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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정의당 청소년특별위원회 노서진 위원장입니다.[편집자말]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한 공사장 벽에 '생리대가 비싸서 신발 깔창을 써야 하는 학생들' 등 생리대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문구와 붉은색 물감이 칠해진 생리대가 나붙어 있다. 이 행사는 한 여성 네티즌이 제안해 인터넷 카페 '워마드' 등이 주축이 돼 시작됐다.
 2016년 7월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한 공사장 벽에 "생리대가 비싸서 신발 깔창을 써야 하는 학생들" 등 생리대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문구와 붉은색 물감이 칠해진 생리대가 나붙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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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창 생리대' 이후 청소년에게 차등없이 생리대가 지원되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전국 각 지자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리대와 인권의 문제를 짚어보며 왜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자 말

(이전 기사: '깔창 생리대' 충격 3년,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왜 안되나)

마법, 그날... 생리를 생리라 부르지 못하고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문제는, 여성청소년의 문제는 늘 터부시되고 의도적으로 지워져왔습니다. 월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월경은 인구 절반이 겪는 보편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감추고 숨겨야 할 부끄러운 것', '여자라면 감내해야 할 것' 따위로 취급되어졌습니다. 생리는 '숭고한 일'이자 '여성으로서의 축복'이지만 생리대는 남들에게 보여선 안 되는 물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생리를 말하는 것은 금기시되었고, 특히나 여성 청소년이 자신의 몸에 대해, 생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더더욱 금기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월경은 인구 절반이 겪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월경은 내가 할지 말지 선택할 수도 없고, 중간에 마음대로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월경은,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경권은 기본권이고, 인권의 문제이며, 인류 보편의 문제입니다. 

깔창 생리대와 불쌍한 여고생

3년 전,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여성청소년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깔창 생리대'가 한창 이슈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곳곳에서 '저소득층 여성청소년 월경용품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률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이유는 충분히 유추 가능했습니다. 지원을 받기 위해선 자신의 가난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가난함을 드러내야 하는 이런 방식은 당사자에게 가난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찍을 뿐이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리를 더욱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비밀스러운 일로 여기게 합니다. 

이는 여성청소년이 특히나 예민해서가 아닙니다. 집행률이 낮은 이유는 자신의 가난을 드러내고 증명하는 방식이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반인권적이기 때문입니다. '불쌍한 청소년을 도와주겠다'는 시혜와 동정의 태도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이것이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보편 지급해야 하는 이유이자, 월경권을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본권인 월경권을 보장하는 것에 있어 소득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놀랍게도, 모든 여성청소년에겐 소득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월경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 청소년 당사자로서, 안전하게 생리할 권리를 요구합니다

지난 달 30일, 구로구의회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11세에서 18세 사이의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무료로 생리용품을 지급하는 '구로구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여성의 문제를, 여성의 몸의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며 공적 영역과 구분 지어 왔습니다. 여성의 문제를 사적 영역으로 치환하며 공적 영역에서 이야기하기 꺼려하는 것은 여성을 계속해서 사적 영역에 위치시키려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례 제정은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보편 지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청소년의 건강권과 인권이 공적인 영역에서 논의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더 이상 청소년의 문제가 비청소년(성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어선 안 됩니다. 국가구성원인 여성청소년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국가는 결코 평등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습니다. 

이번 구로구 조례 제정을 계기로, 서울시를 비롯한 더 많은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 여성청소년의 건강권과 평등권이 논의되어져야 합니다. 생리가 여성청소년이 살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선별적이고 시혜적인 복지를 넘어, 모든 여성 청소년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생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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