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대강당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신임 감독 맷 윌리엄스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대강당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신임 감독 맷 윌리엄스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9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KIA 타이거즈가 오프 시즌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내부에서 FA 자격을 얻은 김선빈과 안치홍의 재계약에 집중하는 한편,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 중 1명의 영입을 마쳤다.

KIA는 14일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7만 9천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적료는 별도로 지불했다. 이적료는 브룩스의 이전 소속 팀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불했으며, 이적료를 포함하여 100만 달러 상한선 이내에서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는 외국인 신규 계약 상한선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계약금과 연봉, 이적료 등 영입 자금을 모두 합하여 100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다.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 같은 팀에서 재계약할 경우에 한하여 100만 달러를 초과해도 상관 없다.

통산 메이저리그 경험 47경기, 윌리엄스 감독 추천으로 영입

1990년 4월 27일 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출신인 브룩스는 2011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276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지명됐다. 이후 마이너리그 수련을 거쳐 2014년 로열스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승격되었으며 2015년까지 로열스 소속으로 뛰었다.

이후 브룩스는 한동안 여러 팀을 전전하며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기회를 얻었으며, 2019년 시즌 중반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되어 시즌을 마쳤다. 2019년은 메이저리그 풀 타임 시즌으로 보낸 첫 해였다.

메이저리그 경기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47경기에서 9승 13패 평균 자책점 6.49를 기록했고,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61승 47패 평균 자책점 4.46이다. 2018년에는 26경기 9승 4패 평균 자책점 3.35로 준수했으며, 올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6승 8패 평균 자책점 5.89를 기록했다.

브룩스는 시속 140km 후반 대의 빠른 공을 던지며, 그 이외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등을 던진다.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시즌 애슬레틱스에서 3루코치로 활동했는데, 이 때 브룩스를 보고 제구력이 안정적이며 완급 조절이 좋은 것을 보며 KIA에 영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속 140km 대 후반은 메이저리그에서는 그저 평범한 투수로 남을 수도 있고, 완급 조절을 통해 땅볼 투수로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는 정도의 구위다. KIA가 그 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선수였으며, 윌리엄스 감독의 부임이 계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외국인 선수 부진했던 KIA, 터커만 잔류 성공

2017년 KIA가 한국 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하는 데에 있어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쳐준 점도 한 몫을 했다. 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 3명의 선수들이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2019년 제이콥 터너, 조 윌랜드(이상 투수), 제레미 해즐베이커 3명의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해즐베이커는 시즌 초반부터 2군에 눌러 앉았고, 결국 5월에 타자를 교체했을 정도로 그 부진이 심각했다.

5월에 교체된 프레스턴 터커는 95경기 타율 0.311에 9홈런 50타점 50득점 OPS 0.860을 기록했다. 풀 타임을 뛰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성적이었고, 111안타 중에 33개가 2루타였을 정도로 중장타 생산 능력도 준수한 편이었다.

KIA는 박흥식 대행 체제 100경기에서 5할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나름 분전했으나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처지는 바람에 결국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시즌 후반 스퍼트도 실패했다.

결국 KIA의 외국인 선수 3명 중 터커만 남게 됐다. 파워에서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 사이에서 성실한 모습으로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이에 터커는 KIA와의 재계약이 유력한 상태이며, 투수 2명은 2019년 시즌을 끝으로 작별했다.

아직은 그리 뜨겁지 않은 이적시장

현재까지 KBO리그에서 2020 시즌을 대비하여 계약을 마친 외국인 선수는 5명이다. 이들 중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 125만 달러)과 워릭 서폴드(한화 이글스, 130만 달러) 2명은 원 소속 팀과 재계약을 마쳤다.

나머지 계약 3건은 브룩스를 포함하여 모두 신규 영입이다. SK는 새로운 투수로 리카르도 핀토를 총 규모 80만 달러에 영입했다. 핀토를 대신해서 내보낼 선수는 베테랑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였다. 소사가 나름 괜찮은 활약은 했지만, 예전에 비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다소 힘든 모습을 보였던 것이 이유였다.

한화의 경우는 올 시즌 성적이 무너졌던 팀을 떠받쳤던 외국인 3명에 대해 모두 재계약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서폴드가 계약을 마쳤으며, 채드 벨과 제라드 호잉의 재계약 협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SK가 재계약을 포기한 소사의 행선지도 나름 관심거리다. 그동안 KIA, 히어로즈, LG 트윈스, SK를 거치며 숱한 기록들을 남겼고 나름 괜찮은 활약을 했던 익숙한 용병이기에 여러 팀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전에 비해 30대 중반(1985년생)으로 접어든 나이로 인해 예전처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체력이 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FA 시장도 아직은 열기가 그리 뜨겁지는 않다. 프리미어 12가 진행 중에 있어서 관심이 집중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이후에 각종 계약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크다. 일단 지난 해 팀을 찾지 못했던 노경은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을 했으며, 이번 겨울 FA 자격 선수들 중에서는 이지영이 키움 히어로즈와의 재계약을 마쳤다.

윌리엄스 감독 추천으로 영입된 브룩스, 다른 1명도?

윌리엄스 감독이 추천하는 선수는 브룩스 1명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A가 외국인 투수들을 교체할 계획임을 조계현 단장에게 전해 들었으며,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나름 자신의 계획을 구상하고 영입하고픈 선수들을 추천했을 수도 있다.

따라서 KIA가 향후 외국인 선수 영입 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윌리엄스 감독의 팀 운영 성향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도 있다. 수석코치까지 함께 대동하고 KIA에 부임한 만큼 자신이 추구하는 팀을 만들어보고픈 뜻도 있을 것이다.

KIA는 2019년 타선을 중심으로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가 급격히 드러났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기본기를 강조하며 선수들과 소통하며 마무리 캠프도 직접 지휘하는 등 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KIA는 아직 외국인 선수 1명의 추가 영입과 터커의 재계약 협상 그리고 김선빈과 안치홍의 FA 협상 등 굵직한 협상 과제들이 남았다. 다음 시즌의 틀을 짜고 있는 KIA가 윌리엄스 감독의 야심찬 뜻에 의해 다음 시즌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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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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