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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확대됐던 시간제 일자리가 결과적으로 불안정 노동을 확대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반적인 초과노동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전국 200만 명(남녀 합해 총 300만 명)의 시간제 여성노동자 일자리의 질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열린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시간제 일자리의 질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과 같은 장시간 노동이 당연한 구조에서는 시간제 일자리의 질 역시 악화된다는 것이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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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는 "차라리 대기업으로 가면 시간제 일자리라도 최저임금은 준다"거나 "아프면 차라리 출근해서 조퇴라도 해야 주휴수당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오갔다. 이날 현장에는 직접 시간제 노동자로 일하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 돌봄지회장 홍순영씨와 전국여성노동조합 고용노동부 전화상담원지회장 김미경씨가 나왔다.

이들은 "진정으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보장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여성의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홍순영)거나 "4.5시간 전화상담 노동은 출근하는 옆동료와 인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인간답지 못한 근로환경을 만들었다"(김미경)고 증언했다.

'반찬값 노동'으로 전락한 '시간제 일자리'

이날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성 시간제 노동자 391명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결과를 도출했다. 권혜원 동덕여대 교수는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시간제 일자리의 질은 전반적으로 낮았고 본인이 원하는 것보다 짧은 노동시간에서 비롯된 임금 불이익이 크고 전일제로의 전환 가능성이나 경력 발전의 가능성이 낮아 막다른 저임금 일자리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특히 임금에서 조사 참여자들의 불만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들 중 61.8%는 전일제 정규직 일자리로 이동을 희망했는데, 그 이유는 '현재 시간제 일자리의 임금이 낮아 생계유지가 힘들어서'(27.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전일제 고용을 원했기 때문에'도 17.2%로 나타났다. 대체로 시간제 노동자들은 '전일제를 구하지 못해서'(31.6%)라거나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기 위해'(28.7%) 같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시간제로 근무한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열린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열린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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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간제 노동자들을 주요 의사결정이나 조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사소한' 차별을 타파하고 "시간제 노동자들도 전일제 노동자들과 동일하게 참여해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혜영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연구원은 시간제 노동자들의 차별대우를 언급했다. 혜영 연구원은 10명의 여성 시간제 노동자들과의 면접을 통해 "시간제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차등적 혹은 차별적 대우는 미묘한 섭섭함부터 따돌림 혹은 소외까지 다양하지만 주로 단시간 시간제 노동자는 전일제보다 '열등한' 혹은 덜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초한다"고 분석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이 조사결과를 두고 "시간을 줄여도 노동의 양은 줄지 않는다. 현재 상황에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어떤 형태의 노동을 정책적 확산을 추진하려면 고용의 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했지만 오히려 고용의 질 악화에 앞장섰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 대표는 "결국 IMF 경제위기 이후 펼쳐온 노동 유연화 정책이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 확산에 주력했다면 시간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노동시간마저 유연화시켜 버린 것이다"고 진단했다.

배 대표에 따르면 여성의 비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시간제 일자리가 지독한 가부장적 전략"이기 때문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사실상 일하는 시간 외에 가사와 육아를 여성의 책임으로 돌려 이른바 "반찬값 노동"으로 머물게 한다는 것이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열린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19일 오전 서울 정동 인근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 주최 아래 열린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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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박근혜 정부 당시 시간제 일자리가 도입될 때만 해도 "'일자리 나누기' '양질의 일자리 창출'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재진출'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재진출' 등의 표어를 내세우기 시작했고, 이는 구직난에 빠져있던 청년, 경력단절 여성, 은퇴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김세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고 한다.

하지만 김세진 정책부장은 "정부는 오로지 '고용률 70%'에 매달려서 노동시장을 열악하게 했고 불안정 노동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김세진 정책부장은 "시간제 노동의 주요 대상자인 여성 노동자들을 통해서 한국에서 추진됐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간제 노동'이라는 표어가 상당히 허황된 표어였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에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세사업장이 아닌 공공부문 혹은 지불능력이 있는 기업에서 초단시간 근로 확산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등 총괄하는 거대기업이 존재하는 경우 대기업에 근로조건 준수의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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