 한 명을 빼내야 한다. 이는 가장 큰 전력 손실 요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는 로이드 세터와 공격 삼각편대를 모두 동시에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페네르바체의 약점은 '경기별 기복'이다. 지난달 26일 라이벌 갈라타사라이에 1-3으로 뜻밖의 패배를 당했다. 그럼에도 페네르바체가 에자즈바쉬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임은 분명하다. 지난 시즌 우승 팀 방크프방크에 완승을 거두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이 배가될 여지도 많기 때문이다.

에자즈바쉬-페네르바체의 빅매치는 3일 오전 2시부터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2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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