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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부산의 기장과 전남 완도가 유명하고, 많이 생산한다. '어느 지역이 맛있다, 최고다' 하지만 둘은 같으면서도 엄연히 종이 다른 미역이다. 완도에서 양식하는 미역은 남방계 미역으로 잎이 넓고 부드럽다. 미역국이나 냉국, 그리고 산모의 산후조리용으로 인기가 많다. 

반면, 기장 미역은 북방계다. 동해의 거친 물살에 적응해 잎이 좁고, 가지 모양이다. 뿌리는 갯바위에 달라붙은 채 줄기를 두껍게 해 물살과 파도를 탄다. 완도 미역이 부드러운 맛이라면, 기장 미역은 차진 맛이다. 미역국도 좋지만, 제철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백령도에서는 미역을 '지네발'이라고 부른다. 백령도뿐만 아니라 거친 파도가 있는 갯바위에서 나는 미역을 통칭하기도 한다. 지네는 몸은 통통한데 수많은 다리는 가는 모양새다. 거친 파도를 맞으며 자란 미역은 지네의 발처럼 가운데 줄기를 중심으로 갈라져 있다.

갈라진 틈으로 물이 잘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성장한 것이다. 이와 달리 잔잔한 바다에서 난 미역은 갈라짐 없이 잎이 넓다. 파도 거친 섬이나 동해안 갯바위에서 나는 것들을 보통 '돌미역' 혹은 '쫄쫄이 미역'이라고 한다. 지네발 미역과 같은 미역으로 이름만 다르게 부를 뿐이다.
 
백령도의 미역은 그보다 늦다. 백령도 주변 수온이 다른 곳보다 낮아 6월 말까지 미역을 채취한다.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오래 바다에 머물 수 있기에, 백령도 미역은 특별하다. 씹는 맛은 물론 감칠맛 나는 국물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 김진영

백령도 미역은 봄과 여름 사이를 이어준다

미역은 봄의 산물이다. 3월이나 4월 혹은 늦어도 5월이면 수확이나 말리는 작업이 끝난다. 바다 수온이 오르면 넘실거리던 미역은 인어공주가 거품이 되어 사라지듯 포자를 날리고는 녹는다. 미역은 따뜻한 바다에서는 살 수 없다. 

백령도의 미역은 그보다 늦다. 백령도 주변 수온이 다른 곳보다 낮아 6월 말까지 미역을 채취한다.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오래 바다에 머물 수 있기에, 백령도 미역은 특별하다. 씹는 맛은 물론 감칠맛 나는 국물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여기에 백령도산(産) 3년 숙성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미역국이 된다. 

미역국의 종류는 많다. 소고기, 전복, 조개 등을 넣고 끓이거나, 혹은 가자미나 생선 뼈로 끓인 것도 있다. 정작 미역국의 주인공인 미역은 부재료보다 못한 주목을 받는다.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서는 레시피에 신경쓰기 전에 맛있는 미역부터 찾아야 한다.

백령도 미역으로 국을 끓일 때는 오래 불리지 않는다. 마른 미역이 부들부들해지면 물을 두 번 갈아주면서 주물럭거린 다음, 각자의 레시피대로 끓이면 된다. 백령도 미역의 깔끔한 맛을 즐기려면 소고기보다는 해산물로 끓이는 게 맛 궁합으로 좋다. 

돌미역 특유의 맛을 즐기려면 아무것도 넣지 않고 미역만으로 끓인 다음, 나중에 액젓으로 간을 하면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난 미역국을 끓일 수 있다. 미역을 참기름이나 식용유에 볶아서 하는 요리법도 있다. 백령도 돌미역은 그렇게 하는 것보다 그냥 끓이는 것이 낫다. 

백령도 미역은 봄과 여름 사이를 이어준다. 수온이 오르면 미역이 넘실대던 바다에 다시마가 제철을 맞는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의 바다에서는 품질 좋은 다시마가 난다. 백령도 바다 수온은 16℃ 이하로 유지되는 기간이 길다. 차가운 물에서 잘 자라는 해조류인 다시마와 미역이 그 덕분에 잘 자란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2년생(生) 다시마가 나는 곳이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다. 서해 최북단의 다시마는 100~200㎎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나는 다시마보다 두 배 가까이 무겁다. 백령도 다시마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완도와 기장에서 양식하는 다시마의 종묘를 백령도의 종묘장에서 공급한다. ⓒ 김진영

완도와 기장의 양식 다시마, 백령도에서 종묘 공급

수온이 오르는 7월이면 다시마 끝이 물러지면서 다른 지역은 수확이 끝난다. 바다 수온이 차가운 백령도의 다시마는 7월부터 제철이다. 7월에 수확하는 다시마 가운데는 2년짜리도 있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2년생(生) 다시마가 나는 곳이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지역이다. 

6년근과 4년근 인삼의 격이 다르듯, 2년생과 6개월생 다시마의 격도 다르다. 마른 다시마의 품질 판단은 가로 1㎝, 세로 1㎝ 면적의 중량으로 판단한다. 서해 최북단의 다시마는 100~200㎎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나는 다시마보다 두 배 가까이 무겁다.

백령도 다시마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완도와 기장에서 양식하는 다시마의 종묘를 백령도의 종묘장에서 공급한다. 다시마 종묘는 채소의 모종과 같다. 다시마가 포자를 뿌리는 시기에 다시마 포자를 긴 줄에 포획해 일정 크기로 키운 것이다. 농촌에서 모종을 사서 밭에 심듯이 다시마 종묘가 있는 줄을 잘라 양식장의 밧줄에 묶는다. 

가을에 이식한 종묘는 6개월 사이 2~4m 길이로 자란다. 완도의 한 지역은 백령도 다시마 종묘로 양식한 다음부터 수량이 30% 정도 늘었다고 할 정도다. 백령도 다시마 종묘의 품질이 뛰어나 전국의 다시마 양식장에 공급하고 있다. 

깊은 산에서 좋은 삼이 나듯이 서해 최북단 차가운 바다에서 최상의 다시마가 난다. 백령도를 비롯한 대청도와 소청도 바다에 맛있는 성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질 좋은 미역과 다시마가 1년 내내 숲을 이루고 있으니 해초를 먹고 자라는 성게가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다시마와 미역이 풍부한 바다는 살아 있는 바다다. 해초가 녹아 바닷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백화(白化) 현상, 갯녹음이라고 한다. 해초가 사라진 바다는 성게만이 먹이를 찾아 헤맨다. 갯녹음이 발생한 곳의 성게는 알이 없다. 성게 초밥이나 성게 비빔밥의 성게 알은 사실 암컷이나 수컷의 생식소다. 성게는 해초를 먹고 산다. 먹을 것이 없는 성게의 생식소는 부실할 수밖에 없다. 

차가운 바다 덕에 백령도 일대의 바다는 해초가 일년 내내 풍부하다. 미역과 다시마가 계절과 상관없이 바다 속에서 숲을 이룬 덕분이다. 숲이 깊으면 숲에 기대어 사는 동물들이 많다. 바다 숲도 마찬가지로 많은 바다 생물의 보금자리가 된다. 

해초를 먹고 사는 성게에게 바다 숲은 낙원이다. 갯녹음이 있는 바다, 특히 해초가 많은 백령도나 대청도 바다에서 나는 성게는 맛있는 식재료다. 성게가 아무리 많아도 바닷속 해초를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바다 숲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대청도 바다식당에서 성게 비빔밥을 주문하니 몇 가지 채소와 성게 알이 가득 든 비빔밥이 나왔다. 성게 알이 가득 든 이유는 배 타고 들어오는 채소보다 성게가 싸기 때문이다. 잡아서 손질할 사람이 없을 뿐, 성게가 잔뜩 있는 섬이기에 가능한 비빔밥이다. ⓒ 김진영
  
7월에는 백령도·대청도의 성게가 제철이다. 성게 알이 듬뿍 들어간 성게 칼국수도 좋지만 성게 비빔밥이 압권이다. ⓒ 김진영
 
해초를 먹고 사는 성게에게 바다 숲은 낙원

인천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4시간을 달리면 대청도가 나온다. 30분 더 가면 백령도다. 대청도에 내리면 바다식당이 보인다. 오가는 이가 많지 않기에 식당이나 가게도 많지 않다. 바다식당에서는 7월을 제외하고 생홍어회를 맛볼 수 있다. 7월에는 성게가 제철이다. 성게 알이 듬뿍 들어간 성게 칼국수도 좋지만 성게 비빔밥이 압권이다.

도시에서 먹는 성게는 오롯이 성게 맛이 아니다. 성게 알을 꺼낸 다음 변색을 막고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명반으로 뒷처리를 한다. 명반을 만난 성게 알은 탱탱해지고 색이 선명해진다. 예쁜 모양새를 얻은 대신 쓴맛도 생겨난다. 성게를 먹고 난 뒤 끝맛이 씁쓸한 이유는 명반 때문이다.
 
비빔밥을 주문하니 몇 가지 채소와 성게 알이 가득 든 비빔밥이 나왔다. 성게 알이 가득 든 이유는 배 타고 들어오는 채소보다 성게가 싸기 때문이다. 잡아서 손질할 사람이 없을 뿐, 성게가 잔뜩 있는 섬이기에 가능한 비빔밥이다. 

성게, 해삼, 멍게 등 해산물은 특유의 향이 있다. 특유의 향은 산지에서 멀어지고, 시간이 쌓일수록 진해진다. 반대로 맛은 떨어진다. 특유의 향 때문에 멍게, 성게를 멀리했던 필자도 그날 섬에서 먹은 성게 비빔밥은 한 그릇을 금세 비웠다. 

평소 육회 비빔밥을 좋아하지만, 그날의 성게 비빔밥이 더 맛있었다. 바다의 향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냄새를 맡는 순간 상쾌해지는 향이 있다. 그 향을 대청도 성게 알에서 맡았다. 산지와 가까워질수록 요리법은 단순해지고 향과 맛은 깊어진다.
 
강화도 장어는 제철이 있다.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성한다고 해도 양식장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장어가 좋아하는 수온은 28℃ 안팎. 7월을 지나 8월이 되면 장어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움직임이 많을수록 장어 살이 탱탱해진다. 살이 부드러운 장어가 '몸짱' 장어로 변신한다. ⓒ 김진영
 
강화도의 축양장은 따로 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호젓하게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실속을 챙기기에 좋다. 이곳에서는 강화 갯벌장어가 시중보다 20~30% 싸다. 대신 화려한 밑반찬은 없다. ⓒ 김진영
   
장어 치어, 비쌀 때는 1kg에 3000만 원

뱀장어 하면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가 유명하다. '풍천(風天)'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란 뜻이다. 이곳은 산란하러 먼 바다로 나가는 뱀장어의 길목이다. 뱀장어의 생태는 붕장어, 갯장어와는 다르다. 붕장어와 갯장어는 바다에서만 살지만, 뱀장어는 바다에서 산란하고 강이나 하천에서 성장한다. 바다에서 성장하는 연어와는 반대의 생태다. 

봄이 오면 강어귀에서는 장어 치어잡이를 한다. 괌과 사이판 사이의 깊은 바다에서 태어난 장어 치어들이 해류를 따라 강어귀에 도착한다. 3월 전후에 큰 강어귀에는 장어 치어를 잡으려는 배들이 몰린다. 장어 치어 한 마리의 가격은 몇천 원. 비쌀 때는 한 마리에 7000원까지 오른다. 그러면 장어 치어 1kg 가격이 3000만 원이 넘는다. 치어 가격이 비싸니 장어 가격도 비싸다.

치어가 비싸지는 이유는 잡히는 양이 적어서다. 치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 성어가 돼서 다시 먼 바다로 나가 산란을 하는 선순환 고리가 깨졌기 때문에 양이 점차 줄고 있다. 부족한 치어는 미국산(産)과 동남아산(産)을 들여와 보충한다. 

한때는 유럽산도 들여왔지만, 유럽도 장어가 부족해지면서 치어 수출을 금지했다. 치어 가격이 싼 미국산이나 동남아산은 저렴한 장어구이나 초밥의 식재료가 된다.

치어가 국내산이든 미국산이든 상관없이 대부분 장어 양식은 전북과 전남에서 한다. 수입 장어가 아니라면 원산지는 '메이드 인 전북·전남'이다. 수산물 양식 가운데 '축양(畜養)'이 있다. 잡거나 키운 물고기를 일정한 환경에서 다시 키우는 걸 뜻한다. 강화도는 장어 양식을 하지 않지만, 장어를 축양한다.
 
강화 갯벌 장어는 전량 전북에서 받는다. 전북에서 정성스레 키운 장어가 강화 갯벌을 만나면 새로운 맛으로 변신한다. 강화 바닷가 한편에 둑을 만들고 갯벌을 깊게 파서 양식장을 만든다. 거기에 바닷물을 채우고 6개월 동안 물을 순환시키며 천연 갯벌과 비슷한 생태계를 만든다. 6개월쯤 지나면, 1년 이상 키운 장어를 그 양식장 안에 넣어 기른다. ⓒ 김진영
 
강화도 갯벌 장어, 75일 동안 '축양(畜養)'하는 까닭

제주도나 추자도의 고등어, 방어 축양장은 파도가 잔잔한 바닷가에 있다. 원형이나 사각형 틀에 그물을 치고는 고등어와 방어를 축양한다. 반면, 강화도의 장어 축양장은 갯벌을 막아 만든다. 갯벌에 뚝을 쌓고 구덩이 판 다음 해수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

6개월 정도 지나면 바닷물이 채워져 있던 구덩이에 자연의 갯벌과 같은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갯벌에 사는 조개, 새우, 망둥이, 갯지렁이 등이 자연스럽게 서식한다. 이같은 생태계가 만들어진 환경에 장어를 75일 정도 풀어 놓는 것이 강화도의 장어 축양 방법이다.

따로 사람이 만든 사료를 주지는 않는다. 장어는 처음부터 먹이 사냥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양식장의 환경이 다른 탓도 있지만, 치어 때부터 성장하면서 먹이 사냥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주일 정도 적응 기간을 거친 뒤에야 먹이 사냥에 나선다.

축양장의 먹이는 생존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양식장처럼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사냥감을 잡으려는 장어는 활발히 움직인다. 이같은 움직임은 장어의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늘린다. 강화도 갯벌 장어를 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나는 까닭은 75일 가량의 축양 기간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제철이 있지만, 양식하는 물고기는 제철의 의미가 희미하다. '철(계절)'이라는 건 먹이가 많아 살을 찌울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적합한 시기다. 양식은 사육 환경을 조정하기 때문에 맛의 변동 없이 일정함을 유지한다. 

강화도 장어는 제철이 있다.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성한다고 해도 양식장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장어가 좋아하는 수온은 28℃ 안팎. 7월을 지나 8월이 되면 장어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움직임이 많을수록 장어 살이 탱탱해진다. 살이 부드러운 장어가 '몸짱' 장어로 변신한다.

강화도 초지대교를 넘어 해안가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밴댕이 마을'이 있는 후포항을 만난다. 후포항을 지나면 장어 축양장이 나온다. 장어 축양장에서는 장어만 키우지 않고, 보통은 대하라고 불리는 흰다리새우 양식도 같이 한다. 

강화도의 축양장은 따로 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호젓하게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실속을 챙기기에 좋다. 이곳에서는 강화 갯벌장어가 시중보다 20~30% 싸다. 대신 화려한 밑반찬은 없다. 강화 소루지양식장(☎ 032-937-4236).
  
영흥도 포도는 대부도보다 조금 늦지만, 서서히 올린 포도의 당도가 깊고 향의 여운이 길다. ⓒ 김진영
 
영흥도 포도가 한창 맛이 날 때 아는 사람들만 사가는 것이 또 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고추다. 장마가 물러나는 8월 말, 김장을 비롯해 1년 먹을 마른 고추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영흥도 포도하우스 옆에는 고추밭이 있다. ⓒ 김진영

당도가 높고 향의 여운이 긴 영흥도 포도

8월 중순 말복이 지나면 낮에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해가 지고 나면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여름이 갈 준비를 한다는 신호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섬들의 포도에 단맛이 최고조로 올라간다. 영흥도에서 나는 포도가 제맛이 들기 시작하는 시점이 8월 중순 이후다. 

영흥도를 가기 위해서는 경기도 화성이나 안산을 지나야 한다. 영흥도에 도착하기 전에 대부도를 거쳐야 하는데, 대부도도 수도권에서 유명한 포도 산지다. 영흥도와 대부도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다리로 연결돼 있지만 포도가 나는 시기가 각각 다르다. 

영흥도는 사방으로 바다를 끼고 있는 탓에 기온이 대부도보다 낮다. 대부도의 포도 또한 낮은 서해안의 수온으로 일교차가 큰 탓에 당도가 높다. 7월 영흥도 가는 길에 대부도는 포도 판매를 시작했지만, 영흥도 포도는 그제서야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영흥도 포도는 대부도보다 조금 늦지만, 서서히 올린 포도의 당도가 높고 향의 여운이 길다. 다른 지역처럼 다양한 포도가 나오지는 않는다. 영흥도에서 나오는 포도의 품종은 '캠벨'. 당도가 높아 9월에 추석이 있는 해에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영흥도 포도가 한창 맛이 날 때 아는 사람들만 사가는 것이 또 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고추다. 장마가 물러나는 8월 말, 김장을 비롯해 1년 먹을 마른 고추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영흥도 포도하우스 옆에는 고추밭이 있다. 영흥도 건너 덕적도에서 생산한 마른고추도 9월과 10월에 열리는 옹진군 직거래 장터에서 거래되는 최고 인기 품목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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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백령도의 낙조. ⓒ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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