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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법외노조 해고자 단체삭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부근에서 전교조 해고자들이 삭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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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부근에서 삭발한 전교조 법외노조 해고자와 동료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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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담했다. 학교는 언제 갈 수 있을까. 학교에 너무 가고 싶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서 노조 전임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2016년 해고된 박세영 교사가 까슬까슬하게 삭발한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오마이뉴스>에 건넨 말이다.

이날 박 교사는 세 번째 삭발을 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월,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박근혜 정권 때야 그렇다 쳐도 문재인 정부가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직장을 빼앗긴 거다. 그런데 슬프기보다는 오기가 생긴다. 정말로 어떻게 해서든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날 박 교사는 스물한 명의 삭발 교사 중 가장 많이 울었다.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이하 원복투)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도 하지 않은 노동법 개악을 당장 중단하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에 사과하고 법외노조 직권취소와 해고자 원직복직 즉각 이행하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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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법외노조 해고자 삭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부근에서 전교조 해고자들이 삭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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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해고자, 청와대 향해 오체투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부근에서 전교조 해고자들이 삭발 후 청와대를 향해 오체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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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날 삭발식을 진행한 후 흰색 소복으로 갈아입은 뒤 서울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약 1.3km에 이르는 길을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원복투는 '법외노조 즉각취소', '노동개악 중단하라' 등 여덟 글자마다 차디찬 바닥에 온몸을 던지며 오체투지를 반복했다.

"박근혜 적폐를 문재인 정부가 계승하나?"

원복투는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박근혜 적폐 정권의 '전교조 죽이기 공작'으로 하루아침에 교직을 잃고 4년째 학교 밖을 맴돌다 이 자리에 섰다"면서 "6년 전 법외노조 통보 당시 고용노동부 차관이었던 현재의 (이재갑) 장관을 만나기 위해 4개월 넘게 기다리다 지쳐 청사에 찾아갔지만 고용노동부는 면담 요구에 응하기는커녕 해직교사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해 유치장에 가뒀다. 이 치욕을 달리 표할 길이 없어 다시 머리를 깎고 길바닥에 몸을 던진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법외노조 통보 6년째를 맞아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지난달 21일부터 서울고용노동청 4층에서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농성 9일째인 29일 해직 교사 18명은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원복투는 "전교조 해고자들의 존재는 박근혜 적폐를 문재인 정부가 계승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증거 그 자체"라면서 "해고자들의 집단 삭발은 2016년 초 해고된 이래 세 번째다. 박근혜 적폐정권 시절 삭발로 저항했던 우리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두 번 삭발을 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삭발과 오체투지는 법외노조 취소는 나 몰라라 하면서 노동 개악에는 열을 올리는 정부에 대한 규탄"이라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라는 ILO(국제노동기구)의 요구에 ILO 협약 비준을 추진하면서 (뒤로는) 이를 기회 삼아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는 반노동자 정부다. 촛불을 함께 들고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을 외쳤던 노동자·민중에 대한 몰염치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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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해고자, 청와대 향해 오체투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부근에서 전교조 해고자들이 삭발 후 청와대를 향해 오체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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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해고자, 청와대 향해 오체투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부근에서 전교조 해고자들이 삭발 후 청와대를 향해 오체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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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을 알아줬으면 한다"

삭발식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손호만 전교조 해고자 원직복직투쟁위원장은 "어떤 투쟁을 해야 우리의 절박함 참담함을 호소할 수 있냐"면서 "절박함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 시절에 많은 사람들이 '소나기 내릴 때 피해야 한다'라고 말할 때도 우리는 '옳은 길이 아니다'라면서 정면으로 맞섰다. 하지만 어느새 6년이 됐다"라고 밝혔다.

손 위원장 말처럼 전교조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10년 3월 교원노조법 2조에 명시된 '조합원의 자격이 현직 교사로 제한된다'라는 내용을 근거로 전교조에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시정하라'라는 명령을 내렸다. 전교조는 이에 불응,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시정명령 취소 소송을 냈다. 하지만 2012년 1월 대법원은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은 정당하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3년 10월 전교조는 전 조합원 투표로 '9명의 해고자와 함께한다'라고 결정하며 정부의 시정명령에 거부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팩스'로 받았다. 이후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취소 소송'을 냈지만 2014년 1심과 2016년 2심 모두 패소했다. 전교조는 대법원에 상고했고 3년 넘게 계류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여러 시민단체 등이 보낸 공동질의에서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에 동의했다. 대선 공약집에서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사항에 대한 비준과 교원노조법 개정 등 '합법화'를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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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법외노조 해고자 삭발 기자회견과 청와대행 오체투지가 18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부근 세종로공원에서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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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하는 해직 교사 "절박함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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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이 "너무 오랜 시간 기다렸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 문제를 해결한다고 몇 차례나 약속했는데 너무나 공허하게 공수표가 됐다. 전교조 법외노조라는 간단한 문제를 풀지 않고 2년 반의 임기를 마쳤다.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교단을 떠나 4년째 거리를 헤매고 있는 33명의 퇴직 교사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라고 강조한 이유다.

원복투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법 개악을 완전히 포기하고 ILO 핵심협약을 무조건 비준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취소하고 해고자를 원직복직 조치하라.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하라"라고 요구했다.

한편 원복투는 이날부터 21일까지 3박 4일 동안 집중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고 20일에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 뒤 21일 해단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