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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어떻게 조성해야 하나? 네 번째 토론회' 에서 부암·평창동 광화문광장확대반대 추진위원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든 채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4일 오후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어떻게 조성해야 하나? 네 번째 토론회" 에서 부암·평창동 광화문광장확대반대 추진위원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든 채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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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논의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4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3차례의 전문가 토론회와 찾아가는 토론회 등에서 논의된 의제와 쟁점을 정리하는 '마지막'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광장 재구조화 자체를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의 항의와 일부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며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토론회 때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청중들의 반응을 살폈던 박원순 시장은 이날은 '좋은 일자리도시 국제 포럼' 참석을 위해 자리를 일찍 떴다. 박 시장이 자리를 뜨자마자 토론회가 난기류에 휩싸였다.

주제토론의 좌장을 맡은 강병근 건국대 건축학부 명예교수가 한 말이 문제가 됐다.

"지난 3번의 토론을 통해서 생각이 다른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단계적으로 하되 궁극적으로는 전면보행이 가능한 광장으로 가자는 것에 대해서는 한 명도 반대를 표명하지 않았다."

강 교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객석의 일부 청중들이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말장난하지 말라"고 야유를 쏟아냈다.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하는데도 진정이 되지 않자 강 교수는 "지금 토론하러 온 거냐? 방해하러 온 거냐?"고 언성을 높였고, 또 다른 청중들이 "토론 때마다 훼방 놓는 사람들"이라고 상호 삿대질을 했다.

토론회장의 설왕설래는 강 교수가 "감정 상하게 한 표현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할 때까지 약 20분간 지속됐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숙의 과정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장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 개발 과정을 예시했다. 정 소장에 따르면, 런던시는 "누구도 이렇게 장기간 진행될 사업에 대해 완벽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계획을 내는 대신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 사업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지에 대한 원칙과 과정을 제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A4 1장짜리 계획서를 제출한 회사를 개발사로 선정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이해관계자들을 100명 단위로 묶은 모임을 353회 개최한 끝에 2008년에야 개발의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정 소장은 "서울시가 연초 공모당선작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순신과 세종대왕 동상이 어디로 가야한다는 식의 논의가 진행됐다"며 "1000만 시민이 이용하는 광장을 만드는 데는 훨씬 오랜 시간 들여서 숙의를 거쳤어야 한다.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그림을 먼저 보여준 것은 굉장히 안 좋은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4일 오후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어떻게 조성해야 하나? 네 번째 토론회' 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토론회 자료를 살피고 있다.
 4일 오후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어떻게 조성해야 하나? 네 번째 토론회" 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토론회 자료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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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도시연대 정책연구센터장은 "보행중심 도시를 만들려면 녹색교통진흥구역 정책만 잘 해도 된다.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게 맞지만, 개선 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면 재고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고, 남은경 경실련 도시계획센터 국장도 "섣부른 행정과 계획이 많은 시민들의 불편과 갈등,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민조차 설득 못하는 계획을 왜 추진해야 하는지,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발언에 객석 한 쪽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반면, 함인선 한양대 특임교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함 교수는 "독재정권 치하에서 권력의 거수기 노릇을 했던 시민들이 월드컵 응원과 촛불 시위를 거치면서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됐다. 차보다 인간인 내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좀 더 단순화하면 광장을 왼쪽에 만들지, 오른쪽에 만들지, 가운데에 만들지만 정하면 된다. 반대자가 한 사람도 없을 때까지 소통한다는 것은 정치가들이나 하는 말"이라고 논의의 공전에 우려를 표시했다.

임창수 서울시 광화문사업반장은 "광장 집회·시위와 교통 대책에 대해서는 내년 초가 될지, 그 이후가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답을 틀림없이 가지고 나오겠다. 이걸 설득하지 못하면 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본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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