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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개인전 You,Live!
 박윤영 개인전 You,Live!
ⓒ 이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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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미술관은 10월 18일부터 2020년 1월 12일 까지 박윤영 개인전 <YOU, Live! - 12개의 문고리>를 진행 중이다. 한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작가 박윤영이 9년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You, Live!>는 박윤영 작가가 쓴 새로운 시나리오 '12개의 문고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전시 플랫폼이다. 연극 연출가, 시인, 공간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긴밀한 협업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동시대미술에서 '관객'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로 기획되었다.
 
12개의 문고리 스크립트 : 열한번째 문고리
 12개의 문고리 스크립트 : 열한번째 문고리
ⓒ 이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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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체르노빌,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대규모 원전사고, 영국의 리비아침공 등 동시대 특정 사건들을 조사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이미지와 텍스트를 자신의 개인적 경험들과 뒤섞어 재구성했다. 12개의 뒤섞인 타임라인으로 구성된 이 열린 시나리오는 12개의 문고리 뒤에 감춰진 사건들의 배후 혹은 임박한 상황을 추리해가는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처럼 전개된다. 전시는 스크립트, 사운드, 비디오, 드로잉, 조각, 아카이브 등 다양한 장치를 유기적으로 이용하여 진행된다.

박윤영의 시나리오 <12개의 문고리 : Twelve-Door Handles>는 작가가 우연히 발견한 두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박윤영작가가 모티프를 받은 사진
 박윤영작가가 모티프를 받은 사진
ⓒ 이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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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2015년 터키 도안 통신의 한 여성 사진기자가 찍은 세 살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드의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 작가 타시다 딘의 2001년 작업 <러시아 엔딩>중 '밍크 고래 이야기(The Story of Mink the Whale)'라는 제목으로 포함된 한 장의 오래된 흑백사진이다. 이 사진들은 작가에게 자신의 조카가 어릴 때 끊임없이 매달리며 잡아당겼던 문고리의 기억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5살 미만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푸른빛의 고래 밍키는 바다와 땅의 경계 위에서 대화를 나눈다. 아이와 고래, 두 작은 캐릭터들이 열두 개의 구별된 세계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서로 마주하는 장면들은 순수한 동심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하나의 거대한 사건과 역사가 만들어 지는 데 연루되는지를 밝힌다. 

박윤영 작가는 왜 인류 역사의 시발점과 종말에 관한 거대한 서사를 남자 아이와 고래로 묘사한 것인가. 알란 쿠르드와 밍크 고래는 인류 역사의 종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바다에 쓸려온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문제들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 밍크 고래는 현재 인류의 무차별적 행위로 멸종 위기종에 처했다. 

남자아이와 고래는 순수한 존재로 표현되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순수하지 못하다. 이러한 순수의 부재는 전시장 내부의 어두컴컴하고 공포감이 증폭되는 음악이 대변한다. 전시회장 내부에 흐르는 긴장감은 주인공들의 순수성과 현실의 비순수성의 대비를 극명하게 증폭시키며, 관객들에게 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동양의 표현법으로 그린 서사시
 동양의 표현법으로 그린 서사시
ⓒ 이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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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작가는 인류 역사의 시발점을 성경 모티프로 표현했다. 서사적인 부분을 서양에서 차용했으나, 작품들은 동양적인 표현을 앞세웠다. 동양의 표현법과 서양의 모티프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질감은 전시를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한편 1층 전시실에서는 연극 연출가 임형진의 <당신의 만찬 : Your Supper>이 진행중이다. 연극 <당신의 만찬>은 박윤영의 시나리오에서 모티프를 얻은 포스트드라마 연극으로 관객이 직접 극의 주인공으로 참여한다. 이 연극은 12명의 관객들이 헤드셋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신체를 움직이며 우리의 자본주의적 일상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들을 마주하는 과정이다. 연극은 매일 30분마다 진행된다.

태그:#일민미술관, #전시, #문화, #서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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